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송영길 "잘 생긴 외모가 자신감 준다"(인터뷰)

KBS 2TV '개그콘서트-봉숭아학당'의 꽃남..잘 생긴 배우들에 '독설'로 눈길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1.01.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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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송영길 ⓒ사진=류승희 인턴기자


"얼굴 보니까 송씨 집안에 먹칠하게 생겼구만, 코믹 연기한다고 하는데 네 얼굴이 코미디야."(송승헌에게)

"옷 좀 제대로 입고 다녀라. 그러니까 송혜교나 사귀지."(현빈에게)


KBS 2TV 공개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 왕비호를 능가하는 독설남이 떴다. 스스로를 '까도남(까다로운 도시의 남자)'이라고 칭하며 현빈, 승승헌 등 이시대의 잘 생긴 남자들을 무참하게 깔아뭉개는 자칭 '꽃남', 송열길(27)이다.

그는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코너에서 잘 생긴 배우들의 외모를 지적하고 이어 자신의 '신체 부스러기'를 방청객에 선물하는 '아량'을 베풀고 있다. 주로 귀를 후빈 면봉이나 사용한 코 팩이 '선물'로 주어진다.

"까기 위해 까는 게 아니라 저의 우월한 외모를 내세우는 거니 이해해 주실 거라 믿어요."


'양해'를 구할 줄 알았는데, 송영길은 당당하다. 그는 "한 번도 제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다"며 "자신감에 우러나서 하는 거라 제 개그에는 언제나 진실성이 담겨있다"고 자못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매력 포인트를 꼽아 달라"고 하자 "얼굴에서는 눈, 몸에서는 배"라며 "특히 여성분들은 제 배에 호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저를 비호감으로 여기시는 분들도 있지만 직접 보면 마음이 달라질 것"이라며 "내가 제일 '짱'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는 당초 개그에 대한 꿈은 없었다고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여행사, 배달일 등 닥치지 않고 일을 하며 세상을 배웠다. 이어 군대(전경)를 갔고, 2006년 제대 후에도 마찬가지로 여러 일을 하며 생활인으로 살아갔다. 그러다 갑자기 개그맨이 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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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송영길 ⓒ사진=류승희 인턴기자


"어릴 적에는 영구를 보면서 막연히 개그맨의 꿈을 꾸기도 했어요. 하지만 어떻게 되는지 몰랐어요. 어린 시절에도 성대모사 같은 개인기는 남들에게 칭찬 받기도 했지만 그런 것은 웬만한 사람이면 있는 추억이잖아요."

송영길은 일단 대학로에서 개그를 시작한다. 지금의 '꽃남' 콘셉트가 거기서 만들어졌다.

"제가 말하는 게 저랑 잘 안 어울렸나 봐요. 언젠가 대사를 하다 애드리브로 '어저께 뉴욕에서 와서 시차적응이 안 돼 피곤하다'고 한마디 던졌는데 관객들이 막 웃으시는 거예요. 또 제가 기타를 치니까 웃으시고요. 생각했죠. '아, 나는 있어 보이고 잘난 척해야 웃는구나'하구요."

그는 '잘난 척'이라고 했지만, 사실 잘났다. 송영길은 2010 KBS 공채개그맨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했다. 자유연기 1개, 지정연기 3개가 지원자들에게 주어진 과제였지만 그는 자유연기 후 지정연기 하나를 끝내자마자 현장에서 '합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 기세를 살려 지난 8월부터 '봉숭아학당'에서 '꽃남'으로 '독설'을 날리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까지 벌써 22주째다. '먹잇감'은 어떻게 구할까.

"일단 이슈가 되는 사람을 대상을 선택해요. 주로 잘 생긴 사람들이죠. 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어요. 북한의 지도자 세습과 관련해 김정은의 외모를 한 번 개그 소재로 한 적은 있어요. 그 2주 후에 연평도발이 일어나 우스개 소리로 '너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는 타박을 듣기도 했어요."

집(정릉)과 여의도를 오갈 때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그는 "주위에서 '쟤, '개콘'에서 욕하는 애'라는 수근 거리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얼마 전에 방송에서 '독설'을 날렸던 송중기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열린 2010 KBS연예대상에서 만났는데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며 "만나보니 사람 좋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선물'을 안기는 대상에 대해서는 "리액션이 좋은 연자 연예인들에게 '선물'을 안긴다"며 "일반 방청객의 경우는 쓱 봐서 눈이 마주치면 준다"고 말했다.

송영길은 선물을 주며 "내가 귀 후빈 면봉"이라거나 "사용한 코 팩"이라고 말하지만 상자에 들어가 있어 실제 그런 것들이 안에 들어있는지는 선물 받은 사람만이 안다.

"하하, 그건 비밀이에요. 일단 받아보시면 압니다."

송영길은 "왕비호를 했던 윤형빈 선배님하고 비교될 때가 있는데 저는 '외모'에 대해서는 평가한다"면서 "두루 보고 '독설'을 날렸던 왕비호와는 또 다르다"고 말했다.

"사실 이렇게 개그를 하고 있다는 게 꿈만 같아요. 불과 1년 전만 해도 '개그맨'의 길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개그콘서트'라는 '꿈의 무대'에서 개그를 하고 있으니 실감이 안나요. 말 그대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현실감이 별로 없어요. 하지만 외모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아이유를 좋아하는 데 아이유도 아마 저를 실제로 보면 빠져들 거예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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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송영길 ⓒ사진=류승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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