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레이서, '영상혁명' vs '아동영화'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05.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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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개봉한 워쇼스키 형제의 '스피드 레이서'에 관객의 호오가 극단적으로 갈려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에서는 '매트릭스'를 창조한 워쇼스키 형제다운 새로운 영화라는 평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 아동영화라고 폄하하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한 편의 영화에 쏟아지는 이 같은 관객의 관심은 '스피드 레이서'가 단순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한국배우 비의 할리우드 데뷔작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지성 선수가 활약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국내 팬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듯이 '스피드 레이서'에도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단 '스피드 레이서'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는 국내 언론과 미국 언론에 차이가 있다.

지난달 18일 국내언론에 처음 선보인 '스피드 레이서'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워쇼스키 형제의 새로운 영상 혁명' '스피드에 대한 열광' 등 총천연색인 이 작품에 일본 대중문화에 심취한 워쇼스키 형제의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는 평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반면 미국 언론은 '스피드 레이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뉴욕 타임스와 LA 타임스를 비롯해 상당수 매체들은 '스피드 레이서'가 이야기가 너무 단선적이며, 화면이 불편하다는 견해가 상당했다.


일각에서는 래리 워쇼스키가 커밍아웃을 한 뒤 언론과 접촉을 피하고 비밀주의로 일관하자 비판의 강도가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열린 '스피드 레이서' 기자회견에 워쇼스키 형제는 등장하지 않은 채 제작자 조엘 실버가 전면에 나서 홍보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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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평가도 극명하게 갈린다.

'스피드 레이서'에 대한 관객들의 상반된 평가는 국내와 해외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미국 영화최대사이트 IMDB를 비롯해 로튼토마토 등 영화 관련 사이트에는 '스피드 레이서'를 '스타워스'의 레이싱 장면과 '씬시티'의 스타일이 녹아있다는 칭찬과 '스파이 키드'처럼 너무 현란해 정신이 없었다는 평이 나눴다.

국내 영화 관련 사이트 및 커뮤니티에도 '스피드 레이서'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다.

원작인 '마하고고'에 대한 추억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충실한 재연, 그리고 강렬한 레이싱 장면에 높은 평가를 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이야기가 너무 단선적이고 침팬지 등 조연들의 지난친 개입이 거슬린다는 의견도 많다.

비와 관련해서는 무분별해 보이는 극중 인물의 국적에 대한 비판은 있지만 연기에 대해서는 대체로 합격점을 줬다.

'스피드 레이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대개 단선적인 이야기와 상영시간, 그리고 CG에 초점이 맞춰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재연 이상으로 영화로서 재미를 더한 측면은 '스피드 레이서'의 분명한 성과이다. 영화가 시각의 예술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스피드 레이서'는 현재 영화산업에서 가장 앞서간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스피드 레이서'가 '블레이드 러너'처럼 후대에 평가받는 비운의 걸작이 될지, 동시대와 호흡할 수 있을지는 오로지 관객의 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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