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짜리 차를 디스? '탑기코'에 거는 기대

[김관명의 ★&슈퍼카]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1.08.2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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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버킷리스트에요? 물론 아니죠. 한 달 할부금이 150만원인 차를 누가 오프로드에 막 몰겠어요."

'자동차 마니아' 김진표의 솔직한 말은 의표를 찌르는 데가 있다. 지난 19일 첫 방송한 XTM의 '탑기어 코리아'에서 김진표는 미니 컨트리맨을 몰고 산길 내리막 오프로드를 종횡무진했다. 패러글라이더와 누가 먼저 결승점에 도착하느냐 경기를 펼쳤는데 그는 시종 "끝내준다"를 외쳤다. 그리고는 자신의 수족인 타이어를 펑크까지 내면서 살신성인(?)한 5100만원짜리 4륜구동 미니를 막판에 디스해버린 것이다.


이같은 김진표나 이런 멘트를 자기검열 없이 내보낸 '탑기코' 출발은 일단 좋다. PPL과 협찬이 프로그램 제작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한민국 케이블TV 현실에서 이렇게 '메인 상품'에 대해 보기 좋게 한 방 먹이는 일은 쉽지 않은 것이니까. 장기하가 간파했듯 제작자와 협찬주는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

사실 영국 BBC '탑기어'를 보다보면 조마조마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영국식 과한 유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휴 그랜트가 몬 슈퍼카를 MC 제레미 클락슨이 대놓고 깎아내릴 때의 민망함이란. "나 같으면 이런 차 줘도 안가져요" 이런 '섬뜩한' 멘트도 수없이 많았다.

겸양과 칭찬이 큰 덕목 중 하나인 대한민국에서 과연 디스와 폄하와 농담을 일삼는 '탑기어' 스타일이 과연 자동차 메이커의 눈총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런 걱정 미리 한 자동차 팬들 진짜 많았다. 오죽했으면 3MC 중 한 명인 김갑수도 방송 전 "좀 더 포용력 있게 이 프로를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협찬사'들을 향해 당부를 했을까.


그러나 '탑기코'는 이런 우려를 보기 좋게 배반했다. 스피라 터보(김갑수), 로터스 엑시지컵 260(김진표), 포르쉐 카이멘S(연정훈) 등 '비싸고 잘 달리는' 차종 3대의 운전자들이 상대방의 차를 때로는 질투하고 때로는 흠집을 잡을 때의 시청각적 쾌감은 대단했다. 김진표가 미니 대시보드를 만지작거리며 "아, 이 허접한 플라스틱 질감"이라고 말할 때 역시 신났다.

연정훈이 신나게 몬 슈퍼카 아우디 R8(무려 2억원이 넘는다!)은 또 어땠나. "가속력 죽여준다"는 극찬도 있었지만, 고속도로 주유소를 들락거리며 '고급 휘발유' 운운할 때, "한국 고속도로 제한속도가 100이나 110인데 엔진 개발을 위해서라도 이를 높였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을 때, '톱기코'의 진가는 빛났다.

기자는 '탑기코' 첫방송 전 경기 안산 스피드웨이를 찾은 적이 있다. 2AM의 조권과 임슬옹이 '스타랩' 코너에 나온다고 해서였다. 차종은 골프 TDI 블루모션. 가속력도 좋고 연비는 더 좋은 차지만, 이날 두 멤버 중 한 명은 이 차를 몰다 트랙을 보기좋게 이탈했다.

과연 이 장면은 앞으로 그대로 방송될까. 골프 명성에 작은 흠집을 낼 이 장면이 편집된 채 방송된다면 그것은 '탑기코'가 아니라 폭스바겐 홍보 동영상일 것이다. 그리고 1회를 봤을 때 '탑기코'는 이런 기대를 저버리진 않을 것 같다. 과연 조권과 슬옹이 골프를 몰면서 어떤 디스를 할까(차 안에는 카메라와 함께 고성능 마이크까지 설치됐다), 많은 마니아들은 벌써부터 흥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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