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 "연애? 늘 누군가에 대한 설레임은 있었다"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9.09.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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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수애 ⓒ 유동일 기자 eddie@


사실 배우 수애에게는 고정관념이 많다. 청초하고 단아한 이미지의 대명사. 그녀는 추리닝을 입고 집 앞 슈퍼에 나갈 것 같지 않으며, 사람과 싸울 때도 조곤조곤 논리력을 펼치고 취미는 독서 또는 영화감상일 것 같다.

그러나 그녀의 취미는 테니스, 특기는 수영, 포켓볼이다. 누구보다 활동적인 취미를 갖고 있는 수애. 그녀는 자신의 이 같은 이미지를 잘 알고 있다.


"운동복을 입고 밖에 나가면 소탈하다고 보기보다 설마 수애야? 라는 인상인 것 같다.모자에 운동복을 입고 나가면 못 알아보다가 말을 하면 알아본다"

또 하나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어렵다다. 수애는 그동안 단아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 신여성의 모습을 연기했다. 관객들은 어떠한 시대배경을 하더라도 자신감 있게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그동안 여자보다 여성이기를 추구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제가 보여줬던 게 여성이었다면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여자를 보여주는 캐릭터다. 평상시에 섹시하다는 말 참 좋잖아요"


그녀는 이번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서 명성황후 민자영 역을 맡았다. 사람들은 시대를 앞서간, 조선을 구하려했던 왕비로 기억하지만 수애는 여자 민자영에 다가가려 했다. 31일 서울 인사동의 한 호텔에서 수애를 만나 배우 더 나아가 인간 수애, 여자 수애의 매력을 탐구해봤다.

-수애와 명성황후 민자영의 이미지는 무척 잘 맞는다. 어떻게 작품을 선택하게 됐는지.

▶작품을 선택할 때는 제가 소화할 수 있는가, 감독님은 누구인가 등 전반적인 것을 모두 본다. 명성황후라는 점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였다. 거기에 국모이기 이 전에 한 남자의 사랑을 받는 인물이다. 다음에 들어와도 또 할 것 같다.

-이미연, 강수연 씨 등이 명성황후를 연기했었다. 비교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당연히 선배님들이 했던 연기가 떠올랐다. 작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무로 모습을 보여줬다면 쉽게 선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점을 둔 것은 호위 무사에 게 사랑 받는 여자의 모습이다.

사실 명성황후에 대해서는 사진 한 장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에 팬들이 책을 3권 선물해 줘 읽었다. 감독님은 창의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지금까지 수애가 보여줬던 모습은 강인한 여성상이다. 청초하지만 강인함이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것은 추구했던 여성상이자 일상의 모습이었다. 이미지 차원이 아니라 성격 차원이 많았던 것 같다. 인간 박수애가 그런 모습이다. 누군가 앞에서 나서기 싫어했지만 지금은 달라진 점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배우보다 개인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작품을 통해 소통하고 싶다.

또 그동안 여자보다 여성을 추구했던 것 같다. 이번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여자로서 한 발 더 나서 작품이다. 평상시에 섹시하다는 말은 정말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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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수애 ⓒ 유동일 기자 eddie@


-정말 예쁘게 나오나 보다. 극중 무명(조승우 분)에게 사랑 받는 당위성이 있을 만큼 예뻐야 할 것 같다.

▶캐릭터에 대한 매력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소녀에서 여자로 되어가는, 또 여자에서 왕비가 되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베드신이 있다고 알려져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15세 관람가라는 점에서 노출 수위가 높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베드신이라 해서 선정적인 것을 기대하지만 감정전달을 위한 장면이었다. 극중 장면은 무명과 갖는 베드신이 아니라 고종과 잠자리를 하는 장면이다. 이번 베드신은 노출 신보다는 표정에 초점을 맞춰주기 바란다.

-베드신은 마음에 들게 나왔는지.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다. 당시에는 감독님의 배려로 소수의 인원으로 비밀리에 촬영했기 때문에 모니터링도 하지 못했다. 지금도 감독님에게 어땠냐고 물어본다(웃음 )

-사실 인간 박수애에 대해서는 모르는 점이 너무나 많다. 대중들이 가장 무엇을 모른다고 생각하는지.

▶대중적이지 않다? 예능프로에서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저는 예능보다는 다큐 쪽에 맞는 것 같다(웃음).

