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밤' 김영희PD "유재석·강호동에 전화안했다"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9.11.2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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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집 아저씨' 김영희 PD가 그간 비밀리에 추진해 왔던 '일밤' 부활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무려 30명에 이르는 PD와 작가진, 20명 가까운 MC들이 대거 투입되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새 단장은 전통의 일요일 저녁 시간대 시청률 부진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MBC 예능국의 절치부심이 드러나는 대기획이었다.

23일 취재진과 만난 김영희 PD는 다음달 6일 첫 선을 보일 '일밤'의 세 코너들을 소개했다. 생태계 되살리기를 위해 멧돼지 사냥에 나선 MC들의 고군분투를 그리는 첫 코너 '대한민국 생태구존단, 헌터스', 아버지 기 살리기 프로젝트 '우리 아버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나눔 대기획 '단비'가 그것이다.


'헌터스'(연출 조희진 김영진)는 전국 17만 마리에 이를 만큼 무서운 속도로 늘어난 멧돼지를 사냥하는 과정을 담는다. 전문 포수와 함께한 SS501의 리더 김현중과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 출연중인 정용화 등 7명의 MC들이 경남 의령, 경북 안동을 비롯해 전국을 누비게 된다.

김영희 PD는 "멧돼지 사냥에 나서기 위해 교육을 받고 체력 훈련도 거친다. 순서를 정하는 등의 과정에서 의미 못잖은 재미도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야생동물단체들과도 협의를 거쳤다.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와 환경단체를 매개하고, 가장 좋은 대안을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두번째 코너 '우리 아버지'(연출 제영재)는 평범한 이웃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연예인이 점령한 일요일 저녁 시간대에 시청자가 주인이 되는 버라이어티를 만들고자 했다. 황정음과 정가은 등 MC들은 귀가길 아버지들을 찾아가 그들과 소통하며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는 계획이다.


김 PD는 "아버지의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했다. 귀가하는 아버지의 손에 통닭이며 선물도 쥐어드려서 기도 살려 드리고, 결과적으로는 가족간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라고 전했다.

마지막 코너 '단비'(연출 성치경 이지선)는 막말과 폭로전으로 얼룩진 기존 버라이어티와 완전히 다른 리얼 공익 버라이어티를 표방한다.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감동의 미션을 완수하는 것이 기본.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세계 나라에 찾아가 봉사를 함께하는 대한민국의 모습도 함께 담아내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포부다.

그 첫번째 미션은 아프리카 잠비아의 우물파기다. 1회 게스트 한지민을 비롯한 MC들이 현재 열심히 촬영을 하고 있다는 후문. 김영희 PD는 "매번 해외에 가기는 어렵겠지만 한 달에 한 번은 해외에 가려고 한다"며 "장소는 어디든 상관없다. 남미든 아시아든 도움의 필요할 곳에 가고 싶다"고 전했다.

'일밤'의 이번 변화에는 공익적 버라이어티의 문을 연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의 색채가 진하게 느껴진다. 김 PD 역시 이같은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김 PD는 "공중파나 케이블 할 것 없이 연예인 일색의 프로그램이고, 사생활 폭로전이나 막말 방송 등 유사한 프로그램이 포진하고 있다"며 "그와 다른 프로그램으로 다양성을 선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9월 21일부터 팀을 구성해 토요일 일요일 없이 매일 새벽 2∼3시까지 밤낮없이 일했다"며 "76박 77일 정도 된다. 이 정도면 '1박2일'과 상대가 되지 않을까 문득 생각했다"며 뼈있는 농담도 던졌다.

김 PD는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와 친하지만 전화도 못했다. 시간대가 같은 프로그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일밤'의 경쟁 프로그램인 SBS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를, 강호동은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을, 이경규는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을 진행 중이다.

그는 "제일 잘 하고 있는 연기자들과 같이 못하는 게 아쉽지만 손발 맞춰나갈 연기자들을 보니 새 인물, 새롭게 단장한 기존 인물들이 더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김 PD는 "너무 오락적이지만은 않은 프로그램도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일밤'다운 웃음, 훈훈하고도 따뜻한 웃음을 선사하고 싶다. 우리의 지향점과 모토는 2가지다. 바로 '유쾌하게, 따뜻하게'. 유쾌하고 따뜻한 일요일밤이 되게 하겠다"고 당당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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