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차도남' 연우진 "최다니엘과 달라"(인터뷰)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0.11.2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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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진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어떤 이는 어수룩한 고등학생 동수를 보고 반했다. 차가운 세간의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남자와 사랑을 하는 민수의 눈빛에 매료되기도 했다. 볼 때마다 다른 모습의 배우, 연우진(26)이다.

그가 이번엔 코믹 연기로 돌아왔다. MBC 시트콤 '몽땅 내 사랑'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학원 강사 방우진 역. 대기업에 합격하고도 박차고 나와 학원 강사를 할 정도로 주관이 뚜렷하고 자기중심적인 인물이다.


고교생, 게이 군인, 바람둥이 학원강사..."다양한 캐릭터에 욕심이 많죠."

매번 '확확' 바뀌는 그의 캐릭터에 팬들조차 그가 '그 연우진'이 맞는지 헷갈릴 정도. 서지후에서 연우진으로 바뀐 예명 탓도 있지만, 이미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독특한 그의 이력 때문이기도 하다.

연우진은 지난 2009년 영화 '친구사이?' 출연 당시 서지후라는 예명으로 스크린에 입문했다. 이후 KBS 2TV '신데렐라 언니'에 출연하면서 예명을 연우진으로 바꿨다.


"본명은 김봉회예요. 갑자기 데뷔하게 되면서 제가 직접 서지후라고 예명을 지었죠. 그런데 전문 작명가가 그 이름이 제가 연예활동 하는 데 안 맞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신데렐라 언니'부터는 연우진으로 활동하게 됐어요."

배우에게 자유자재의 이미지 변신은 강점 분명 강점이다. 그러나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각인시켜야 하는 신인의 입장에서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연기를 하면서 다양한 역할에 대한 욕심이 많아요. 다양한 장르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요", "아마 캐릭터가 너무 달라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아요. 사실 제 얼굴이 좌우가 비대칭이라 사람들이 잘못 알아보는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저는 장점으로 생각합니다. 자신감을 갖고 있어요. 다양한 역할을 한 경험이 바탕이 돼 시너지 효과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 기운이 시트콤에서도 이어져서 캐릭터와 자연스럽게 동화되고 싶어요. 그런 경험이 쌓여서 나중에 연기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어요."

본래의 연우진은 어떤 이미지일까. 그는 "사실 연기를 하다 보면 캐릭터에 몰입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어요.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데 이번 '몽땅 내 사랑'하면서 말수도 많아지고 밝아졌다는 얘길 들어요. 본래 제가 어떤지는 딱 잘라 말하기 어렵지만, 세련되지 못하고 무뚝뚝 하달까. 그냥 있는 그대로 흘러가는 자연주의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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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진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시트콤의 새로운 '차도남' 연우진..."최다니엘 선배님과는 달라요."

연우진은 '몽땅 내 사랑'에서 방은희의 동생이자 윤두준의 외삼촌으로, 두준의 또래인 가인 조권 윤승아 등에 삼촌뻘이 되는 인물. 또 대기업에 합격할 정도의 수재라는 설정과 여학생들을 매료시키는 빼어난 외모 등이 언뜻 '지붕 뚫고 하이킥'의 차도남 최다니엘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글쎄요. 최다니엘 선배님과는 달라요.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지훈은 보수적인 이미지랄까. 원칙주의자이고 젠틀한 느낌이 강했다면, 방우진은 굉장히 자유로운 캐릭터예요. 바람둥이라는 점도 그렇고, 20대의 고민 같은 것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자신의 삶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인물이죠."

청춘 시트콤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요소가 로맨스. 극중 우진의 러브라인은 어떻게 진행될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윤승아 씨에게 자상하게 대해 주는 부분이 있긴 해요. 키다리 아저씨 같이. 극이 더 진행되면 혹시 러브라인도 생길지 모르겠어요."

첫 코믹 연기 도전..."요즘 제 뇌구조의 중심은 '성대모사'일 거예요."

인터뷰를 하면서 나직한 음성과 진지한 눈빛을 지닌 연우진이 시트콤의 코믹연기에 어울릴까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시트콤에 함께 출연하는 전태수 씨의 성대모사를 하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요즘 틈만 나면 연습해요"라고 답변이 궁금증을 자극했다.

