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탠퍼드大 매거진, 타블로 사건 심층보도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1.07.0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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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위조 논란으로 고통 받았던 힙합가수 타블로와 관련해 모교인 미국 스탠퍼드대매거진에 장문의 심층보도 기사가 실려 눈길을 모은다.

최근 발행된 스탠포드 매거진 7·8월호는 '다니엘 리의 박해(The Persecution of Daniel Lee)'라는 제목으로 졸업생인 타블로와 관련한 한국 내에서의 이상 논란을 다룬 기사를 실었다. 글을 쓴 조슈아 데이비스는 미국 와이어드 지에 글을 기고하는 프리랜서 작가로 스탠퍼드대 출신이며, 다니엘 (선웅) 리는 타블로의 영문 이름이다.


기사는 힙합그룹 에픽하이로 활동하며 국내는 물론 북미에서도 인기를 모았던 타블로의 가수로서의 이력을 비롯해 학력위조 논란과 관련한 소동을 비교적 상세하게 담았다.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이하 '타진요')가 중점적으로 제기했던 타블로의 학력위조 논란 및 검찰 수사, 화제 속에 방송돼 학력논란의 마침표를 찍는 데 일조했던 'MBC스페셜'까지 인터뷰를 통해 다뤘다.

타블로의 학력을 입증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까지 나온 지 약 반년이 지나 늦은 감이 있고, 국내에서는 대개 널리 알려진 내용이지만 스탠퍼드대 잡지가 이를 세세하게 다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들은 2007년 신정아 사건 이후 한국에서 학력위조에 대한 경계가 높아졌고, TV 방송에서 스탠퍼드대에서 3년6개월만에 대학 졸업장은 물론 석사 학위를 모두 따낸 따냈다고 밝혔던 '엄친아' 타블로가 이후 표적이 됐다고 분석했다. '타블로가 거짓말쟁이'라는 내용의 메일을 무려 133통이나 받았던 토마스 블랙 학장은 그해 6월 11일 타블로의 졸업장 사본 공개에 맞춰 공식 서신까지 내놨지만 논란을 가라앉지 않았다. 타블로가 동명이인의 졸업장을 훔쳤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기사는 '타진요'가 끝내 의심을 버리지 않았던 스탠퍼드대 졸업생인 동명이인 '다니엘 리'의 인적사항 및 인터뷰를 다루고 있어 또한 흥미를 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다니엘 리는 타블로와 똑같이 2002년 스탠퍼드에서 학위를 받았지만 영문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은 타블로와는 달리 기계공학 전공에서 석사 학위를 따 현재 미국 위스콘신에 위치한 산업디자인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동명이인 다니엘 리는 인터뷰에서 "언젠가부터 한국인 래퍼가 내 아이디를 도용하도록 허락했다며 분노에 찬 한국인들의 메일이 오기 시작했다"며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며 밝혔다.

한국 스탠퍼드 총동문회가 나서지 않았던 데 대해 타블로의 친구가 비판한 내용도 담겼다. 타블로가 총동문회에 참석한 적이 없었던 데다 총동문회의 일부 구성원들 또한 타블로의 말이 진실인지 믿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는 게 동문회 회장의 설명이다. 타블로의 오랜 친구는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그들이 타블로를 내버려뒀다"며 "그들이 이 사태를 끝낼 수 있었지만 아무도 화염 가까이에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기자는 지난 5월 스탠퍼드대에서 강연에 나섰던 타블로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글을 맺었다. 이에 따르면 타블로는 무대 공포로 경직된 모습을 보였으며, 강연 도중 숨을 고르느라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타블로는 강연에서 "솔직히, 나는 큰 상처를 입었다(Honestly, I'm damaged)"며 "괜찮아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기자는 타블로의 강연이 끝난 뒤 사인을 받기 위해 청중들이 긴 줄을 섰으며, 타블로는 한결 긴장이 풀린 모습으로 사진을 함께 찍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건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는 타블로는 현재 가수 복귀 계획이 불투명하다. 최근 타블로가 가수로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추측이 돌았으나 타블로 측이 이를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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