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 석연찮은 해임 "외압 탓?"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2.06.06 10:07
  • 글자크기조절
image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전주국제영화제가 프로그래머를 해임하면서 외압에 휘둘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영화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5일 공식트위터를 통해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건에 대한 공식입장"이란 글을 올렸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 건은 전주국제영화제 인사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개최(6.1)하여 논의하고 결정된 사안임을 밝힙니다. 이 결정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하나의 사건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어났던 일련의 과정과 행동들에 대해서 영화제 조직 내부에서 신중하게 고려하여 내려진 결정입니다. 이 결정은 외부의 어떠한 압력도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고 적었다.


전주영화제가 1년씩 재계약을 맺는 계약직인 프로그래머를 해임하면서 "외부의 어떠한 압력도 없다"고 밝힌 까닭은 역설적으로 이번 문제에 외압이 중요한 화두임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 사안은 지난 5월 개최된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주영화제는 지역언론과 긴장관계에 있었다. 영화제가 공연이나 부대행사가 부족하다는 질타부터 전주시내버스파업 노조원들이 영화제 기간 시위를 하는 것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등 다양한 지적들이 기사화됐다.

결국 결산기자회견에서 한 지역 언론 기자가 영화제 문제점을 지적하자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도' 트는 축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영화제'입니다"라고 말하면서 갈등이 한층 고조됐다.


이와 관련해 전주영화제측은 6월1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을 결정하고 지난 5일 유 프로그램에게 이를 통보했다. 홍영주 전주영화제 사무국장은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건은 결산기자회견 당시 부적절한 언행과 또 여러 사유가 있다"면서도 "공개적으로 해임사유를 밝히는 건 부적절하다. 다만 외압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민병록 집행위원장이 직접 전주 지역 기자들이 똘똘 뭉쳐서 너를 내보내라고 한다"며 "내가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유 프로그래머는 "인사위원회가 열렸다면 당사자를 불러서 소명을 들어야 하는데 인사위원회가 열렸다는 소식도 해임 통보를 받을 때 처음 들었다"며 "다른 해임사유가 있다면 이야기를 해줘야 했지만 그것도 없이 지역 언론들의 문제제기만 말했다"고 설명했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2004년부터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디지털 삼인삼색'을 성공적으로 이끈 장본인이다.

때문에 이번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건은 영화제가 독립적인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지자체와 이해관계자들에게 휘둘린다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 것이라 영화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부천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들이 그동안 석연찮은 이유로 프로그래머를 해고시켜왔던 전례가 되풀이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해임건은 민병록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 연임과 관련한 인사위원회를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다시는 나와 같은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번 문제를 지속적으로 블로그 등을 통해 알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