"요즘 제 뇌구조를 열어 보면 '전태수 성대모사'가 제일 큰 부분일거예요. 극중 방우진이 친화력과 넉살이 좋은 캐릭터라, 매사가 딱딱하고 냉철한 전실장(전태수 분)과 부딪히죠. 그래서 괜히 말투를 따라하면서 장난을 쳐요. 친해보려고 그러는 거죠. 둘이 붙는 장면이 많은데 전태수 씨와 동갑내기라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어요."

시트콤 연기에 가장 잘 적응하고 있는 배우에 대해 물으니 "김갑수 선생님"이라는 답이 고민 없이 돌아왔다. "준비를 많이 해 오세요.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까 제작진과 상의도 하고, 애드리브 의견을 내놓기도 하시고.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 하셨는데, 김원장 역할도 완벽하게 소화해 내시는 모습에 굉장히 감명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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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진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박해일 한석규 선배님 영화 보며 연기자 꿈 키웠죠."

영화, 드라마, 시트콤 등 다양한 작품에서 차근차근 새로운 캐릭터를 섭렵하고 있는 연우진. 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언제 어떻게 시작됐을까.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는데, 제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아닌 것 같았어요. 그런 고민을 계속하다 군 입대를 하게 됐고, 2년간 군 생활을 하면서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그리고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 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됐죠."

"그때 연기에 대해 막연한 꿈을 가졌는데 전역 후 지인의 소개로 모델을 하게 되면서 데뷔를 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차근차근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장남이라 고민도 있었는데, 부모님이 오히려 저를 많이 믿어 주셨고 지금은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돼주셨죠."

그런데 첫 연기가 동성애자 역할이었다. 데뷔작으로서 쉽지 만은 않은 도전이었을 것 같은데 그는 "동성애 연기에 대한 부담이 아니라 첫 연기라는 부담감이 컸다. 저에게는 연기해 보고픈 캐릭터, 어려운 캐릭터로 다가오기는 했지만 동성애라는 연기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은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 만큼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강했을 터. 다만 광화문에서 촬영한 키스신은 힘들었다고. "공개된 장소에서 군복을 입고 키스 장면을 찍었어요. 원거리 촬영이라 카메라도 안 보이고 스태프들도 흩어져 있다 보니 촬영인 줄 모르고 불만을 제시하는 시민들이 계셨어요. 불편한 시선으로 보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있었죠. 영화 촬영 중이라고 얘기해도 마찬가지였어요. 감독님이 안타깝고 속상해 하셨죠."

고등학교 3년 내내 영화감상 동아리로 활동했고, 자율학습 시간에 몰래 빠져 나가 극장을 가곤했다. 그의 연기에 대한 꿈은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 분명하다.

"영화는 정말 틈틈이 많이 보는 편이예요. 재미를 떠나서 많이 보려고 노력 하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같은 멜로 영화도 좋아하고 '아메리칸 히스토리 엑스'처럼 사회성 강한 영화도 좋고요. 최근엔 '부당거래' 등이 기억나네요. 한석규 박해일 선배님 작품을 특히 꼼꼼히 보는 편이예요. 이분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서 연기자로서 로망을 키워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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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진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너무 격정적이지 않은, 순수한 사랑 연기 해 보고 싶어요."

'몽땅 내 사랑' 출연과 함께 단편영화 촬영도 병행하게 됐다. 가수 이한철의 노래에서 제목을 딴 영화 '우리는 하늘을 날았다'(가제)에 캐스팅된 것. 연우진은 작품 속에서 20대 남녀 커플로서 연기를 펼치며 88만원 세대의 삶과 고민에 대해 표현한다.

"요즘은 항상 긴장의 연속인 것 같아요. 시트콤과 영화 촬영을 함께 하게 되면서 캐릭터에 대해 고민도 있고. 그래도 그런 고민과 긴장이 연기자로서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발전 하고 싶고요."

인터뷰 내내 연우진은 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보여 줬다. 영화, 드라마, 시트콤에 단편 영화까지. 앞으로 또 어떤 도전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까.

"다양한 연기를 많이 경험 하고 싶어요.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을 들자면, 조금이라도 더 젊었을 때 멜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격정적인 멜로 연기는 아니고, 순수한 사랑 연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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