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혜 강민휘...다운증후군 극복한 연기자들

전예진 기자 / 입력 : 2008.09.0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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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운증후군 아들을 안고 있는 새라 페일린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


지난 3일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장. 시선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생후 4개월 된 한 남자아이에게 집중됐다. 부통령 후보 새라 페일린의 7살 난 셋째 딸 파이퍼가 침을 발라 막내 트리그의 머리를 넘겨주는 장면은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이 장면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고, 공화당은 '페일린 효과'를 일으키며 지지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도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딸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 화제가 됐었다.


이처럼 과거에는 감추려했던 장애를 당당하게 드러내는 추세다. 다운증후군은 지능 저하와 특이한 외모를 갖는 염색체 이상으로 생기는 유전성 질환. 요즘은 의학기술의 발달로 환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지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이 가운데 다운증후군을 극복하고 순수하고 맑은 감수성을 살려 연기에 도전하는 이들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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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옴니버스 영화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 中 정은혜



만화가 장차현실의 딸 정은혜양(19). 그는 국가인권위가 지원한 옴니버스 인권 영화 '다섯개의 시선'에서 박경희 감독의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 편의 다운증후군 소녀 역을 맡았다.

극중 인물의 이름도 실제 이름과 같은 은혜. 영화 속에서 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진솔하게 표현했다. 친구들의 놀림에도 기죽지 않고 주변사람들을 배려하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5일 EBS '희망풍경'에도 은혜양의 사연이 소개됐다.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입을 옷을 고르는 영락없는 사춘기 소녀의 모습을 보여준 그는 좋아하는 플룻을 배우면서 음악적 소양을 쌓아가고 있다. 드라마 관련 기사를 찾아보며 연기자의 꿈도 계속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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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휘


한국 영화계최초 정신지체 장애인 출신 배우인 강민휘씨(27)도 자신만의 역할을 구축하고 연기의 재능을 꽃피운 좋은 예다. 영화 '사랑해 말순씨'로 데뷔한 그는 '안녕하세요 하느님' '달자의 봄''피아노가 있는 풍경'등 드라마 3편에 출연했다.

어릴 때부터 연예계 진출을 꿈꿨던 그는 혼자 TV를 보며 많은 연습을 했다고. 이런 그를 눈여겨 본 천안 나사렛대의 김종인 교수의 소개로 가나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고 영화배우로 데뷔했다.

지능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 하지만 그는 타고난 열정과 끼로 연기와 댄스 공부, 공연 연습에 매진하며 매일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연습 강행군을 이어간다. 그는 자신의 매력인 해맑은 미소를 잃지 않으며 계속 연기자로서 입지를 굳혀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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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레아 프리드만


미국에서는 이미 다운증후군을 이겨내고 영화배우로 성공한 케이스가 있었다. 인기TV 외화시리즈 'SOS 해양구조대'에 출연했던 안드레아 프리드만(38)이라는 배우다. 1970년생인 그는 92년부터 인기 의학드라마 'ER' '성범죄전담반' 등 TV 시리즈와 영화에 출연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연기 뿐 아니라 산타모니카 대학을 졸업할 정도로 높은 학업성취도를 보였다. 하버드 대학 등에서 강의를 할 정도로 유명인사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는 '다운'증후군이 아니라 '업'증후군에 걸렸다"고 말하는 당당함을 보여 현대판 '헬렌켈러'의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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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스켈 뒤켈


이밖에도 영화 '제8요일'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던 파스켈 뒤켄(38)도 선천적인 다운증후군 환자다. 그는 장애인 최초의 칸느 남우주연상 수상했으며 현재 극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화 '토토의 천국'으로 데뷔한 그는 삼바와 레게 등 현대무용 강좌를 들으며 자기표현 개발에 힘쓰고 있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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