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모 "이대로 사라지는 건가? 한때 답답했다"(인터뷰)

김지연 기자 / 입력 : 2009.04.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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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요즘 가요계는 공백기가 사라진지 오래다. 모두들 노래 한 곡 들고 나와 활동하고, 인기가 시들해질 때쯤 또 다른 싱글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간다. 그야말로 1년 내내 연중무휴다.

그런데 이 남자, 3년을 꼬박 쉬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 군복무하며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지냈다. 98년 '투 헤븐'으로 데뷔와 함께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인기가수인 점을 감안하면 다른 스타들과 사뭇 다른 행보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며 조용히 지내던 조성모가 그에 대한 기억이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차츰 지워져 가고 있는 2009년 봄, 4년 만의 정규 7집 '세컨트 하프'(Second Half)를 들고 돌아왔다.

조성모 본인도 한때 최고의 가수였지만, 오랜 공백 후 돌아오는 것은 분명 부담이었을 터.

"사실 지난해 답답함이 있었다. 5월 소집해제 후 내 친구들은 속속 방송에 복귀했다. 그런데 나는 솔직히 공익 때 공익근무만 했다. 음반 준비도 안 하고.(웃음)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복귀하는 모습을 보며 내 존재감이란 건 이제 사라지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새 음반에 대한 아무런 준비를 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왜 불안하지 않았겠는가. 조성모는 그간 겪었던 고충을 담담히 털어놨다. 그리고 이제 그 불안감을 뛰어넘어 평온을 찾았다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가수가 아닌 관객입장에서 살아본 2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나 자신을 무척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줬다. 요즘 어떤 가수들은 한두 달 해보고 안 되면 음반을 바로 접는데 끈기를 갖고 끝까지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디선가, 또 어느 순간 어떻게 내 노래를 듣고 누군가 공감한다면 그게 나를 살게 하기 때문이다."

한때 최고 스타에서 낮은 자의 고충을 알고 돌아온 조성모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초심으로 돌아간 자의 얼굴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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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조성모는 팬들에게 욕먹는 것도 감사해야 할 일이라 했다.

"누군가에게 욕을 먹는다는 건 이제 관심의 대상이 됐다는 얘기다. 내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을 때는 조성모라는 사람이 있었나 싶을 만큼 존재감이 없다. 그래서 아무도 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관심의 대상이 되고나면 사람들의 기호에 따라 칭찬도, 욕도 먹는다."

어느덧 조성모는 탄탄해진 겉모습만큼이나 내면도 튼실해져 있었다. 이게 가요계에서 10년 넘게 잔뼈가 굵은 이의 진정한 모습이다.

그러면서 조성모는 '당신의 경쟁상대는 누구냐'는 질문에 "무조건 열심히 할 것"이라는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조성모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러면 아쉬움이 덜하다. 내가 많은 사람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앨범을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끝까지 버티면 끝내 진심은 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조성모도 잘 알고 있다. 가요계가 얼마나 냉정한 세계인지. 정상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자에게 이곳은 그 어떤 곳보다 냉정하다. 똑바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어느 순간 바닥을 경험하게 된다.

"나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힘들다. 음반을 내도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하는 사람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이 배우로, 예능인으로 나아가는 수단이 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음악 하나갖고 분명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으로 말하던 90년대를 보낸 조성모에게 음악은 어떤 이유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단 하나다.

"이번에 김하늘 씨와 뮤직비디오를 찍었는데, 그날 김하늘 씨가 98년 '투헤븐' 뮤직비디오 속 머리를 하고 오셨다. 그 모습을 딱 보는 순간 그때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곳에 입문했는지 기억났다. 그때 마음을 곱씹으며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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