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 제2의 '아바타' 굴욕..기술부문만 4관왕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1.02.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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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이 아카데미의 블록버스터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LA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 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인셉션'은 촬영상과 음향상, 음향편집상, 시각효과상 등 4개부문에서 수상했다. 기술 부문상을 휩쓴 결과다.


앞서 '인셉션'은 작품상, 각본상, 촬영상, 미술상, 음악상, 음향상, 음향편집상, 시각효과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후보 발표 당시부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감독상 후보에서 제외돼 아쉬움을 남겼던 '인셉션'이 예상대로 기술 부문에서만 강세를 나타낸 셈이다.

'인셉션'은 시상식 첫 상이었던 촬영상을 비롯해 초반에 4개 상을 모두 받아 이변을 꿈꿨다. 그러나 끝으로 갈수록 주요 부문 시상이 이뤄지는 이번 아카데미에서 '인셉션'의 이변은 결국 없었다.

'인셉션'은 인간 내면의 깊은 곳, 꿈속의 꿈을 누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빼어난 상상력과 영상미로 그려냈던 '인셉션'은 국내에서만 553만명을 동원한 흥행작.


미국에서도 흥행에 성공, 3억 달러 가까운 수입을 거뒀고, 전세계적으로는 무려 8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 '지적인' 블록버스터에 대한 평단의 평가도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각종 영화 시상식은 '인셉션'에 인색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 '킹스 스피치'가 대개의 상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아카데미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는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아바타'의 예를 그대로 떠올리게 한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 최고 흥행 기록을 경신하며 세계 영화사를 새로 쓴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아바타'는 지난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무려 9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지만 시각효과상, 촬영상, 미술상 등 3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

반면 카메룬 감독의 전 부인인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라크전 영화 '하트로커'가 작품상과 감독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올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경성 연설 공포증에 시달리는 영국 왕 조지 6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국 톰 후퍼 감독의 '킹스 스피치'가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개 상을 타며 아카데미의 최후의 승자로 떠올랐다. '킹스 스피치'는 콜린 퍼스가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해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다만 '인셉션'은 '킹스 스피치'와 함께 최다인 4개 부문 상을 수상해 가까스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체면치레를 했다. 물론 '킹스 스피치'가 수상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과 비교하면 그 체감 무게감은 하늘과 땅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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