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부 대단원..'빛과 그림자'의 '빛과 그림자'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2.07.04 08:16 / 조회 : 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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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도 제목을 따라가는 것일까. '빛과 그림자'의 명암은 너무도 뚜렷했다.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극본 최완규·연출 이주환 이상엽)가 이필모의 죽음을 뒤로하고 해피엔딩을 맞이한 안재욱 남상미 커플의 모습으로 64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무려 8개월간 한 자리를 지킨 64부의 드라마는 제목만큼 환한 빛과 어두운 그림자를 동시에 드리웠다.

'빛과 그림자'는 쇼비즈니스 업계에 몸담은 남자 강기태(안재욱 분)의 일생을 통해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현대사를 아우른다는 기획으로 출발했다. 색색깔의 스팽글 의상이 반짝이는 화려한 무대, 귀에 쏙쏙 와 박히는 노래는 '빛과 그림자'를 여느 시대극과 차별화했다. 보는 재미, 듣는 재미가 있는 시대극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이 총천연색 시대극에 맑게 갠 날만 왔던 건 아니다. 지난해 11월 첫 방송 당시 시청률은 한 자릿수 9.5%( 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에 불과했다. 자리잡은 후에도 경쟁작이 만만찮았다. SBS '샐러리맨 초한지'에게 동시간대 1위를 뺏기고 고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렬한 캐릭터와 드라마를 내세운 '빛과 그림자'는 중장년 시청자를 중심으로 탄탄한 지지 기반을 다졌다. 분명한 선악 구조, 복고풍 드라마는 특화된 타깃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일단 20%를 넘어선 시청률은 무려 14부작을 연장하는 와중에도 꾸준히 이어지며 하락세 속에서도 10% 후반대 시청률을 지켜냈다.

중년 시청자의 지지는 양날의 검이기도 했다. '빛과 그림자'가 내내 목말라 했던 건 시청률보다 화제성이었다. 2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별다른 화제를 낳지 못했다. 시청률이 우위에 있어도 화제성은 SBS '천일의 약속'이나 KBS 2TV '브레인'에 크게 밀렸다. 반면 안정된 지지 덕에 KBS 2TV '사랑비'나 '빅', SBS '패션왕'이 엇갈리는 반응을 얻을 동안에도 시청률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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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작을 64부작으로 늘린 연장방영 결정은 가장 뚜렷한 명암을 만들었다. 파업으로 고전하는 MBC는 '빛과 그림자'의 연장으로 한숨을 돌리며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도 끝까지 변함없었다. 그러나 늘어진 이야기는 자기반복을 피하지 못했다. 한주쯤 안 봐도 별 변화가 없는 나날들이 지속되며 후반부 극의 긴장감과 시청률이 동시에 하락했다.

쇼 비즈니스를 통해 현대사를 조명하겠다던 애초의 기획도 아쉽게 흐지부지됐다. '빛과 그림자'의 선택은 안전한 반면 안일했다. 정권에 빌붙어 권력을 휘두르는 극악한 악당 장철환(전광렬 분)을 내세우면서도 10.26이나 12.12 등 당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굵직한 사건을 대부분 피해갔다. 권력자들 사이의 암투나 궁정동 안가 등 추한 면모만이 극 전개를 위해 도구적으로 쓰였을 뿐이다. 물론 이는 다수의 시청자들이 극을 부담없이 지켜보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견 없는 칭찬거리가 있다면 바로 주조연을 가리지 않는 배우들의 열연이다. 안재욱은 카리스마와 인간미를 동시에 갖춘 맞춤 캐릭터를 맡아 오랜만에 든든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64부작 드라마를 이끌었다. 전광렬 이필모 또한 무게감 있는 배우임을 입증하며 반대편에 서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여성 캐릭터는 도중 희미해지긴 했지만 손담미 남상미 모두 긴 호흡의 극에서 분투했다.

특히 김희원 안길강 류담 이세창 김뢰하 등 탄탄한 조연과 나르샤, 홍진영, 손진영, 50kg 등등 가수 출연자들의 활약이 극의 재미를 더했다. 이들 조연들은 깨알 같은 에피소드로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무거운 시대극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빛과 그림자'는 뚜렷한 명암을 남기며 결국 끝을 맺었다. 후속으로는 이선균 황정음 이성민 송선미 주연의 '골든타임'이 방송된다. 긴박감 넘치는 의학드라마가 그 뒤를 이어 월화극 정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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