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한 "'나가수' 제2도약, 학교졸업한 기분"(인터뷰)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1.09.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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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조한 <사진제공=소울패밀리>
"'나가수'는 자신과의 싸움, 가수 인생 자극제 됐다."

지난 11일 MBC '나는 가수다' 마지막 무대를 선보인 가수 김조한이 밝힌 소감이다.


그는 지난 10주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가수로서의 자신을 재발견했다.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 등 선배가수들의 곡을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불렀고, 감동어린 무대와 화려한 기교로 'R&B대디'란 애칭도 얻었다.

김조한은 사실상 '나는 가수다'를 통해 가수 활동을 재개한 셈이다. 지난 2007년 5집을 마지막으로 선상 라이브 클럽을 운영했고 씨스타 효린 2AM 등 아이돌 가수의 보컬 트레이너로도 활동했다. 가수들의 뒤에서 묵묵히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그가 가수로 다시 무대에 선 것이다.

김조한은 '나는 가수다'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솔직하게 음악에 접근하는 법을 다시 한 번 깨우쳤다고 말했다. 1993년 정재윤, 이준과 솔리드를 결성, 90년대 R&B 열풍을 이끈 김조한은 요즘 음악의 참맛을 느낀단다. 가수 인생의 새로운 도약기를 맞은 그와 마주 앉았다.


-'나는 가수다' 출연을 결심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물론 처음에는 프로그램의 포맷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훌륭한 가수들에 등수를 매긴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결국은 가수들끼리의 싸움이 아니라 가수와 '무대의 싸움' 혹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더라. 엄청난 기운이 나는 무대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매주 방송이 진행되다 보니 안 좋은 컨디션일 때에도 공연을 해야 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여과 없이 보여주는 솔직한 그 과정 속에서 스스로 더 진솔해 지는 것 같았다. '관객에게 감동을 주겠다'는 다짐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대중에 가수 김조한이자 인간 김조한을 보여드린 기분이다.

-'나는 가수다' 탈락했을 때 기분은 어땠나.

▶탈락 보다 출연 가수들과 헤어진다는 사실이 너무 아쉬웠다.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는데 작별하기 힘들 정도였다. 순위를 떠나 다양한 것을 보여드리려고 하다 보니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다. 평소에 장혜진 인순이 선배들을 뵐 기회가 잘 없었는데 이번 방송을 통해 한 무대에 같이 설 수 있게 돼 기분좋았다. 내 자신에 대해 깊게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는 가수다'는 떠났지만 이제 더 큰 경연이 기다리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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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조한 <사진제공=소울패밀리>
-그동안 가수 활동이 뜸했던 이유는?

▶선상클럽을 운영하면서 라이브 콘서트도 했고 후배 가수들의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가르쳐 주고 싶다. 그냥 일방적으로 가르치는게 아니라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느끼는 점들을 공유한다. 자신이 감동을 받아야 대중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고 봐도 되나.

▶음악은 대화이자 커뮤니케이션이다. 아프리카에서는 북에 춤추고 노래하는 등 다 대화이지 않나. 그걸 통해 소울 혼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후배 가수들한테 자기주장을 확실히 가져야 한다고 가르친다. 음악을 즐겨야한다. 음악 비즈니스라 생각하면 안 된다. 나 스스로 제 인생 가수인생 쉽게 한 게 아니라 후배들을 더 조언. 좋은 에너지를 나눈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며 아쉬운 점은?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를 부르고 1등했다. 어느 순간 떨어지더라도 멋지게 하고 후회없고 싶었다. 어느새 나도 발라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넉다운 하더라도 화끈하게 가자고 다짐했다. 무대에 선 그때 그 순간의 느낌을 기대한다.

-한국에서 R&B열풍을 이끈 1세대로서 한마디 한다면.

▶한국의 한은 슬픔을 통해 나오는 것 같다. 할리우드와 슬픈 장면에서는 대성통곡을 하지 않는지만 한국 작품은 눈물바다를 이룬다.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깊은 정서 슬픔이 가요에는 있다. 흑인 음악을 좋아하지만, 흑인을 흉내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들으면 김조한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고 싶다. '나는 가수다'는 짜고 매운 음식과도 같은 방송이었다.

-아버지 김조한은 어떤 사람인가.

▶딸 아이가 내가 출연한 SBS '강심장'을 15번이나 돌려봤다고 했다. 그동안 함께 있어줄 시간이 없어서 미안했는데 방송을 통해서나마 자주 인사했다. 딸 아이와는 닮은 구석이 많아서 속 마음도 공유하는 등 좋은 사이다. 탈락 소식을 미리 알렸는데 '아빠~좋은 경험 했잖아'라며 오히려 나를 걱정해 줬다. 철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리드의 재결합 가능성은 없나.

▶ 예전의 솔리드와 지금의 솔리드는 분명 다른 느낌이다. 솔리드 음악과 제 음악이 다르듯이 지금은 바라보는 목표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솔리드로 활동할 당시 저희 3명은 목적 자체가 같은 곳이었고, 그때의 솔리드는 멤버들과 팬들에게도 추억으로 남아있다"라며 "언젠가 시간과 때가 맞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0월 말 솔로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이번 공연은 철저히 '사랑'을 주제로 한 콘서트다. 남녀간의 사랑은 물론이고 부모님, 동성 친구들끼리의 우정 등 사랑의 다양한 테마로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최근에 기차 안에서 헤드폰을 끼고 비틀즈의 음악을 들었다. 사랑이 주는 거대한 힘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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