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눈물, 지적재산권 침해"

김태은 기자 / 입력 : 2010.02.1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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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동안 아마존 전문 PD로 일해온 정승희 미디어아마존 대표가 18일 MBC ‘아마존의 눈물’의 비도덕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18일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1월 8, 15, 29일 1~3회, 2월5일 에필로그를 방송한 ‘아마존의 눈물’은 평균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한달간 아마존 촬영을 마치고 13일 돌아온 정 대표는 ‘아마존의 눈물’이 자신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의 눈물’ 제작진이 말하는 사전 준비기간 7개월은 나를 만나 아마존에 대한 정보를 빼간 기간”이라며 “2008년 8월말 나를 찾아온 ○○○PD 등을 10여차례 만나 10여년간 전갈, 독거미, 독뱀 등에 물리고 죽을 고비를 넘기며 아마존에 관해 축적한 정보를 얘기해줬다”고 밝혔다. 이미 정 대표의 저서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에 빼곡히 밑줄을 그어 공부해온 그들에게 지도를 펼쳐놓고 가야할 곳, 촬영해야할 것, 해야할 일 등 모든 노하우를 알려줬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없으면 ‘아마존의 눈물’을 만들 수 없다며 CP(책임프로듀서)를 하라는 등, 제작을 미디어아마존으로 하자는 등 감언이설로 내가 쌓은 경험을 빼내갔다”며 “그동안 제작비가 없어서 찍지 못한 환경문제 등에 대한 기획을 모두 털어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제작진이 바뀌었고 2009년 3월말 △△△PD가 찾아와 그동안 준 정보를 재확인하더니 연락을 끊었다”며 억울해했다.

조에족을 제외하고는 ‘아마존의 눈물’에 나온 소재는 모두 정 대표가 지목해준 것들이라고 한다. 분홍 돌고래 수중촬영, 삐라루꾸 양식장, 이바마(브라질 환경당국)의 불법 벌목단속, 우라족, 마루보족, 마티스족, 야노마미족 등은 이미 그가 촬영해 KBS ‘도전 지구탐험대’ 등을 통해 전파를 탄 내용들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30배가 훨씬 넘는 크기의 아마존 일대에서 어떻게 내가 찍어준 곳만 딱 방송하고는 국내 최초로 아마존을 개척했다는 등 각종 프로그램에 나와 떠들면서 시청자들을 우롱할 수 있느냐. 한국전파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국민 혈세로 그런 식으로 사기를 치느냐”며 비난했다.

한편 정 대표는 2009년 5월 모기유충이 팔을 파고드는 부상으로 콜롬비아에서 한달간 입원하면서 MBC에 정식으로 항의할 기회를 놓쳤다. 지난해 12월 KBS 수요기획을 통해 방송된 ‘아마존의 딸 아마조네스, 야루보의 운명’ 2부작을 준비해 대적하는 수밖에 없었다.

정 대표는 이 과정에서도 MBC 제작진의 부도덕성을 절감했다며 “KBS로 몇차례나 전화를 걸어 정승희 PD는 아마존을 불법으로 촬영해왔다며 이를 방영할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며 “싱구강 일대 부족 추장연합회 소속 추장에게 정식 초청을 받았는데 후나이(브라질 원주민보호국)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고 모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분노했다.

조에족의 실상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아마존의 눈물’이 과장한 것처럼 절대 미접촉 부족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지 다큐멘터리에 모두 출연한 적이 있다”고 짚었다.

“아마존 현지 부족들은 모두 촬영 전에 돈을 요구한다. 90년대 1000달러로 시작해 최근에는 2만달러(약 2286만원) 이상을 달라고도 한다. 깎아서 7000~8000달러까지 줘봤다. 그 대신 발전기, 촬영 카메라 등을 탐내면 준다”는 고백이다.

조에족 외에도 카야포족 등 브라질 파라주에 거주하는 원시족 중에는 피부 곳곳에 구멍을 뚫고 사는 신기한 습성을 가진 이들이 많다. 그러나 촬영료로 10만달러나 요구해 포기해야 했다.

정 대표는 “후나이의 관리하에 있는 부족들은 선거권까지 행사하고 있다. 후나이의 보호를 빙자한 종속적 관리로 이미 문명화됐다. 약품창고에 그득한 항생제에 중독될 만큼 중독돼 있다”면서 “후나이는 발전기금을 받고 원주민들은 촬영료를 받아 경비행기로 응급환자를 나르고 오토바이를 몰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정 대표는 “MBC의 홍보와 물량공세로 한 힘없는 프리랜서의 진실을 짓밟은 것만 해도 참았는데, 더 이상 PD들이 나서 '황금어장-무릎팍도사'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료도 없이 맨땅에 헤딩했다’는 식의 거짓말은 그만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1985년 KBS에 입사, 카메라기자로 일해온 정 대표는 퇴사 후 95년부터 국내 최장기 아마존 전문PD로 일해왔다. 100여차례 아마존 일대를 방문하며 KBS ‘도전지구탐험’을 비롯, KBS 수요기획을 통해 아마존 관련 다큐멘터리 8편 등을 선보였다. 2006년에는 그동안의 경험을 담은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사군자)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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