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 보아, 이효리·윤미래에겐 없던 '무엇'

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12.0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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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보아ⓒ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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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슈퍼스타K' 시리즈의 성공 후 지상파에서는 MBC '위대한 탄생', KBS 2TV '톱밴드' 등 잇따라 음악을 소재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SBS는 배우 오디션 '기적의 오디션'을 선보이긴 했으나,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선 지상파와 케이블을 통틀어 가장 늦게 시작했다.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이하 'K팝스타')가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양현석 박진영 보아라는 대한민국 3대 기획사의 대표 인물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했다는 위력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뚜껑을 연 'K팝스타'는 '스케일'로만 빛나지 않았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일본 활동에 주력해 한국에선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보아. 양현석과 박진영은 '슈퍼스타K' 시리즈에서 심사위원을 맡은 경험이 있으나 보아는 'K팝스타'가 처음이었다. 초반 가요계 대선배이자 프로듀서로서의 내공이 만만찮은 둘과 같은 선상에 선다는 두려움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K팝스타'는 보아로 인해 더욱 빛을 발했다.

'슈퍼스타K'의 여성 심사위원 자리를 맡아 온 이효리(1) 엄정화(2) 윤미래(3)와 비교해도 그렇다. 그들에겐 없던 무언가가 보아에겐 있었다. 아시아권 내 K팝음악 시장이 전무했을 당시 일본에 진출해 현재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굳힌 'K팝스타 선배'라는 점 그리고 13세라는 어린 나이부터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완성된 스타라는 점에서 그랬다.


이효리는 국내 최고의 여성 솔로가수이고, 엄정화는 연기와 노래를 겸하는 몇 안 되는 엔터테이너다. 윤미래 역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톱 래퍼. 하지만 셋 모두 해외 진출 경험이 없는데다 K팝과는 큰 관련을 찾기 힘들다.

때문에 'K팝스타'에는 누가 뭐래도 보아가 적격이다. 남성 심사위원과 비교해 여성이 보여줄 수 있는 '따뜻함'과 '공감'을 갖췄음은 물론, K팝스타를 뽑는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에도 들어맞는다.

13세 어린 참가자를 보며 자신의 유년시절을 보며 공감할 수 있고, 나이에 맞는 춤을 추라고 조언할 수 있다. 영어에 한·중·일까지 4개 국어를 마스터한 미국인 참가자의 실력을 안타까워하지만 아티스트로서의 재능은 아니라는 진심어린 충고를 할 수 있다. 직접 몸으로 체험한 사실이기에 진정성이 더욱 빛난다.

게다가 방송 프로그램에 거의 출연하지 않았다는 면에서 신선한 재미 또한 줄 수 있다. '양현석, 박진영이 어떻게 심사하지?'라는 궁금증보다 '보아가 어떻게 심사를 하지?'라는 의문이 시청자의 머리에 먼저 떠올랐을 것이다.

방송 말미 시각장애인 참가자의 노래와 춤을 보며 보아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인간 대 인간, 여성의 따뜻한 감수성이 아닌 댄스로 최고의 자리에 올라 나태해진 '가수' 보아로서의 뼈저린 반성이었다. 보아에겐 K팝스타로서 자신만의 역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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