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연인', 2008년판 먼로와 밀러의 사랑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8.11.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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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수목드라마 '스타의 연인'의 유지태-최지우(위)와 아서 밀러와 마릴린 먼로 ⓒ올리브나인(위), BBC 제공


"머리와 육체의 사랑."

언론은 둘의 만남을 이렇게 표현했다. 서른다섯의 아서 밀러와 스물 네 살의 마릴린 먼로. ‘지성인과 글래머’라는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두 사람은 이내 사랑에 빠졌고 결혼했다.


먼로에게는 가족이 없었다. 그녀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는 없었고 병든 어머니는 먼로를 두고 떠났다. 어려서부터 고아원을 전전한 그녀는 화려한 성공을 거뒀음에도 늘 정에 굶주렸고 그런 그녀 앞에 밀러가 나타났다.

먼로는 투박한 밀러가, 진지한 밀러가 끌렸다. ‘차이’가 ‘사랑’을 이끈 것이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 가지 않는다. 먼로를 사랑한다고 느꼈던 밀러가 그것이 동정이었다고 깨닫는 순간, 이 둘은 멀어진다.

그리고 먼로가 두 번째 유산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헤어진다. 서른여섯의 나이로 먼로가 숨졌을 때 그녀의 장례식장 어디에도 밀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는 12월 10일 첫 방송하는 SBS 수목드라마 ‘스타의 연인’(극본 오수연 ㆍ연출 부성철)은 과거 아서 밀러와 마릴린 먼로의 사랑을 닮았다.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랑. 단, ‘스타의 연인’은 좀 더 먼로의 입장에서 둘의 사랑을 그린다.

극 중 온 세상 남자들의 사랑을 한 데 받는 톱스타 이마리(최지우 분)는 고아처럼 자라 청담동 미용실에서 일하다 우연히 기획사 사장의 눈에 띄어 연예계에 입문한다.

마리는 자신의 과거를 숨긴 채 도도함과 엉뚱함으로 세상 남자들을 휘어잡는다. 마리에게 연예는 일종의 게임이다. 그녀는 재벌가 자식 등 초일류 상대들과 ‘게임’을 벌이다 프러포즈를 받는 순간 ‘게임’, 즉 연애를 끝내 버린다.

김철수(유지태 분)는 가난한 소설가 지망생이다. 서울대 국문과 박사과정을 다니며 시간강사로 생계를 유지한다. 그런 그 앞에 일본 지역 기행문 대필이라는 그의 입장에서 보면 ‘부도덕한 제의’가 들어온다.

철수는 갈등하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하는 수 없이 제의를 받아들이고 일본 아스카로 떠난다. 그리고 마리를 만난다. 대필의 주인공인.

스타와 가난한 소설가 지망생의 만남은 도덕주의 작가 아서 밀러와 마릴린 먼로의 그것과도 같다. ‘데리다’를 들이댈 만큼 현학적인 철수에게 마리는 뭔가 모를 묘한 매력을 느끼고 이내 사랑에 빠진다. 철수 또한 이 머리 빈 톱스타를 처음엔 무시하지만 어느 샌가 사랑을 느낀다.

‘차이’가 결국 사랑을 이끈 것이다. 하지만 ‘차이’가 사랑의 유일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차이’속의 ‘동질감’을 확인하는 순간 운명적 감정이 싹트는 것이다.

먼로와 밀러가 비록 ‘머리와 육체’의 만남이었지만 밀러가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미국식 삶의 공허함을 말하고 먼로가 화려함 뒤의 공허함을 남성 편력으로 채웠듯 말이다.

'스타의 연인'은 소비사회의 대표적 집단인 연예계의 스타와 정신적 직업군인 소설가의 '차이'에서 오는 충돌과 함께 '동질감'을 찾아가며 느끼는 둘의 사랑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2008년판 마릴린 먼로와 아서 밀러의 사랑을 '스타의 연인'이 어떻게 그려낼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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