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남격'..그냥 노는 男 모습이 편한 이유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1.11.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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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할 '특별한 내용'은 없다. 하지만 그냥 편하다.

KBS 2TV '해피선데이'가 지난 6일 18.9%(AGB닐슨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일요일 저녁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이어갔다. 전주 10월 30일 방송분 16.9%보다 2.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날 '남자의 자격'코너에서는 '귀농일기' 마무리 편이, '1박2일'에서는 지난 방송에 이어 강원 영월 '오지마을체험'편이 방송됐다.

30~40대 남성들의 도전을 다룬 '남자의 자격', 형제 같은 남성들의 여행기를 다룬 '1박2일'이라는 콘셉트를 고려하면 이날 방송은 그런 콘셉트와는 사실 거리가 멀었다.

6일 방송을 요약하면 '남자의 자격'에서 멤버들은 거위, 닭, 오리를 잡아서 내다팔고 벼를 베고 고구마를 캤다. 가장 비중이 컸던 부분은 고구마 캐기. '큰형' 이경규가 호미로 살짝 파기만 해도 줄줄이 엮여 나오는 고구마에 '절규'하는 모습이 비중 있게 그려졌다.


멤버들이 일에 지쳐 낮잠을 자는 모습과, 김태원이 그런 멤버들을 위해 점심으로 어설프게 호박 국수를 만드는 모습도 그려졌다. 마지막에 지난 1년간 도움을 줬던 마을 주민들에 선물을 전달하는 것으로 이날 방송을 마무리 됐다. 여느 일반인들의 귀농 생활과 별단 다르지 않았다.

'1박2일'은 더욱 특별한 게 없었다. 오지마을체험을 하러 강원도 영월까지 갔지만 계속되는 비에 멤버들이 작은방 속에서 게임을 하는 모습이 비중 있게 그려졌다. '작은방 올림픽'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게임에서 멤버들은 손가락 그리고 발가락에 인주를 묻히고 벽에 있는 과녁에 누가 정확히 찍는지 대결을 펼쳤다.

방송 후반부에서는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이승기에게 '제가 다 할 게요'라는 쪽지를 주고, 기상미션으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해당 쪽지를 지닌 멤버가 아침밥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승기가 자신의 주머니에게 발견된 쪽지에 당황하고 어떤 멤버가 자신에게 쪽지를 넣었는지 역추적하는 모습이 방송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방송 상 이날 '1박2일'의 배경은 숙소 주변 100미터를 넘지 않았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방송 직후 시청자게시판 등에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너무 소소한 모습을 그리는 것 아닌가"라고 실망의 목소리를 내는 시청자들도 있었고, "재미었다", "멤버들의 매력이 돋보이는 방송이었다"라는 평도 있었다.

'남자의 자격'과 '1박2일'은 그간 '재미'라는 예능의 기본 요소에 '감동'을 더해 '감동 예능'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감동예능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감동에 감동이 더해지며 "예능적 재미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라는 갓이 불만의 주된 원인이었다.

모처럼 만에 '남자의 자격'과 '1박2일'이 '감동 부담'을 덜었다. 가벼워보였을 수도 '전파 낭비'처럼 비쳐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꾸밈없는 자연스런 소소한 재미', 이것이 '리얼 예능'의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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