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구 "발차기하는 톰 행크스 되고 싶다"(인터뷰)

영화 '미운 오리 새끼' 김준구 인터뷰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2.09.0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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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지난 인터뷰에서 김준구 얘기가 나올 때 마다 싱글싱글 웃음을 보이는 곽 감독을 보며 '무엇이 이렇게 사람을 기분 좋게 할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나 배우 김준구를 처음 만난 날 '뻔뻔하면서도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라는 곽경택 감독의 표현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SBS '기억의 오디션'으로 처음 얼굴을 알린 김준구는 곽경택 감독의 '미운 오리 새끼'로 단박에 영화의 주연을 꿰찼다. 이제 갓 연기 인생을 시작한 김준구는 아직 백조가 될지 오리로 자랄지 모르는 '미운 오리 새끼' 그 자체다. 아직은 숨겨둔 것이 더 많은 김준구를 만났다.


지난 달 30일 '미운 오리 새끼'가 드디어 관객을 만났다. 자신의 첫 영화를 만난 김준구는 아직도 배우라는 것이 감이 오지 않는다며 어색해했다. 공주에 사시는 그의 부모는 아들의 영화가 개봉하자 친구들에게 맥주까지 쏘셨다는데, 정작 김준구는 얼떨떨하다는 반응이다.

"극장에서 제 얼굴을 봤는데도 모르겠어요. 아직 어색해서 그런가? 아직 부족한 게 너무 많으니까요. 다음 작품이 사실 부담감이 많이 들어요. 아직도 실력이 한참 모자라는데 빨리 어떻게든 준비를 더 해야 될 것 같아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촬영한 첫 영화, 김준구는 무조건 곽경택 감독의 말을 따랐다. 촬영이 없을 때도 낙만으로 살아야한다며 웃음이 너무 많다는 감독의 말에 촬영 내내 웃음을 참았을 정도다.


"제가 너무 많이 웃는다고 웃지 말라고 디렉션을 주셨어요. 그래서 정말 촬영하는 동안 웃지 않고 있었어요. 원래 그렇지 않은데 참으려니 정말로 뭔가 암울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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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그가 연기한 낙만은 곽경택 감독의 과거 모습이 많이 담겨있는 캐릭터다. 실제 성격도 낙만 같은지 묻자 그는 스스로를 '밝은 낙만'이라고 표현했다.

"낙만이 어리바리 한 면도 있고 유쾌한 면도 있고 해서 저랑 비슷한데, 낙만이는 살아온 환경이 불우하잖아요, 그래서 밝은 면들이 좀 묻히는 것 같아요. 저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서 '밝은 낙만'이죠. 다재다능하고! 의외로 다재다능해요(웃음)."

스스로 '다재다능하다'고 말하고 웃는 김준구는 미술교육과라서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한다며 휴대폰 케이스를 보여줬다. 케이스에는 멋진 용이 한 마리 그려져있었다. 그 실력이 보통은 아닌 듯 했다.

"운동 신경이 좋아요. 미술교육과라서 그림도 좋아하고. 사실 다 잘하지는 않는데 두루두루 하는 편이예요. 그런데 딱 하나 치고 나가는 건 없고."

운동 신경이 좋다는 김준구는 액션연기를 하고 싶어서 연기를 시작했다. 원래 롤모델이 중국배우 견자단이었을 정도다. 액션을 하려면 일단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군 제대 직후 MBC 아카데미를 등록했다. 그것이 연기로 내딛은 첫 발이었다.

"MBC 아카데미에 6개월 다니면서 엑스트라를 많이 했죠. 실험맨 같은 것도 많이 하고. 1년쯤 지나니까 어머니가 학교로 돌아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알겠습니다' 하고 학교로 돌아갔고 4학년 때 '에라 모르겠다' 하는 생각으로 '기적의 오디션에 나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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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한 '기적의 오디션'은 정말 그에게 기적을 선사했다. 연기의 멘토를 넘어 이제는 인생의 멘토가 된 곽경택 감독을 만난 것. 곽경택 감독과의 인연은 감독의 자전적 영화 '미운 오리 새끼'로 또 한 번 이어졌다.

"저는 사실 헌병이었어요. 낙만의 행동은 감독님을 많이 봤죠. 걸음걸이, 습관, 말투까지... 대본을 유추하고 감독님을 보면서 연기했어요. 방위 얘기지만 감독님의 과거 얘기들이라 사건 위주라서 힘들지는 않았어요."

액션 때문에 연기를 시작했다는 김준구는 여전히 액션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꼭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느냐는 질문에 '히어로 무비'라고 단박에 대답했다.

"욕심나는 건 역시나 액션이요. 액션 중에서도 히어로 무비? 아직 수준급은 아니지만 제 신체능력을 믿거든요. 그걸 좀 사용해서 리얼 액션을 해보고 싶어요."

이제 갓 연기를 시작한 김준구에게 롤모델이 있느냐 물었다. 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톰 행크스를 지목했다. 톰 행크스가 롤모델이 된 것도 곽경택 감독의 영향이 있었다.

"원래는 견자단이 롤모델이었어요. 액션은 물론이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모습을 다 섭렵하잖아요. 전에 곽경택 감독님하고 롤모델에 대한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톰 행크스 얘기를 해주셨어요. 왜 톰 행크스가 롤모델이면 좋겠냐고 물어보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얘기를 전해주는 그런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종합해 보면 '발차기 하는 톰 행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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