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빛 "수술해 준 부모님과 약속 지켰다"(일문일답)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9.07.2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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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진 기자


트랜스젠더 최한빛(23)이 슈퍼모델의 꿈을 이뤘다.

최한빛은 2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진행된 '2009 슈퍼모델선발대회' 최종예선에서 본선 진출자 32명에 당당히 뽑혔다. 본선진출자는 슈퍼모델의 자격이 주어진다.


이날 오후 6시 30분께 본선 진출자 32명의 명단이 발표되자 최한빛은 "당당하게 꿈을 이루게 돼 기쁘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 어렸을 적부터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한지라 제가 현실 속에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가장 큰 행복이고 행복한 순간인 것 같다"고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은 이날 슈퍼모델이 된 최한빛과 일문일답


-심정이 어떤가.

▶많은 관심과 응원해 주신 것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다. 제가 모르는 사이 기사가 터져서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많은 이들의 응원에 힘입어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어렸을 적부터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한지라 제가 현실 속에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가장 큰 행복이고 행복한 순간인 것 같다. 많은 응원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출전을 결심한 계기는?

▶처음에 수술을 결심했을 때부터 세상에 나서는 것이 두려웠다. 트랜스젠더라는 편견 속에 사회로 나서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부모님은 저를 말리기보다는 수술까지 시켜주셨다. 그 때 부모님께 제가 약속한 게 있다. 단지 후회하지 않고 세상 앞에 당당히 숨어 살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세상에 나오게 됐다.

-어릴 적부터 꿈이 모델이었나?

▶어릴 적부터 여자 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보면서 항상 상상 속에서만 그려왔던 꿈이었다.

-모델에 대해 어떤 점이 끌렸나.

▶어려서부터 남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 않고 좋아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남들의 모범이 되는 것을 좋아했고 이런 저를 부모님이 대견해 하셨다.

저를 통해 다른 이들이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모델이 되는 것이 저의 꿈이었다.

-제일 힘이 되는 준 사람은?

▶당연히 부모님이 먼저고, 좋은 인맥을 타고 난 것인지 모르겠지만 많은 이들이 저에 대해 지지를 해줬다. 친척들도 저를 많이 챙겨주시고 친구 선후배들도 '진짜 네 모습을 알기 때문에 네가 참 자랑스럽다. 넌 혼자가 아니다. 잘 할 수 있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응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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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빛 ⓒ송희진 기자


-연예계 진출의 꿈은?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 과분한데 연예계 진출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저는 트랜스젠더라는 이름 속에 갇혀서 또는 이름을 빌려 연예인이 되고 싶지는 않다. 만약 트랜스젠더라는 이름이 아닌 저의 끼와 열정만으로 연예인이 된다며 열심히 활동하겠다.

-연예인이 된다면 진출하고 싶은 분야는?

▶저의 꿈은 슈퍼모델로서 당당하게 저를 표현하는 타의 모범이 되는 모델이 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가수가 된다거나 드라마를 찍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광고모델이나 패션모델로 활동하고 싶다.

-다른 트랜스젠더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제 주위에는 저와 같이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 친구들에게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트랜스젠더가 아닌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왔기에 자신에게 당당해질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편견에 갇혀 숨어사는 트랜스젠더들이 많다. 저로 인해 그런 편견들이 조금이나마 없어졌으면 좋겠다. 저희도 평범한 사람으로서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제가 여기까지 당당하게 도전한 것이다.

-본선에서의 목표가 있다면?

▶본선 대회 까지 정해진 교육과 나머지 동료들과 열심히 본선대회에 집중하고 싶고, 다른 계획이 있다면 일단은 저 자신에게 당당하게 부끄럽지 않게끔 제 일에 있어 최선을 다 하겠다. 지금은 본선대회에 열중하고 누구보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교육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솔직히 힘들었다고 생각한 것은 없었다. 체력적으로나 마음으로나 저에게는 과분했고 이 자리에 여자로서 있었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

힘든 게 있었다면 자고 일어나니 미니홈피의 방문자 수가 늘어있었던 것이다. 논란이 라는 말이 오갈 때 힘든 점이 있었다. 하지만 저는 제게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대회에 임했다.

-가장 마음 아픈 악플이 있었는지, 또 이를 어떻게 이겨냈는지?

사실 제 자랑은 아니지만 악플을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너무 힘이 낫고 감사하게 생각했다. 그래도 생각나는 게 있다면 '넌 부모님 생각은 안 하니? 너 생각만 하니?'

라는 악플이 가장 가슴 아프게 남는다(울음), 저의 부모님께서는 항상 제가 행복하길 바라고 웃을 수 있기를 바라셨다. 지금 이 자리도 부모님께서 너무 자랑스러워 하시고 부모님께 더 잘하고 더 행복하게 더 웃으면서 당당하게 잘하고 싶다.

-남자친구 있나?

▶예전에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부모님께 달려가 안기고 싶은 것과 맛있는 치즈 케이크가 생각난다. 부모님께 이 소식을 빨리 전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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