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서 "'아라 친구' '이민호 약혼녀'는 그만!"(인터뷰)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0.12.1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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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은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최은서(22), 그녀는 지금껏 이름 세 글자보다 '아라 친구', '이민호 약혼녀' 등의 수식어로 더 익숙했다. 본명은 최혜윤. 발음하기 쉬운 은서를 예명 삼았다.

KBS 2TV 성장드라마 '반올림2'에서 아라의 친구, MBC '개인의 취향'에서 이민호 분의 약혼녀 역할로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던 최은서는 이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연기 활동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그녀가 MBC 일일드라마 '폭풍의 연인'에 파격적으로 주연에 캐스팅 된 후 주변의 관심은 뜨거웠다. 별을 박은 듯한 눈빛, 순수한 외모가 별녀에 딱 맞는다는 평가였다.

"처음엔 믿기지 않았어요"라고 말을 연 최은서는 "제게도 힘든 도전이고, 제작진으로서도 힘든 결정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되면서 부담도 물론 있었죠. 그러나 잘 해야겠다는 부담은 한도 끝도 없는 법이니까. 훌륭한 배우들이 많고 선배님들이 드라마의 지탱을 잘 해 주셔서 감사하죠"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그녀의 연기에 대한 아쉬움 섞인 반응들도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그녀는 "부족한 부분이 있으니까 그런 평가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도 제 몫이라고 봅니다"라며 담담하지만 당차게 각오를 전했다.


첫 주연작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절름발이 소녀 신은혜 역. 굴지의 기업 회장 유대곤(정보석 분)의 딸로, 극중에선 아직 출생의 비밀이 감춰져 있다.

최은서는 "정보석 선배님과 빨리 아버지와 딸로 만나고 싶어요"라며 "촬영장에서 뵈며 느꼈는데 정말 섬세하고 자상한 분이예요. 딸로 나오는 애리(정주연 분)에게 굉장히 잘 해주시더라고요. 워낙 평소에 팬이었는데, 같이 드라마를 하고 있다는 게 실감이 안 나요"라고 수줍게 전했다.

극중 절름발이로 등장하는 그녀에게 어느 샌가 다리 통증이 따라 다니고 있다. 그래도 그녀에겐 그 통증이 반갑기만 하다. 캐릭터와 드라마에 대해 설명하는 그녀의 눈이 반짝인다.

"처음엔 별로 신경을 안 썼는데, 촬영을 마치고 오면 왼쪽 다리가 너무 아프고 허리도 당기더라고요. 몸이 고되긴 한데도 뭔가 했다는 뿌듯함이 느껴져요. '오늘 내가 별녀로 살았구나' 생각하면 아픈 것도 좋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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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은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전작 '개인의 취향'에서 최은서는 전진호를 사랑하지만 끝내 그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역할이었다. '폭풍의 연인'에서는 자신이 보모로 들어간 서라벌 호텔가의 손자 이형철(이재윤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이번엔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낯선 서울에 홀로된 데다 다리도 아프기 때문에 처음엔 형철의 연민으로 시작되는 것 같아요. 그것이 점점 좋아하는 감정으로 발전되는. 별녀도 형철에게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이복자매인 애리와 삼각관계가 되죠."

"별녀는 겉모습이 화려한 친구는 아니지만 내면이 아름답고 마음이 따뜻한 친구예요. 형철이 잘 보듬어 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녀가 처음 느낀 사랑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라는 최은서에게서 진정 별녀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극중 신은혜의 애칭인 '별녀'는 '별처럼 반짝반짝 빛난다'는 의미다. "은혜가 고향인 우도에서 노인들에게 잘 하고, 아이들도 참 예뻐해요. 그런 모습이 별처럼 아름답다고 별녀라고 불려요. 저도 원래 꿈이 유치원 선생님이었거든요. 그래서 아이들과 촬영하고 같이 지내는 게 무척 즐거웠어요. 제가 돌보는 필립도 너무 귀여워요. 연기를 굉장히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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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은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최은서는 중2때 패션지 '신디더퍼키' 모델 콘테스트 3등으로 데뷔하면서 연예계에 입문했다. 고 2때까지 잡지 모델을 해오다 자연스럽게 연기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어머니가 그녀의 든든한 지원자가 됐다.

"데뷔 전부터 어머니와 연말이면 함께 '연기대상', '영화대상' 같은 시상식을 챙겨 보곤 했어요. 연기를 시작한 뒤에도 대본 연습할 때 어머니가 상대배역을 많이 해 주세요. '폭풍의 연인'이 일일극이나 보니까 주 연령층이 주부들이 많아요. 이번에 어머니의 도움을 많이 받지 않을까 싶어요."

순탄치 만은 않았다. '반올림 2'가 종영한 이후로는 이렇다 할 작품 활동 없었다. 부모님이 속상해 하실까 걱정도 됐다. 당시를 생각하면 연기를 할 수 있는 지금의 연기 활동이 더욱 소중하고 행복하게 느껴진다.

"3년은 학교만 다녔어요. 그런데 '반올림'을 같이 했던 친구들은 계속 TV에 나오고 하니까 부모님이 조금 속상해하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해서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게 다행스럽고 기쁘게 느껴져요."

인터뷰 내내 그녀는 차분하고 조곤조곤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영화에서 욕설을 내뱉는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것이 신선했다. "영화 '레드아이'에서 가출 소녀 역을 연기했죠. 거침없이 욕을 하는 캐릭터라, 영화를 본 주변 분들은 다들 놀라시더라고요."

고운 얼굴에 욕설이라니. 첫 스크린 데뷔작에 강한 캐릭터가 부담되진 않았을까. "시놉시스를 봤을 때도 그런 면이 드러났지만 욕설 연기에 부담은 없었어요. 저는 예쁜 역할만 하고 싶지 않아요. 기회가 닿는 한 여러 가지 배역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 보면 욕설 연기가 너무 자연스럽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워요."

이쯤 되니 얌전하기만한 신인 여배우가 아니다. 지금 눈앞에 있는 그녀는 영락없는 별녀로 보이지만, 언제 어떻게 변신할런지. 계속해서 두고 봐야할 것 같다.

"제가 재미있게 분위기를 이끌고 싶은데 어쩐지 얘기를 하다보면 점점 다큐로 가는 타입이에요.(웃음) 그렇지만 시트콤의 코믹 연기를 꼭 해 보고 싶어요. 악녀 연기도 도전 해보고 싶고요."

"역할을 꼽아 보자면, 음. '지붕뚫고 하이킥'를 재미있게 봤는데, 거기서 신세경씨 캐릭터랑 제가 비슷한 면이 보였어요. 또 황정음씨처럼 사랑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캐릭터도 연기해 보고 싶어요. 드라마 '태양의 여자'에서 김지수씨 같이 미워할 수 없는 악녀 연기도 꼭 해보고 싶어요. 독하지만 공감과 연민을 자아낼 수 있는 악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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