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렁큰타이거, '디싱시대' 역행하다(인터뷰)

길혜성 기자 / 입력 : 2009.07.0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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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소비 방식이 오프라인 음반에서, 온라인 및 모바일에서의 음원 다운로드 등으로 이동한 지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음악 소비 패턴의 변화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만 골라 들을 수 있는 '기회 아닌 기회'도 팬들에 제공해 줬다. 그렇기에 손으로는 도저히 잡을 수 없으며, 단 한 곡으로 승부하는 '디지털싱글'이 국내 가요계의 대세로 확고히 잡은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올 해로 가요계 정식 데뷔 만 10년째를 맞은 힙합계의 실력자인 드렁큰타이거는 달랐다. 타이거JK의 드렁큰타이거는 디지털 싱글과 미니 앨범이 정규 앨범을 압도하고 있는 이 때, 무려 27곡을 2장의 CD에 한꺼번에 담은 정규 8집을 지난 6월 30일 발표했다. 시대의 흐름을 과감히 역행한 것이다.


"제 기존 색깔과 변화를 동시에 담은 앨범이 바로 8집이죠.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은 뒤, 스스로도 이전보다 많이 밝아진 것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굿 사이드' CD에는 '축하해' 등 희망적이고 밝은 분위기를 노래들을 담았죠. 하지만 '후드 사이드' CD에는 거칠면서도 강한 '몬스터' 등, 과거 제가 주로 해왔던 성향의 음악들을 실어 8집 전체의 균형을 맞췄어요. 요즘 음악계를 볼 때, 이번이 제가 발표하는 마지막 CD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미친 듯이 열정을 다해 만들었죠. 그래서 27곡을 한꺼번에 수록하게 됐죠."

타이거JK는 이번 8집을 통해 국내외 유명 힙합 뮤지션들은 물론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과도 소통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연기자 겸 힙합가수 양동근이 입대 전 피처링한 곡 '내 눈을 쳐다봐'도 담았다. 아내이자 실력파 여성 뮤지션으로 통하는 T 윤미래도 '몬스터' 영어버전 등에 참여했다. 이 곡에는 미국 힙합계의 거물 라킴은 물론 락카도 동참했다. 뿐만 아니다. 일본 내 유명 뮤지션 지브라도 '제트 팩'에 함께했고, YB밴드의 윤도현은 '몬스터' 한국어 버전에 기타 세션맨으로 나섰다.


타이어JK는 "실력있는 뮤지션들과의 교류는 제 음악적 열정을 다시 지피는 계기가 됐죠"라며 "정식 데뷔 만 10년째가 됐지만, 정말 신인의 자세로 이번 앨범 작업에 임한 것도 이 때문인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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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아내는 한마디로 '내조의 여왕'"이라고 강조한 타이거JK는 "아내가 아기도 보며 제 건강까지 챙겨주었기에, 저는 음악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었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도 "아내는 음악에 있어서는 냉정한 뮤지션"이라며 "아무리 남편이라도 자신의 음악 성향에 맞지 않으면 함께 작업하지 않는 게 제 아내 윤미래인데, 이번에는 저와 함께 해 줘 고마웠죠"라고 말했다.

드렁큰타이거의 정규 8집은 발매되자마자 한터차트 등 음반 판매 집계 차트에서 연일 톱 5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타이거JK는 활발한 공연을 통해 이번 앨범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높이겠다는 각오다. 물론 여기에는 해외 프로모션도 포함돼 있다.

"과거 미국 LA, 시카고, 뉴욕 등에서 이미 공연을 했고 대만에서도 팬들과 만났어요. 그래서인지 한국 뿐 아니라 캐나다, 미국, 일본, 호주, 대만 팬들이 벌써부터 이번 8집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있어요. 그 분들을 위해 이번 앨범을 들고 해외도 꼭 찾을 거예요."

갈수록 음악의 소중함이 절실히 진다는 드렁큰타이거의 타이거JK. 그렇기에 "거창한 의미 보다는 이런 힙합도 있었다는 알리고 싶어 8집을 냈다"는 그의 앞으로의 음악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마지막으로 팁 하나. 드렁큰타이거 8집에는 세계 최연소 참여자도 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타이거JK와 윤미래의 아들 조단이다. 타이거JK는 조단이 태어날 때의 울음소리를 녹음해 뒀고, 이를 8집 수록곡 '축하해'에 그대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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