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건너간 한국영화 리메이크, 현주소는?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10.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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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화제작이 태평양을 건너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소재 고갈에 허덕이는 할리우드에 다양한 매력을 가진 한국영화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기 때문이다.

오는 30일 '엽기적인 그녀'를 리메이크한 '마이 쌔시걸' 개봉을 앞두고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를 준비 중인 한국영화 현 주소를 짚어봤다.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한 영화가 국내에 첫 개봉된 것은 지난 2006년 '레이크 하우스'가 처음이었다. 전지현 주연의 '시월애'를 리메이크한 '레이크 하우스'는 할리우드 톱스타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이 '스피드' 이후 재회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미국과 국내에서의 흥행 성적은 그다지 신통치 않았다. '시월애'의 설정을 차용해 할리우드식으로 변주했을 뿐 영화의 정서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을 들었다.

'엽기적인 그녀'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소식은 이 영화의 팬들을 흥분시켰다. '엽기적인 그녀'가 한국 뿐 아니라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모았기에 어떤 식으로 변용이 될지 관심사였다.


간간히 소식이 흘러나왔던 '마이 쌔시걸'은 하지만 '레이크 하우스'처럼 설정만 가져가 범작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장화 홍련'을 리메이크한 '두 자매 이야기'가 올해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어 과연 어떤 식으로 완성됐을지 원작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할리우드에 리메이크된 영화들이 원작을 오히려 망쳤다는 지적을 받는 것은 비단 한국영화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몇년간 할리우드에서 유행한 일본과 태국 공포 영화 리메이크는 졸작들의 양산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무간도'를 리메이크한 '디파티드' 같은 선례가 있긴 하지만 제작자 혹은 감독이 얼마나 창조적이냐에 따라 리메이크의 완성도는 큰 차이가 난다.

때문에 국내 팬들은 '추격자'의 리메이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워너브라더스에서 판권을 사들여 '디파티드'의 각본을 쓴 윌리엄 모나한이 각본을 맡았기 때문이다. 마틴 스콜세지를 비롯한 '디파티드' 제작진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풍문부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김윤석 역을 맡기로 했다는 설까지 각종 소문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최고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친절한 금자씨'의 리메이크도 팬들의 가슴을 흥분시키기는 마찬가지다. 2005년 타탄필름에 판권이 팔려가 샤를리즈 테론이 금자씨를 맡기로 했다.

'비열한 거리'와 '달콤한 인생' 등은 CJ엔터테인먼트가 할리우드와 손잡고 현지에서 자체 리메이크를 기획 중이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관심사이다.

반면 '괴물'과 '올드보이'의 리메이크는 아직까지는 답보 상태이다. '올드보이'는 버지니아 총기 난사 사건의 여파로 제작이 주춤한 상태이며, '괴물'은 마이클 베이가 제의를 받았다는 소식만 들릴 뿐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리메이크 판권에 얽힌 말 못할 속사정도 있다. 판권 계약이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발표한 경우도 있으며, 에이전시의 농간에 휘말려 사기를 당한 사례도 있다.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을 판매한 한 제작자는 "예전에는 할리우드에 판권을 판다는 것만으로 큰 계산 없이 넘긴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제는 영화가 제작될 경우 수익 분배부터 시작해 아예 미국 스튜디오와 손잡고 함께 리메이크 제작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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