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 난 나쁜 여자다

[★패션화보 인터뷰]김선아편①

김겨울 기자 / 입력 : 2010.0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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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화보 메이킹사진ⓒ이동훈기자


"악역이 들어오지 않아요. 저랑 악역이 잘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가 봐요. 제가 그렇게 착해 보이나. 저 악역 들어오면 잘할 수 있는데. 그래서 화보 같은 것 찍을 때 김선아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는 다른 그림을 찍으려고 해봐요. 그러면 사람들이 '엥, 어울리네' 이래요. 나한테 이런 나쁜 여자 모습도 있다는 건데."

하지만 이때까지 기자는 동의하지 않았다. 기자 역시 그녀는 악역이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기에.


지난 12일 오후 2시 시청 앞 플라자호텔 스위트룸은 붐볐다. 김선아의 패션 화보 인터뷰가 진행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10여 명의 스태프들이 일사불란하게 일하고 있다. 누구는 김선아의 옷가지들을 정리하고, 누구는 조명을 체크하고, 누구는 음료수를 사온다. 또 누구는 이런 모든 것을 총 지휘하고, 마치 영화 '여배우들'을 연상시킨다. 그렇게 지켜보고 있는데 그녀가 등장했다.

보일 듯 말 듯 드레시한 블랙 드레스, 바짝 치켜 올려진 아이라인, 아찔한 각도의 하이힐을 신고 등장한 그녀는 이미 기자가 아는 김선아가 아니었다. 그녀는 상의를 탈의한 채 복근을 드러낸 섹시 가이도 휘두르는 악녀였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이번 화보는 그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인 연기를 주제로 삼았다. 그러나 하필 그녀가 가장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나쁜 여자 연기. 장르를 딱히 정하진 않았지만 럭셔리한 한 여자가 한 남자를 불같이 사랑하지만 마음은 꼭 닫은 것만 같다. 어쩐지 외롭고 측은하다.


2010년을 맞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패션 매거진 싱글즈가 함께 하는 패션 화보 인터뷰 첫 회 주인공 김선아를 만났다.

그녀는 이번 촬영을 위해 평생해보지도 않은 타투까지 선보였다. 손가락 사이에 타투는 정말 묘한 느낌이다.

"선아 LOVE에요. 이름을 새겨달라고 했어요. 나 자신을 사랑한다, 그런 의미죠. 내가 생각하는 나쁜 여자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 그런 여자를 말하는 것 같아요."

그녀의 자신 사랑하기는 '완벽주의자' 성격에서 드러났다. 촬영장에 도착해서도 마칠 때까지 프로다운 모습으로 스태프들을 긴장시켰다. 소품 하나하나에서부터 타투의 모양새, 헤어, 메이크업까지 소홀한 법이 없다.

"털털한 것 같지만 일할 때는 좀 그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성격이 이제까지 올라 온 것 같아요. 의도적인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인데 말이죠."

그녀의 이런 성격은 드라마나 영화 촬영 때도 발휘됐다. CF를 노리는 여자 스타들에게 금기시되는 것까지 작품을 위해서라면 마다하는 법이 없었다. 그 첫째가 살찌우기, 둘째가 맨 얼굴로 등장하기, 셋째가 패션 테러리스트 되기였다.

김선아는 1996년 "낯선 여자에게서 내 남자의 향기가~"라는 화장품 CF에서 신선하고 도회적인 마스크로 주목받았다. 그녀는 피아니스트 출신에 해외파 이력까지 더해지며 럭셔리하고 도도한 이미지까지, 거기에 영화 '몽정기', 'S다이어리' 등으로 글래머러스한 몸매까지 보여지며 '건강미인'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그랬던 그녀가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망가졌다. 이보다 더할 순 없었다. 살을 찌우고 민낯에 펑퍼짐한 옷을 입고 현빈이랑 사랑을 한단다. 모든 여성들의 희망이 됐지만, 여배우에게는 치명타였던 셈이다.

"살을 분장으로 할 수도 있죠. 하지만 그 움직임을 몸으로 느낄 수가 없어요. 뛰거나 걸을 때 느껴지는 것이 달라요. 당장 살이 찌면 무릎이 아프거든요. 제가 살을 진짜 찌우지 않았다면 그런 스타일이 나지 않았을 거에요."

김선아의 이 대답에 '그녀의 나쁜 여자 변신'을 한번 믿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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