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 韓애니 사상 첫 200만 돌파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1.09.0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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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이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2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전인미답이다.

4일 오후 1시 기준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마당을 나온 암탉'(감독 오성윤, 제작 명필름,오돌또기)은 누적 200만 119명을 기록했다. 7월 28일 개봉해 일만에 이룬 쾌거다.


이로써 '마당을 나온 암탉'은 그간 한국 애니메이션의 실패와 좌절을 딛고 최초 200만 명 돌파 숙원을 이루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

지금까지 한국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성적은 지난 2007년 디지털 복원판으로 개봉한 '로보트 태권브이'의 72만명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이 같은 성과는 열악한 한국 애니메이션 환경과 100억원대 한국형 블록버스터들, 할리우드 영화,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과의 경쟁 속에서 거둔 것이라 더욱 값지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누적 판매 100만부를 넘어선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양계장을 탈출해 세상 밖으로 나온 암탉 '잎싹'과 청둥오리 '초록'의 용감한 도전을 그린 작품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6년간의 기획 및 제작기간, 문소리 유승호 최민식 박철민 등 연기파 스타들의 목소리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시라노;연애조작단' 등 그간 30여 편의 웰메이드 상업영화를 만들어온 명필름의 첫 애니메이션 도전으로 충무로의 관심을 모았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성공은 명필름과 오돌또기, 그리고 메이저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삼박자가 결합돼 이룬 성과다. 기존 한국 애니메이션들은 높은 완성도에 불구하고 국내 극장 시스템에서 성과를 낼 수 없었다.

극장 시스템이 철저히 극영화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성공은 애니메이션이 아닌 영화로 기획되고 배급됐기에 가능했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30억원 규모의 영화를 개봉한다고 생각하고 기획했다"며 "목표 역시 30억원 규모 영화에 맞춰 200만명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오성윤 감독도 "영화 시스템과 결합했기에 지금의 성과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성공에는 경기도 디지털 콘텐츠 진흥원과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 뒷받침을 해줬기에 가능했다. 공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타석에 설 수 있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이후를 위해서는 이런 공적인 지원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한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 성공만으로 앞으로를 장담할 수 없다. 제2,제3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끊임없이 나와야만 척박한 한국 애니메이션 환경을 바꿀 수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에 길들어져 있는 국내 관객들에 한국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그간 국내 극장 애니메이션 시장은 디즈니를 위시로 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 지브리 스튜디오를 위시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이 잠식했다. 역대 애니메이션 1위를 기록한 '쿵푸팬더2'(500만 이상)를 비롯해 2위 '쿵푸팬더'(467만), 3위 '슈렉2'(330만), 4위 '하울의 움직이는 성'(301만), 5위 '슈렉3'(281만) 등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이 관객을 불러 모았다. '도라에몽'과 '짱구' 케로로' '포켓몬' 등 일본 TV애니메이션 극장판도 어린이 관객을 상대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블루시걸'과 '아치와 씨팟' '천년여우 여우비' 등 한국 애니메이션 부활을 겨냥했던 작품들은 그간 줄줄이 쓴 맛을 봐야했다. 그렇기에 '마당을 나온 암탉'에 대한 기대는 높다. 웃음과 감동, 재미까지 3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평을 받아 가족관객에 안성맞춤이란 평을 받았다.

'마당을 나온 암탉'식 제작 및 투자, 배급 방식이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이 형성되기까지 한 방법은 될 수 있다. 아직 투자사들은 애니메이션을 꺼린다.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극장도 한국 애니메이션을 꺼린다.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 역시 그런 편견에 저녁에는 상영되지 못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작화 능력은 뛰어나도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 하청으로 연명해야 했다. 오성윤 감독은 "액션에 강한 애니메이터, 코믹에 뛰어난 애니메이터들이 이번 작품을 위해 한 데 모였다. 그들이 제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씨앗을 뿌렸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한국판 지브리 스튜디오의 시작이 될지, 이제 암탉이 힘차게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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