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에게 홍상수 감독 영화란? "신흥종교"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1.08.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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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배우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는 것 같다. 전화 한통에 돈 한 푼 받지 않고 수많은 배우들이 달려온다. 열두 번째 영화 '북촌방향'에도 유준상 송선미 고현정 등 과거 한 때 했던 배우들과 김상중 김보경 같은 새로운 배우들이 두말 없이 출연했다.

22일 옿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북촌방향’ 기사간담회는 배우들이 홍상수 감독에 존경을 표시하는 자리였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년)에 출연했다가 15년만에 홍상수 감독 영화에 출연한 김의성 표현대로 ‘신흥종교에 감흥한 사람들’ 같았다.


'북촌방향'은 영화감독이었던 한 남자가 지방에서 서울에 있는 평론가 선배를 만나러 왔다가 새로운 여인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화. 올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작품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낚시하듯 찰나를 잡아내는 감각은 한층 심오해졌다. 낄낄대는 웃음에서 진리가 뭍어나온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들은 모두 홍상수 감독에 대한 존경을 드러냈다. 홍상수 감독 영화에 처음 출연한 김상중은 “씹으려고 마음먹고 출연했다”고 말했다. “도대체 준비된 게 없다고 하길래 뭔가 알아야지 씹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그는 “게을려서 현장에서 시나리오를 쓰는 게 아니라 감독님 머리에 다 있으면서 끄집어내는 것 같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해변의 여인’에 이어 ‘북촌방향’을 찍은 송선미는 “(홍상수 감독)영화를 찍으면서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선미는 “삶이란 게 반복되고 결혼까지 했으니 평범하게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었다”며 “그런 와중에 감독님 작품을 하니깐 세포 하나하나가 깨어나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최근 홍상수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유준상은 “감독님의 마술에 걸려서 도대체 내가 집에 아이들은 있는 건지 결혼은 한건지 머리에서 지워지더라”며 감탄했다. 유준상은 “이번 촬영에는 시나리오에만 있던 눈이 갑자기 내린다든지 신기한 일도 많았다”며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배우들의 고백이 이어지자 김의성은 “신흥종교에 감화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재미있다”며 눙을 치면서 “십수년만에 다시 영화를 찍었는데 존경하는 홍상수 감독님 영화라서 행복했다”고 했다. 이어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때는 날렵했는데 지금은 몽고장수 같아졌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북촌방향은 9월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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