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선덕여왕'이 아닌 '미실'판을 아시나요?

미실의 최후로 본 '선덕여왕'

김겨울 기자 / 입력 : 2009.11.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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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걸' 미실(고현정 분)이 10일 죽음으로 하차한다. 드라마의 주인공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존재감이 컸던 미실이기에 그의 하차는 화제다. 극 초반부터 극을 이끌어오며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했던 일등공신인 미실. 미실의 삶으로 돌아본 '선덕여왕'은 어떤 그림일까.


대개 역사가 그렇듯 패자는 말이 없다. 미실에 관한 역사 기록은 거의 전무한데 그나마 화랑세기 필사본에 남겨진 흔적에 따르면 그는 진흥대제(이순재 분)와 그의 아들 진지왕(임호 분), 그의 조카 진평왕(백종민, 조민기 분), 그의 아들 동륜태자까지 모셨으며 첫사랑 사다함(박재정 분), 남편인 세종(독고영재 분), 정부인 설원랑(전노민 분)을 두루 거느린 시대의 팜므파탈이었다.

하지만 당시 기록에는 여성들이 결혼을 하고도 두세 명의 애인을 두는 것을 이상하지 않게 여겼으며 근친혼도 많았던 만큼 미실의 행위를 현대의 잣대로만 놓고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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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역사적 배경은 잠시 잊고 드라마 '선덕여왕'을 미실의 입장에서 드라마 '미실'로 재탄생시켜봤다.

어려서부터 출중한 외모와 야망이 컸던 미실은 일찍이 결혼을 했으나 황후를 꿈꾼다. 그러나 신라의 골품제도라는 한계에 부딪치고 최고 권력자 진흥대제의 눈에 띄지만 황후는 할 수 없었다. 대신 진흥대제는 미실의 지혜와 남다른 성적 매력을 높이 사 원화제도를 부활시키고 미실은 화랑들의 우두머리인 원화로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이 뿐 아니라 왕의 옥새를 관장하는 새주로서 역할도 맡게 된다. 왕의 명령을 대신할 수 있는 왕의 칙서에 찍는 옥새를 관장하는 새주이기에 국정 전반에도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여성이 된다. 그런 과정에서 미실은 숱한 남자들을 거느리게 된다.

진지왕, 사다함, 세종, 설원랑 등. 그는 진지왕의 배신에 화랑들을 모아 낭장결의를 도모하고 급기야 폐위시킨다. 그리고 조카인 진평왕을 즉위시키고 결혼하려지만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마야 부인(박수진, 윤유선 분)의 등장이 발목을 잡는다. 결국 어린 진평왕을 제압하며 미실의 시대 막을 올린다. 중국의 측천무후, 서태후 등과 비견될 막강 권력을 행사하며 신라를 통치한다.

하지만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미실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남자의 손길을 무수히 탔다. 특히 뛰어난 그의 색공 기술로 권력자들과 은밀한 통로를 만들었기에 인재를 발굴하고 적재적소에 등용하는 뛰어난 지략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왕은 아니었다. 황후도 아니었다. 천하의 미실이지만 출신의 벽과 여성이라는 한계가 그의 삶을 옳아 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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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진평왕의 딸 덕만과 천명(박예진 분)이 탄생하고, 이들은 사사건건 미실과 부딪친다. 결국 미실의 하수에 의해 천명은 살해되나 덕만은 왕이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사건이 만들어지고 급기야 덕만은 미실의 권력에 맞서 자신의 세력을 키우고 최초 여성 지도자로 발돋움한다. 그리고 미실은 죽는다. 자신이 황후가 아닌 왕이 될 결심을 하지 못한 스스로 권위에 갇힌 인간이었던 것에 대해 후회하며.

여기서 덕만은 어려서부터 미실을 보면서 두려움과 함께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덕만이 한국의 최초 여성 지도자였던 선덕여왕이 된 것도 미실의 전례를 보며 꿈을 품을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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