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방송기자 은어 무슨 뜻?

조철희 기자 / 입력 : 2008.05.1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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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와리', '캡', '1진'. 언뜻봐선 쉽게 의미를 알 수 없는 이 말들은 기자들이 쓰는 그들만의 은어다. 특정 부류나 조직에서 구성원들 간에만 쓰이는 은어는 기자 사회에서도 부지기수다.

기자들의 세계를 다룬 MBC 수목미니시리즈 '스포트라이트'(연출 김도훈·극본 이기원)에서는 리얼리티를 위해 은어의 등장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14일밤 방송된 1회분에서 사회부 기자 채명은(조윤희 분)이 말한 "마와리 말년에 이게 무슨 꼴이냐"는 대사중 '마와리'처럼 일반 시청자들이 이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일부 시청자들은 "기자들이 쓰는 은어들을 이해하지 못해 극의 흐름을 이어가는데 혼란스럽다"며 차라리 자막을 넣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스포트라이트' 1·2회에서 나온 은어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정리했다. 또 기술적인 부분에서 빠른 의사소통을 위해 방송기자들만이 사용하는 속어를 KBS 보도국 기자의 도움을 받아 짚어봤다.


아쉬운 점은 서구적 의미의 언론이 일본을 통해 유입됐기에 일본어의 잔재가 남아있는 용어가 많다는 것이다.

◇신문·방송기자 공통 은어

사쓰마와리=경찰 출입기자를 뜻하는 일본말이다. 한자로는 찰회(察廻)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에서는 줄여서 '마와리'로 사용했다. 한 기자가 여러 경찰서를 '순회'하며 취재해야 하기 때문에 "마와리 돈다"는 표현도 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수습기자들은 대부분 사쓰마와리부터 기자 생활을 시작한다.

=사건사고 담당부서의 최고참 선임기자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방송사에선 사회부가 사건사고를 담당해 사회부 캡이라고 흔히 쓰인다. 캡은 사건담당 기자들을 지휘하며 '절대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드라마 1회에서 지진희(오태석 역)는 신임 사회부 캡으로 등장한다.

1진=소속부서나 출입처에서의 선임기자를 의미한다. 여러명의 기자들 중 연차에 따라 1진 다음으로는 2진, 3진 식으로 부른다. 가장 연차가 낮은 기자는 '말진'이라고 부른다. 드라마에서는 채명은이 경찰출입 1진 기자다.

뻗치다=예컨대 사회적 이슈가 되는 피의자가 장시간 동안 경찰조사를 받을 때 조사실 근처나 경찰서에서 항시 대기하며 취재하는 것을 뜻한다. 드라마에서는 손예진이 "경찰서에서 뻗치고 있는 신세"라고 말한 부분이 있다.

조지다/빨다='호되게 때린다'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조지다'는 실제로 기자사회에서 출입처나 어떤 대상을 기사로서 비판하는 것을 '조진다'고 한다. "조질 때는 확실하게 조져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빨다'는 '조지다'의 반대 의미. 드라마에서도 기자들이 경찰을 대상으로 "빨아준다", "조져라"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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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자만의 은어

입봉=신입 방송기자가 처음으로 리포팅을 하는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손예진이 GBS 방송국 입사 이후 처음으로 생방송 리포팅을 하는 상황을 '생방 입봉'으로 표현했다. PD들도 첫작품을 연출할 때 "입봉한다"고 말한다.

와빠(온마이크)=방송기자의 리포트에서 기자가 직접 마이크를 들고 현장에 얼굴을 드러내며 설명하는 부분이다. 리포트 중간에 등장하면 '브리지', 리포트를 끝맺는 말이면 '클로징'이라고 한다.

예) 데스크(기사의 취재와 편집을 지휘하는 직위) 기자가 수습기자에게 "현장에서 와빠 잡는 것 잊지마"

채널2/이펙트=와이어리스(무선) 마이크로 녹음된 기자 또는 인터뷰 대상의 목소리를 제외한 현장음을 뜻한다. 주로 집회나 시위를 보도하는 리포트에서 현장감을 전달하기 위해 이 효과를 사용한다.

예) "채널2 팍팍 살려", "이펙트 잘 들어왔지?"

데모찌=촬영기자가 ENG카메라를 직접 들고 찍는 촬영 방식이다. 촬영기자는 안정된 화면을 확보하기 위해 보통 ENG카메라를 트라이포드(삼각대)에 고정시키고 촬영한다. 그러나 검찰 소환 취재 등 긴박한 현장에서는 카메라를 직접 들고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예) "야, 삼각대 없으면 데모찌로 찍으면 될 거 아냐"

아도/구멍=화면편집 효과 중 하나로 전체화면 안에 사각형이나 원형태로 작은 화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뉴스 중 작은 원 화면으로 나오는 수화방송이 대표적인 예다.

예) "야, 네 리포트에 아도 쳐서 인터뷰 보여 줘", "구멍 너무 크게 파지 마, 그림 혼란스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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