윤하, 韓日을 동시에 품다(도쿄 직격인터뷰)

도쿄(일본)=길혜성 기자 / 입력 : 2008.03.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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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찡그린다는 것조차 '날씨'에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따스한 봄 햇살로 가득했던 26일의 일본 도쿄 시부야. 이 날의 상쾌한 날씨 만큼이나 유쾌하며, 채 만 20세도 안 된 나이에 한일 양국 모두에서 주목 받는 아티스트로 성장한 앳된 얼굴의 스타 한 명을 시부야에서 만났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윤하(본명 고윤하).


1988년 4월29일생으로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 2003년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윤하는 치열한 경쟁은 물론 외로움과도 맞서가며 2004년부터 현재까지 현지에서 8장의 싱글, 1장의 정규앨범, 1장의 스페셜 앨범을 발표, 오리콘 데일리 앨범 차트 톱10안에 진입하는 등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 냈다.

지난 2005년 윤하가 일본에서 2번째 싱글 '호오키보시'를 발매, 오리콘 데일리 싱글 차트 12위까지 올랐을 때 일본 현지의 대중음악 관계자들이 그녀를 두고 '오리콘의 혜성'이란 평을 내렸던 것에서도 윤하에 대한 주목도 및 기대가 결코 적지 않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윤하의 거침없는 행보는 모국인 한국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지난 2006년 말 '오디션'을 타이틀곡으로 한 싱글을 선보이며 한국팬들과 정식 만남을 갖기 시작한 윤하는 지난해 정규 1집과 1.5집을 연달아 발표, '비밀번호 486', '연애조건', '고백하기 좋은 날', '혜성' 등을 연속 히트시키며 지난해 연말 각종 가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독점했다.


한일 양국의 대중음악 관계자들과 팬들이 윤하의 성공 가도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녀가 '피아노 록'이라 불리는 독특한 장르에 자신의 매력적인 음색을 더해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음악성과 가창력을 앞세운 실력파 신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2000년대에 접어들며 가요 기획사의 시스템화와 대형화가 가속화되면서, 기획사들이 가창력과 음악성을 지닌 유망주 보다는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질이 빼어난 스타성이 있는 신인 발굴에 중점을 뒀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윤하의 성공은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이는 윤하가 한국의 그래미상이라고도 불리는 '한국대중음악상'의 2008년 시상식에서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한 것에서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일본에서 먼저 데뷔한 뒤 국내 가요팬들에도 자신의 존재를 알린, 소위 '역(逆) 데뷔'의 사실상의 '효시'라는 평가도 받고 있는 윤하. 이런 윤하는 최근 한국에 또 하나의 낭보를 전했다. 바로 내년 일본 전역에서 개봉 예정인 일본 장편 영화 '이번 일요일에'(감독 켄모치 사토키)의 주연인 한국 출신의 일본 유학생 '소라' 역에 전격 캐스팅 된 것이다.

이렇듯 요즘 10대 시절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윤하는 여러 면에서 미소지을만한 일들에 휩싸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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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시부야에서 만난 윤하는 최근 한 달여 간 일본 나가노에서 영화 촬영 강행군을 펼쳤음에도, 특유의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저 역시 음악과 연기를 같이 한다는 생각을 처음에는 갖지 못했고, 적지 않은 분들께서 멀티 플레이어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고, 이야기 자체도 자극적이 아닌 순수한 내용이어서 출연을 결정했죠. 극 중 제가 맡고 있는 소라라는 인물이 저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도 영화 출연을 결정하는데 한 몫을 했죠."

"첫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부담도 많았지만, 지난 한 달 동안 나가노에서 촬영을 하며 상대 배우분들과 스태프들이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재미있게 찍고 있어요. 또 연기를 하면서 저 자신이 아닌 소라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되는 점도 즐겁고요. 연기는 분명히 '인간 윤하'를 한 단계 성장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연기라는 새로운 경험을 즐기고 있는 윤하. 하지만 그녀는 역시 본업을 가수라 생각하고 있었고, 앞으로도 노래로써 팬들과 더욱 많은 조우를 하고 싶어했다.

"이번 영화 이후에 연기를 꼭 다시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기보다는 '이번 일요일에'처럼 자연스러운 기회가 올 때 재차 도전하고 싶어요. 원래 제 본업이 가수이기 때문에 지금 가장 하고 싶을 꼽는다면 바로 공연이에요. 현재로선 올 여름에 한국에서 새 노래를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일본에서도 새 싱글을 낼 계획이에요. 올해의 목표는 '윤하는 도대체 몸이 몇개야?'란 말을 들을 정도로 바쁘게 살고 싶은 것이죠. 하하."

이렇듯 앳된 외모와 달리 인터뷰 내내 의연한 모습을 보여준 윤하. 하지만 만 20세를 아직 한달여 남겨 놓은, 순수하고 부끄러움 많은 소녀의 모습만은 감출 수 없었다.

윤하는 "5월에 한국에서 있을 성인식 때 장미 20송이, 향수, 그리고 남자친구로부터의 첫 키스를 받아야한다고들 하시는데, 남자친구가 없어 첫 키스 선물은 받기 어려울 것 같다고 주변 분들께서 말씀해 주시네요"라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이어 "예전에 일본에 홀로 있을 때는 외롭기도 하고 노래도 제 뜻대로 안돼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요즘은 집이 두 개라는 생각만 들 정도로 일본 생활에도 익숙해진 듯해요"라며 "물론 가끔 엄마가 해 주는 된장찌개와 김치떡볶이가 먹고 싶을 때도 있고 학교(한국외국어대 일본어학과) 친구들이 보고 싶긴 하지만요"라며 미소 지었다.

윤하는 한일 양국 팬들에 자신의 바람을 말하는 것으로 이번 인터뷰를 맺었다.

"한국에서 활동할 때면 일본 팬들께서, 반대로 일본에서 활동하면 한국팬들께서 얼굴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며 서운해들 하시는데, 올해는 양국 모두에서 시간차를 두며 활발한 활동을 할 예정이니 지금처럼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고맙겠어요."

한편 윤하는 26일 일본에서 자신이 10대 시절 발표한 노래들을 담은 스페셜 앨범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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