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 박기웅 "이브를 유혹하는 뱀처럼 연기"(인터뷰)

"'추노' 그분에서 그놈됐다"

김수진 기자 / 입력 : 2010.03.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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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웅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그분'이라 불리는 사나이. KBS 2TV 수목미니시리즈 '추노'(극본 천성일, 연출 곽정환)의 박기웅(24)이다. 시청률 30%대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은 이 드라마에서 박기웅은 민초영웅으로 등장, 시청자의 시선을 모았으며 지난 24일 종영을 하루 앞둔 방송분에서는 좌의정의 신복으로 정체를 드러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얼굴에 가득 서린 독기어린 눈빛, 살인자의 미소를 머금은 채 자신을 따르면 노비를 칼로 베어내는 박기웅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었다는 평가를 이끌어 냈다. "그분에서 그놈이 됐다"고 쑥스러운 웃음을 보이며 박기웅은 25일 오후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예상하지 못한 뜨거운 반응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2006년 휴대전 단말기 CF에서 독특한 춤으로 시선을 잡은 '맷돌춤' 박기웅은 스크린과 드라마를 넘나들었다. 지난해 KBS 2TV 미니시리즈 '남자이야기'에서는 천재를 연기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추노'의 '그분'으로 불리며 비상한 그는 천의 얼굴을 지닌 실력파 배우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


-'추노' 16회부터 투입됐다. '그분'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캐스팅이 갑자기 됐다. 준비하지 못한 단계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추노'가 시청자의 사랑을 많이 사랑받는 드라마라 부담은 있었다. 행여 내가 투입돼 튀지나 않을지 고민했다.

-'그분'에 대한 반응이 폭발이다.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인터넷을 잘하지 않는다. 컴맹이고 개인적으로 아날로그 타입이다. 어제 방송이후 주변 분들에게 전화를 많이 받았다. 사실 '추노' 애청자들은 나를 욕한다. 나도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너무 슬펐다.

조희봉선배의 경우는 이번 작품만 5번째다. 또 노비형님들과 계속해 맞물리다보니 짧은 시간이지만 정이 많이 들었다. 어제 그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슬픈 장면이다. 선배님들의 연기가 워낙에 좋았다. 내가 연기한 것 보다 더 잘 나온 것 같다.

-'그분'은 결국 배신자였다. 처음부터 알았나?

▶어느 정도 언질은 있었다. 곽 감독님께서 '그분'에 대해 노비를 이끄는 인물인데 좌의정이 배후에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연기함에 있어서 표현의 수위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아담과 이브를 꼬시는 뱀 같은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연기 했다. 절대 나쁜 놈처럼 보이지 않지만 사악함을 지닌 것처럼 말이다.

현장에서 실제로도 '그분'이라고 불리다가 23회 대본이 나왔을 때 형들이 '그놈'이라고 놀렸다.

-소름돋는 표정연기가 압권이었다.

▶눈을 너무 치켜떠서 피나는지 알았다. 하하. 내가 연기했던 것보다 세게 나온 것 같다. 사실 굉장히 고민했다. 반전에 있어서 시청자들이 짐작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좌의정의 앞잡이 일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고 하더라. 어찌 보면 가장 정직한 반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정체를 드러내고 노비들을 살해하는 장면)그 장면이 슬퍼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

반전부분에서 시니컬하게, 혹은 담담하게 연기할까도 고민했는데 많은 분들이 반전을 예상하실 것 같아서 오히려 더 세게 했다. 많은 고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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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에서 욕심이 난 다른 역할은 있나.

▶딱히 없었다.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액션에 대한 로망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액션에 대한 바람을 이뤄 너무 좋았다.

대역도 거의 없이 했다. 배우로서 무술하시는 분들이 부러웠다. 무술팀 분들과도 가깝게 지내는 편이다. 그분들을 보면서 배우가 몸이 저렇게 자유로우면 연기하면 좋을까라는 동경이 있었다. 액션을 하게 되서 좋았다. 즐거웠다.

-향후 계획은?

▶MBC 새 일일 드라마 '황금물고기'에 출연할 예정이다. 조부모님이 살아계신다. 두 분이 내가 일일극에 출연하는 걸 원하셨다. 앞서 기회가 있었는데 사정 때문에 못했다.

일일극은 아무래도 미니시리즈와 달리 호흡이 길다. 긴호흡의 연기를 하고 싶었다. 현재 영화와 드라마도 다 보고 있다. 집안적인 사정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다소 활동이 뜸했다. 어쨌거나 많이 연기를 하고 싶다.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된 '추노' 출연 소감은.

▶사실 이 드라마가 시청률이 많이 나와서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 그 작품 하나하나가 다 내 배 아파 낳은 자식 같다.

잘했건 잘못했건 최선을 다했다. '추노'도 내 작품 활동에서 소중한 하나다.

앞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든, 아니건 흥망에 상관없이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그게 내 몫이다. 같이 일하는 분들이나 스태프 배우 분들, 시청자나 관객 분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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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웅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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