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까지 간 '짝', '검증 소홀' 제작진은 무죄?

[기자수첩]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2.08.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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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SBS


연이은 출연자들의 논란으로 진정성마저 훼손된 SBS 리얼리티 프로그램 '짝'. 과연 출연자에 대한 책임만으로 해결될 문제일까.


'짝'은 지난 2011년 1월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 속에 많은 일반인 커플들을 배출하며 대한민국 노총각, 노처녀들의 새로운 만남의 장으로 큰 역할을 해왔다.

특히 '짝'은 MBC '사랑의 스튜디오', '강호동의 천생연분' 등 연예인 위주로 참여했던 기존의 커플 매칭 프로그램과는 달리 일반인이 주인공이 되고, 이들이 한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일들을 관찰하면서 이들의 속마음도 바라보기까지 하는 등 '리얼리티'를 표방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지난 7월25일 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출연했던 가수 싸이는 이전 자신이 MC로 맡았던 '짝'의 기획의도에 대해 언급하며 "(PD가 말하기를) '최근 남녀의 만남이 가벼워진 세태가 안타까워서 남녀를 한 장소에 몰아넣고(?) 예의 주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고 들었다"고 언급했다. (다소 솔직한 표현이었겠지만) '짝'의 기획 의도는 분명했다. 남녀의 진정성 있는 만남이 가장 큰 목표이자 프로그램의 '모토'이기도 했다.


분명 기획 의도로만 봤을 때 충분히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지만 '짝'은 연이은 일반인 출연자의 다소 '어이없는' 논란으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일반인 출연자들이 불러일으킨 논란 중심에는 실제 이력, 학력, 직업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네티즌들의 치밀한 조사를 통해 밝혀진 이러한 문제점들은 매회 출연한 출연자들마다 입에 오르내리며 '노이즈'를 양산해냈다.

연이은 출연자들의 논란에 '짝' 제작진은 처음에는 "큰 문제는 없다"고 입장을 밝히며 논란을 불식시켰다.

지난 4월25일 출연한 26기 '여자1호'의 학력 위조 의혹이 불거졌을 때 제작진은 "미국과 한국의 석사과정의 차이가 있는 부분이 있어서 녹화 당시 학력에 대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전했고, 지난 5월23일 출연했던 28기 '남자6호'의 과거 방송출연 이력과 관련해서도 "'짝'에서 속인 부분은 전혀 없다"며 일축했다.

하지만 논란으로 인한 시청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짝' 제작진은 28기 '남자 6호'에 대해 처음으로 출연자 논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출연자 논란은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논란의 이유도 학력위조, 과거 방송출연, 채무관계 등 다양했다. 논란의 불씨는 결국 지난 15일 방송된 33기 'ROTC 특집'을 통해 다시 재점화됐다.

'짝' 제작진은 지난 20일 공식 홈페이지에 입장을 전하면서 지난 15일 ROTC 특집에 출연했던 33기 '여자3호'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짝' 측은 "여자3호의 홍보성 출연 목적과 거짓말 등으로 프로그램의 진정성과 기획의도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소송 제기는 이전 출연자들의 논란에 대해선 "문제없다"라고만 말했던 '짝' 제작진이 취한 가장 '강력한' 조치였다.

하지만 연이은 논란과 문제점 노출 등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불만은 적지 않은 상황이다.

33기 '여자3호'에 대한 '짝' 제작진의 입장이 전해진 후 시청자들은 게시판 등을 통해 "출연자에 대해 '정말' 철저한 검증을 했으면"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란다"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출연자들의 논란으로 인해 처음 기획 의도에서 벗어나 버린 '짝'. 여기에는 제작진의 검증 소홀도 분명 한몫 했다. 결국 출연자들의 만남과 결과는 물론, 출연자의 섭외도 제작진에 의해 시작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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