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 떠난 원더걸스, 그래도 2010년 주목할 이유

[강태규의 카페in가요]

강태규 / 입력 : 2010.01.2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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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가운데가 선미 ⓒ사진=이명근 기자


2010년 가장 주목할 만한 가수에 걸그룹 '원더걸스'를 추천했다. 지난해 연말 스타뉴스 가요계 결산 좌담에서의 일이다. 추천 이유는 간단했다.

우리 가요의 세계 진출, 즉 미국 시장 공략의 가능성 때문이었다. 물론, 원더걸스의 프로듀서 박진영에 대한 기대도 담보됐다. 그의 저돌적인 세계시장 공략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아울러 포함됐다.


필자는 그동안 가요시장을 향해 음악적 진정성이라는 화두를 끊임없이 주장했다.

모든 가요가 음악적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었다. 편향된 음악장르가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공존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음악적 진정성을 갖춘 뮤지션들에 대한 발굴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왜 하필 원더걸스가 기대주인가. 우리 뮤지션들의 수준 높은 음악이 세계 음악 시장에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다. 그러나 언어의 장벽과 인종적 차별로 이어지는 음악 외적 경쟁력에서 시장 입성은 당장 넘을 수 있는 산이 아니다.


하지만 원더걸스를 비롯한 걸그룹의 경쟁력은 또 다른 문제다. 비주얼적 요소만 놓고 본다면 결코 오를 수 없는 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진영은 확신했을 것이다. 필자 역시 그런 기대감으로 '원더걸스'의 미국시장 진출의 행보에 상당한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물론 비주얼 하나로 세계시장을 제패할 수 없다. 세계 음악 시장은 비주얼로 정복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설령 제패했다 치더라도 생명력의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그렇다고 원더걸스의 음악이 수준 미달이거나 미국 시장에서 통하지 않을 트렌드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보컬로서의 존재감은 비록 미약하지만, 박진영은 시장 내 인기 반향의 정도에 따라 충분히 극복할 것이라는 시간적 계산까지 했을 것이다.

실제로 원더걸스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지난해 10월 그룹 원더걸스는 아시아 가수로는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빌보드 종합 싱글 차트인 '핫 100'에 '노바디'를 올려놓았다. 아무도 현지에서 길을 내지 않았던 일을 박진영은 수년 간 개척해오면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관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았다. 그 같은 주장에는 국내 아이돌그룹의 태생적 한계와 수준이 세계적일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 때문일 것이다. 비록 그 같은 주장이 근거 없는 것은 아닐지라도 세계 음악 시장의 도전에 대한 냉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원더걸스의 미국 시장 진출이 뿌리를 내린다면 우리 가요의 진출은 보다 시기를 당길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더걸스의 멤버 '선미'가 떠나고 새로운 멤버 '혜림'이 가세했다. 이 같은 변화가 2010년 원더걸스의 세계음악 시장 진출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이 누구이든 새로운 시장의 개척자가 나오기를 갈구하는 일종의 '기대'때문이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전문계간지 '쿨투라' 편집위원. www.writerk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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