-수애가 추리닝을 입고 편의점에 가는 모습은 상상이 안 간다.

▶제가 추리닝을 입고 나타나면 소탈하다가 아니라 설자 수애야 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단정적인 이미지를 생각해서 그런 건지. 운동복에 모자를 쓰고 나타나면 못 알아본다. '얼마에요'라고 물어보면 그때서야 수애라고 알아본다(웃음).

-싸울 때도 조곤조곤 논리력으로 밀어붙일 것 같다.

▶저도 화낼 때는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대화로 푸는 스타일이다. 가령 함께 일하는 파트너가 시간을 늦으면 '늦지마'라고 분명히 이야기한다. 그리고 화가 나면 소리도 지른다.

-취미가 수영 포켓볼이라 놀랐다. 이미지에 비해 활동적이다.

▶카페에서 포켓볼을 배웠다. 지금도 좋아하고 잘 친다. 수영은 가장 열의를 가지고 했던 운동이다. 이래도 이미지가 얌전할 것 같나(웃음).

-평상시에 무엇을 하는지. 수애는 어디를 다니더라는 소문도 없다.

▶아마 자주 가는 곳이 강남 압구정이 아니라 용산 한남동 부근 카페여서 그럴 거다. 집이 한남동이다. 항상 가는 카페에만 간다. 일주일에 3번 갈 때도 있다. 친한 연예인으로 '가족'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희순 선배가 있다. 선배와 낮 12시에 만나서 오후 4시까지 수다를 떨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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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수애 ⓒ 유동일 기자 eddie@


-어렸을 때 꿈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어릴 때는 결혼을 꿈꿨던 것 같다. 사회생활이 부족했던지라. 간호사를 꿈꿨을 때도 있고 고등학교 육상부일 때는 좋은 육상선수를 떠올렸다.

-결혼을 꿈꿨다는 게 의외다. 데뷔 후 지금까지 스캔들 한 번 없지 않았나?

▶스캔들은 없었다. 하지만 어떤 대상에 대한 설레임은 항상 있었던 것 같다. 연애를 하기 전 단계인 설레임을 가진 사람은 있었다.

-아무래도 사랑을 하기 위한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지금은 어릴 때처럼 순수하지 못한 것 같다. 누군가를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불꽃같은 사랑을 한 적도 있었나?

▶첫 사랑이 불꽃같았다. 중학교 때 3년을 좋아해서 고등학교 때 3년을 사귀었다. 첫 사랑에게 행복한 추억을 줘서 고맙다. 과거가 있기에 좋은 것 아닐까? 그때는 사랑에 미숙했고, 사랑이 과하게 되면 집착이 된다는 것도 알았다. 지금은 자유롭게 연애를 하고 싶다.

-연애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긴장감을 좋아한다.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사랑하고 싶다. 익숙함은 안 좋지 않을까? 나를 묵묵히 지켜봐주는 사랑을 꿈꾼다. 좀 이기적인 사랑인 것 같다.

-지금은 결혼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어릴 때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막연한 기대감이었다면 지금은 결혼에서 좀 더 멀어진 것 같다. 남자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아기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된다. 주위에서 결혼한 친구를 보면 행복감이 든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일을 많이 하고 싶다.

-어느덧 30살이 넘었다. 연기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처음 카메라 앞에 선 것은 1999년 '학교2'였었다. 당시는 가수 준비를 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1-2초 정도 보여준 게 전부다. 진짜 연기는 2004년부터 시작하게 됐다. 영화 '가족'을 하면서 무엇인가를 이끌어간다는 생각과 함께 책임감을 느꼈다. 책임감을 가지게 된 점이 가장 달라진 것 같다.

-배우 수애는 충무로에서 몇 안 되는 원톱 주연 여배우다. 관객들이 아닌 영화 투자자들에게도 다른 매력을 선보이는 것 같다.

▶성실하게 봐주는 것 같다. 저는 시간 약속에 대한 것도 의무감을 가진다. 제가 하기로 한 일은 한 치 오차 없이 끝내려 한다. 어떻게 보면 완벽주의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매번 한계점에 도달한다.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지.

늘 기대감을 주는 배우? 신인 때부터 기대감을 주는 배우를 꿈꿨지만 과정인 것 같다. 이제 시작이 아닐까? 달성해야하는 목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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