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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김영희 PD |
'쌀집 아저씨' MBC 김영희 PD가 연일 화제다. MBC 국장 시절과 지상파 3사의 PD연합회 회장을 거치며, 실질적으로 '큐'사인은 놓았던 지 3년 6개월 만에 최근 연출 현장으로 돌아와서다.
현재 김PD는 지난 6일부터 환골탈태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의 책임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총괄한다는 의미다. 김PD의 재등장과 함께 '일밤' 하에는 국내외 소외된 곳에 꼭 필요한 것들을 전해주는 '단비', 이 시대 아버지들의 애환을 훈훈한 대화로 풀어내는 '우리 아버지', 농민들의 농작물 피해 등을 예방코자 기획된 '헌터스' 등 세 코너가 첫 선을 보였다.
김PD는 90년대 '일밤'의 '양심냉장고' 및 2000년대 '느낌표'의 '책을 읽읍시다' 등 여러 코너를 통해 예능계 공익PD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이는 김PD만의 독특한 개성이자 강점이기도 하다. 매번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한다는 예능 PD 입장에서 본다면, 김PD는 언제 어느 때나 자신만을 강점을 항상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PD표 예능은 리얼 예능이 대세일 때면 더욱 신선해 보이고, 공익 예능이 대세일 때도 이 분야의 선구자격이기에 재미와 감동 면에서 어느 정도의 이점은 안고 들어간다.
이런 김PD이지만 요즘 마음은 마치 곧 입사할 2009 사번 예능국 신입 연출자와 같다. 오랜만에 현장으로 돌아왔을 뿐더러,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과 '1박2일'과 '남자의 자격' 등 만만치 않은 코너가 있는 KBS 2TV '해피선데이'가 '일밤'과 동시간대 방송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어서다.
경쟁이 심하니 변칙을 쓸 법도 한데, 이 와중에도 김PD의 '예능 철학'만은 바뀌지 않았다.
김PD는 지난 8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패떴'과 '1박2일' 모두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며 "그래도 일요일 저녁에, 최근 콘셉트가 바뀐 '일밤'과 같은 프로그램도 방송돼야 하는 게 저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어찌 보면 바뀐 '일밤'은 10대나 20대가 아닌 40대 이상의 어른들이 관심 가질 만한 코너들도 구성돼 있어, 시청률 면에서는 약세를 보일 수도 있어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같은 프로그램도 있어야,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도 넓어지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김PD는 "물론 예능이니 재미도 추구할 것이고, 많은 분들께 사랑 받도록 저를 비롯한 일선 PD들이 같이 정말 열심히 '일밤'을 노력할 것"이라며, 회의실에 가득 찬 생수 박스를 가리켰다. 이 생수들은 일선 제작 PD들이 현장에 나갈 때, 물 사는 시간도 아끼며 연출에만 몰두하고자 준비한 것이다.
김PD는 마지막으로 프로그램 전개 상 멧돼지를 포획하는 '헌터스'의 동물 학대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어떤 PD가 야생동물에 해를 가하는 코너를 기획하겠습니까? '헌터스'는 멧돼지 등 생태계 파괴로 살 곳을 잃은 야생동물들이 매년 수십 수백억씩 농가와 농민 등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기획한 코너며, 우리는 이 문제를 사회적 공론으로 제기하고 싶었을 뿐 동물 학대와는 전혀 관계가 없어요."
1986년 MBC에 입사, 올해로 연출 생활 만 23년째를 맞이한 김PD.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 대한 열정으로 넘치는 그이기에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참, 김PD는 MBC 국장이 되기 전 여러 만남에서 자신의 꿈을 "은퇴 할 때까지, 관리직이 아닌 현직 예능 PD로 계속 남아 있는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