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재인', 제2의 김탁구가 될 수 없었다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1.12.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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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재인' ⓒ사진=KBS 2TV 방송화면 캡처


KBS 2TV 수목드라마 '영광의 재인'(극본 강은경 연출 이정섭 이은진)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28일 방송된 '영광의 재인' 마지막회에서는 김영광(천정명 분), 윤재인(박민영 분), 서인우(이장우 분)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으로 종영했다. 모두가 꿈과 희망을 이루며 가슴 따뜻한 결말을 맞았다.


그러나 '영광의 재인'은 아쉬움을 남기고 퇴장했다.

제2의 김탁구를 노렸지만‥

'영광의 재인'은 2010년 시청률 50%에 육박,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KBS 2TV '제빵왕 김탁구' 사단이 만들었다. 강은경 작가와 이정섭 PD의 만남은 방송 전부터 '제2의 김탁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영광의 재인'은 '제빵왕 김탁구'와는 달리 주인공들의 고난 극복기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무엇보다 권선징악의 뻔한 설정은 진부한 소재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

또 영광(천정명 분)과 재인(박민영 분)의 러브스토리도 이렇다 할 애틋함과 극적 긴장감이 적었다. 남매라는 설정에 대한 결과는 시청자들에게 이미 그 답을 제시해 놓은 상태였다. 더불어 두 주인공들의 가족사 역시 이미 언젠가는 풀어질 것임을 암시해 놓았다. 이는 빠른 전개로 이뤄졌어야 함에도 지지부진한 느낌으로 드라마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뿌리 깊은 나무'를 만난 죄

'영광의 재인'이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SBS 수목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만났다는 것이다.

'뿌리 깊은 나무'가 수목극 동시간대 안방극장을 사로잡으며 '영광의 재인'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뜨렸다. 배우의 열연에 앞서 스토리의 짜임새는 '영광의 재인'이 좀처럼 따라가지를 못했다.

'영광의 재인'이 짜임새나 반전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숨겨진 이야기의 반전이 약했고, 등장인물들의 극적 변화도 큰 공감을 얻지 못했다. 그 예로 재인의 복수다. 거대상사 회장 서재명(손창민 분)을 향한 복수는 과정과 결말이 시청자들이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제빵왕 김탁구' 사단이 만들어 냈다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가득한 스토리였다.

무한긍정 캐릭터가 식상해!

극 중 영광과 재인은 무한긍정 캐릭터다. 좌절할 만한 상황도 스스로 긍정의 힘을 발휘해 이겨낸다. 그게 안된다면 사랑의 힘으로 이겨낸다. '영광의 재인'이 뻔한 결말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들을 100% 좌절시킬 만한 덫은 없었다.

주인공들의 트라우마는 존재했지만, 시청자들의 동정심을 자극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무한긍정의 힘이 오히려 캐릭터를 식상하게 만들었다.

꿈과 희망 그리고 사랑을 담은 '영광의 재인'. 야구 이야기로 드라마 전체를 풀어내지 못하고 처음과 끝을 야구에 빗댄 점은 아쉽기만 하다. 극 중에서 9회말 2아웃 만루 찬스는 제대로 잡았지만 현실에서는 뜬 공으로 3아웃 체인지가 됐다.

한편 '영광의 재인' 후속으로는 오는 1월 4일 이동욱, 이시영 주연의 '난폭한 로맨스'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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