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도 놀란 음향시설, '나가수' 녹화 직접 보니…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1.07.0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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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녹화현장 ⓒ사진=MBC 제공
'이 가수가, 이 노래를 부른다고?'

지난 4일 오후 8시 경기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진행된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녹화를 지켜보면서 예상을 깨는 7번의 무대를 보며 내심 놀랐다.


이날 녹화는 지난주 탈락한 BMK에 이어 새로운 가수 김조한의 투입과 함께 진행된 1차 경연 무대가 펼쳐졌다. 미션은 '도전하고 싶은 노래'. 도발적인 주제에 맞게 가수들은 상상하지 못했던 선곡과 역시 예상을 깨는 편곡, 무대 연출로 연이어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차도녀' 장혜진은 카라의 '미스터', 옥주현은 핑클로 함께 활동했던 이효리의 '유고걸', 김범수도 씨엔블루의 '외톨이야'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무대를 만들었다. 이 정도만 들어도 벌써 감이 오지 않을까. 선곡도 선곡이지만, 실제 눈으로 보는 무대는 더욱 놀랍다. 원곡과는 전혀 다른 곡처럼 느껴질 정도로 새로운 무대였기 때문.

보통 6시30분께 입장을 시작하는 '나는 가수다'가 이날은 8시께 녹화를 시작했다. 오전 10시면 설치돼야할 무대 세트가 이날은 기술상의 문제로 다소 늦어지면서, 일정이 모두 조금씩 밀렸기 때문. 청중들에겐 미리 연락을 해 두긴 했지만 제작진의 미안함은 컸다. 그러나 이날 공개홀 좌석을 가득 메운 약 800여명의 청중들의 얼굴엔 시작은 기대감, 끝엔 만족감만이 보였다.


스포일러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나는 가수다'는 철통 보안으로 유명하다. 특히 순위를 발표할 때는 가수의 매니저조차 출입을 막는다고. 취재진에게 녹화 현장을 공개키로 한 이날도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오가는 2층 스튜디오엔 경호원들이 삼엄하게 입구를 지켰고, 테이프와 판자 등을 이용해 바리케이트까지 쳐져 있었다. 마침내 그 비밀의 문을 열고 '나는 가수다' 무대 앞에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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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의 '미스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가수 장혜진 ⓒ사진=MBC 제공
공연에 앞서 연출자 신정수 PD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녹화가 늦어진 것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공연 내용을 인터넷에 유포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이날 녹화장에는 1000여명의 관중이 자리했다. 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은 500명 뿐이지만, 그러나 간혹 급한 사정으로 오지 못하는 청중들이 생기기 때문에 여유 있게 700~800명을 초빙한다. 이 가운데 선착순 500명에게 투표권을 주고, 이들은 입장 시 명찰을 달아 표시한다. 나머지 100~200여명은 프로그램 관계자들이었다.

모든 설명이 끝나고 첫 가수가 무대에 올랐다. 가수는 무대에 올라 10초가량 감정을 다스렸다. 긴장이 스쳤지만, 반주가 시작되자 표정이 돌변했다. 여유롭고 박력이 넘치는 무대 매너로 관중을 압도했다. 첫 가수를 비롯해 7번째 가수가 무대를 마칠 때 까지 단 한례의 실수도, 한 차례의 중단도 없었다.

특히 음악 프로그램 녹화 현장이나 콘서트 현장을 몇 차례나 방문해 봤던 기자들도 '나는 가수다'의 음향시설엔 깜짝 놀라는 반응이었다. 각 악기의 소리가 선명하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뤘다. 그러면서도 가수의 목소리는 묻히지 않았고, 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귀에 쏙쏙 박힐 정도로 깨끗하게 울렸다.

"다른 음악 프로그램에선 상상할 수 없는 제작비를 투입하고 있다. 최고의 세션과 게스트 연주자 초빙, 음향장비 등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그것이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 질 향상의 밑거름이 되지 않겠나"라던 제작진의 신념은 분명 일리가 있었다.

이날 무대는 평소에 비해 경쾌한 음악이 많았다. 또 1차 경연이라 다소 긴장감이 덜했기에 가수도 관객도 즐기는 공연이었다. 가수들의 음악이 끝날 때 마다 몇몇 관객들은 일어나 기립 박수를 쳤다.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드는 청중들도 눈에 띄었다.

MC를 맡은 윤도현은 자연스럽게 진행을 이끌었다. 청중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분위기를 돋우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특히 김범수의 무대가 끝난 후 현장에서 여자친구 즉석공모, 한 여대생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윤도현은 매 무대가 끝날 때마다 "이 가수가 이 노래를 부를 줄이야",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이런 댄스를 보여줄 줄은 몰랐다"라며 감탄했다. 또 "'나는 가수다'를 통해 한국에 이렇게 좋은 노래들이 많았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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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첫 경연에 참여한 가수 김조한 ⓒ사진=MBC 제공
새로 투입된 가수 김조한이 신승훈의 'I Believe'를 선보인 뒤 모든 공연이 마무리 됐다. 이 역시 원곡이 어땠는지 잠시 잊을 정도로 새로운 박자와 리듬으로 무대 위에 펼쳐졌다. 김조한은 여유 넘치는 모습으로 R&B의 제왕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제작진의 진행에 따라 청중들이 공개홀을 빠져 나갔다. 가슴에 명찰을 달고 있는 청중평가단 500명은 투표를 위해 자리에 남았다. 현장에 남은 500명에게는 3명의 가수를 선택할 수 있는 투표용지와 가수들이 부르길 바라는 곡을 추천하는 용지가 주어졌다.

이 때 시간은 약 9시 30분. 무대는 끝났지만 제작진과 가수들은 여전히 바쁘게 움직였다. 청중들의 투표가 발 빠르게 진행됐다. 그러나 투표 결과를 계산하는 동안 1시간 30분가량이 소요된다. 이 시간동안 제작진은 스크린이 설치된 대기실에서 가수들의 무대를 마친 소감을 촬영한다.

모든 가수의 노래가 끝난 직후 신정수 PD는 "이번에도 가수들에게 놀랐다"라며 녹화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매 경연은 주제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엔 평소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보여주지 못했던 노래들을 불렀다. 가창력이 있는 가수들 대부분이 발라드 음악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미션을 통해 댄스, 락, 펑키 등 비트 있는 음악으로 변화를 선보였다"라고 말했다.

신 PD는 "편곡도 다양했고, 가수들의 역량이 다시 한 번 드러나는 무대였다. 제작진 역시 생각 못했던 공연이었다. 새로운 음악적 시도는 물론 무대 연출력까지 봤을 때 시청자들에게 참 좋은 무대를 선사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시청률 싸움은 물론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시청률이 높고 낮고를 떠나 '나는 가수다'가 오래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시청률이 높지 않아도 시청자들이 흥미를 갖고 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래야 김범수, 박정현 같은 가수들이 계속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똑같은 무대를 봤지만, 현장을 나오는 취재진들은 각기 다른 가수들의 무대를 최고로 꼽았다. 이날 무대에서 500명의 청중들로부터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가수는 누구일까. 가수들의 깜짝 놀랄만한 도전과 그 결과는 오는 10일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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