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심야음악프로 3색 매력..달콤vs자유vs풋풋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8.11.26 15:49
  • 글자크기조절
image
(위부터) SBS '김정은의 초콜릿' MBC '라라라' KBS 2TV '이하나의 페퍼민트'


색깔 다른 심야 음악프로그램들의 매력 대결. 가을을 맞아 공중파 3사 음악 프로그램이 저마다 재정비를 통해 음악팬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SBS '김정은의 러브레터'가 건재한 가운데 '수요예술무대' 이후 심야 음악프로그램이 없었던 MBC는 '가요큰잔치' 폐지를 계기로 '음악여행 라라라'를 신설했다. 6년을 계속해 온 금요일 밤의 터줏대감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는 '이하나의 페퍼민트'로 탈바꿈했다.


자우림 김윤아의 진행 아래 인디 밴드들과 친숙한 가수들이 조화를 이루는 케이블채널 Mnet의 '마담B의 살롱', 홍대 인디밴드와 작은 음악 그룹들을 폭넓게 소개하는 EBS의 '스페이스 공감'은 보다 마니아적 취향의 음악 프로그램. 이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 공중파 3사 심야 음악프로그램들이 저마다의 색깔을 내세웠다.

달콤하고도 따뜻하게.. SBS '김정은의 초콜릿'

SBS '김정은의 초콜릿'은 진행자인 배우 김정은과 '초콜릿'이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감미롭고도 편안한 분위기로 차별화를 꾀했다. 제작진은 토크와 음악이 함께하는 따뜻한 '토크 음악쇼'를 표방, 프로그램의 문을 보다 활짝 열었다.


순수 음악쇼에 치중한 기존 심야 음악 프로그램에 비해 게스트의 폭도 한층 넓고 분위기도 자유롭다. 실력파 가수들은 물론이고 강호동이나 한석규, 수애 등 연기자들도 자유롭게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선보일 수 있을 정도다.

지난 3월 시작했지만 '윤도현의 러브레터'가 폐지되고 '음악여행 라라라'가 신설되면서 어느덧 공중파 3사 음악프로 그램 가운데 가장 오래된 프로그램이 됐다. 실제로도 김정은이 안방마님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으면서 안정된 분위기를 풍긴다.

편안하고도 솔직한 입담을 자랑하는 김정은은 이같은 분위기에 가장 큰 몫을 한다. 덕분에 매회 관객이 바뀌는 가운데서도 MC와 관객 사이에 라디오 DJ와 청취자처럼 가족같은 공감대가 형성되곤 한다. 최근 연인 이서진과 결별한 김정은이 "아프면서 아픈 척 하지 않는 것이 이렇게 힘든 줄 처음 알았다"고 관객을 향해 고백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초콜렛'의 힘이 아니었을까.

모든 것이 자유롭다.. MBC '음악여행 라라라'

26일 첫 방송을 앞둔 MBC '음악여행 라라라'는 온갖 비방과 비아냥 속에서도 '고품격 음악쇼'를 자처하면서도 MBC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의 네 MC가 고스란히 옮겨간 음악쇼다. 여전히 '고품격 음악쇼'를 표방하고 있기에 '라라라'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크다.

MBC 예능국 관계자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모든 것이 자유로운 음악쇼라는 점이 '라라라'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실력파 뮤지션이 출연하지만 각 회의 MC를 비롯해 게스트의 수, 한 회에 부르는 노래, 토크 주제 등 모든 것이 자유롭다. 심지어 연출자까지도 일부러 확정짓지 않았다.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신정환이 MC를 맡지만 어느 회에는 김국진이 단독 진행을 하고, 다음 회에는 김구라 신정환이 MC를 맡을 수 있다는 뜻이다. 1회에 출연하는 이승열에게 던진 주제가 '왜 안 뜰까'이듯, 진지한 뮤지션에게 어떤 질문이든 던질 수 있다는 점도 '라라라'의 새로운 점이다.

MBC 예능국 관계자는 "비록 적은 예산으로 출발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음악쇼를 만들고 싶은 PD들이 꿈꾸는 그 어떤 것을 '라라라'를 통해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단순하고도 재미있게, 그러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풋풋함이 매력? KBS 2TV '이하나의 페퍼민트'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이어 지난 21일 첫방송된 '이하나의 페퍼민트'는 "진행자가 바뀐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을 것"이라던 주변의 예상을 한 주만에 무너뜨렸다. 넉살 좋은 로커 윤도현이 수줍은 미소의 탤런트 이하나로 바뀌면서 원숙미를 자랑하던 터줏대감이 풋풋한 소녀로 바뀐 느낌이다.

새로 선보인 '이하나의 페퍼민트'는 무엇보다 순수 아티스트에 초점을 맞춘 게스트 선정이 눈길을 끌었다. 1회에는 박효신&황프로젝트(황세준,황성제,황찬희), 음악감독으로도 활발히 활동중인 이병우, 라이브 무대의 베테랑 이승환, 홍대 인디씬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출연했다.

이하나는 진행자보다는 음악을 함께 즐기는 팬처럼 함께했다. 많은 시청자들은 "어색함이 매력"이라고 호평했지만 "아직은 프로그램에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회가 거듭될수록 노련미가 더해갈 것으로 제작진은 기대하고 있다.

이하나는 첫 방송에서 "언제까지 MC로 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하는 동안엔 관객을 사랑하며 무대에 서는 아티스트 편에 서서 소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친 아티스트 순수 음악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나선 '이하나의 페퍼민트'가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잇는 대표 음악 프로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