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강지환·김윤석..2009 스크린 '찌질남' 대세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9.12.16 14:40
  • 글자크기조절
image
설경구 강지환 김윤석(왼쪽부터)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올해 스크린은 '찌질남'이 대세였다. 항상 멋진 모습만 보여주던 멋쟁이 남자 배우들은 스크린 속에서 과감히 망가졌다. 여자에게 말 한 마디 못 붙이고 결국 분에 못 이겨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들 덕에 2009년의 스크린이 유쾌했다.

'해운대', '국가대표', '거북이 달린다', '7급 공무원' 등 올해의 대박 영화들도 찌질남과 함께 탄생했다.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과감히 망가진 그들을 모아봤다.


1135만 '해운대'에 빛나는 설경구에게선 더 이상 '공공의 적'의 날카로운 모습도 '실미도'의 강한 눈빛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사랑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부산 열혈청년 만식이만 있을 뿐이다. 그는 '해운대'에서 연인 연희(하지원 분)를 위해 어떤 부끄러움도 마다하지 않으며 올 최고 찌질남 반열에 올랐다. 아픈 속을 달래기 위해 샴푸를 먹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폭소를 유발했다.

'쾌도 홍길동'의 강지환도 스크린에서 코믹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강지환은 올해 '7급 공무원'과 '내 눈에 콩깍지'에서 찌질남으로 변신했다. 400만 관객을 돌파한 '7급 공무원'에서는 신입 국정원 직원으로 분해 김하늘과 호흡을 맞췄고, '내 눈에 콩깍지'에서는 착시현상으로 못생긴 여자가 미녀로 보이는 강태풍 역으로 이지아와 열연했다. 강지환이 극중 "오! 나의 여신"을 연발하며 사랑의 찬가를 부르는 장면은 그의 코미디 감각이 유감없이 드러난다.

'천사의 유혹'에서 옴므파탈 매력을 보인 배수빈도 올해 스크린에서 찌질남 연타석을 날렸다. 배수빈은 영화 '애자', '걸프렌즈'에서 찌질남의 정석을 보여줬다. '애자'에서는 바람을 피면서도 애자에게 매달리는 모습을, '걸프렌즈'에서는 세 여자의 사랑을 받지만 정작 마음을 잡지 못하는 갈대 같은 여린 주인공을 보여줬다. 배수빈은 이에 대해 "영화 속의 모습이 스스로 많이 있는 것 같다. 제 무기는 한 여자에 대한 진심이다"며 "하지만 옴므파탈로서 매력을 선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800만 '국가대표'는 찌질남 집합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동욱은 삐끼 출신 스키점프 선수로 분해 겁많고 소심하지만 큰소리만 뻥뻥 치는 젊은이의 전형을 그렸고, 성동일은 못말리는 코치로 웃음을 선사했다. '추격자'의 카리스마 하정우도 이들과 함께했다. 그러나 찌질한 그들이 꿈을 위해 뭉쳤기에 관객의 감동은 배가 됐다. 영화에 담긴 소시민들의 애환과 웃음은 800만 흥행의 원동력이 됐다.

23일 개봉하는 '전우치'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당대 최고 도인을 열연한 김윤석도 찌질남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거북이 달린다'에서 시골마을 형사 조필중 역을 맡아 회사와 가정에서 찌질남의 모습을 연기했다. 자존심을 찾기 위해 탈주범을 쫓고, 그 과정에서 엄청나게 맞는 장면에서 우리 시대 중년 가장의 모습이 엿보였다. 영화는 32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그는 내년 '추격자'의 주역 하정우와 함께 '황해'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