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견' 브라우니 탄생비화..솜뭉치→제2상근이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2.09.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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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犬)인기'다. 말도 없고 움직임도 없다. 충직하게 주인이 물라면 무는 시늉을 하고 누우라면 눕는 흉내를 낸다. 물론 자력(自力)은 아니다. 주인 마음대로다.

말 없는 강아지 '브라우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정여사'(정태호 송병철 김대성)코너에 등장하는 이 강아지(사실은 강아지 인형)는 사람을 능가하는 인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비슷한 종의 시베리안 허스키 인형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매진'이라는 글자도 쉽게 눈에 띤다.


브라우니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당초 이 코너를 준비하던 정태호는 실제 고급스러운 강아지는 등장시키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강아지 인형. 후배들에게 마트에 가서 강아지 인형을 사오라고 했지만 갖고 온 인형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태호는 "어떻게 할까 고심하다 KBS 소품실을 뒤졌는데 마침 생각하고 있었던 스타일의 강아지 인형이 있었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 있는 걸 가져다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단순 소품이었던 브라우니는 그러나 이후 예상치 못했던 인기를 끌게 됐고, 비중이 예전에 비해 대폭 늘었다. 브라우니를 보기 위해 '정여사'코너를 본다는 시청자들도 있을 정도다. '정여사'는 현재 '개그콘서트' 코너 시청률 1~2위를 달리고 있다.


정태호는 "우직한 브라우니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라며 "인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던데 아마도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별말 없이 들어주고 무슨 행동을 시켜도 가만히 있는 게 외로운 현대인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나름 분석했다.

KBS 소품실에서 가져다 쓰고 있는 브라우니는 특별한 브랜드가 없는 제품. 온오프라인상에는 비슷한 종류의 강아지 인형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하지만 브라우니를 세상에 알린 '정여사'팀에는 어떤 '소득'도 없다. 애초에 협찬을 받은 제품도 아니기 때문이다.

정태호에 따르면 브라우니를 CF 사용하고 싶다는 제의는 있었다고. 정태호는 "우리 팀원들을 제외하고 브라우니에게만 CF제의가 왔다"고 말하며 웃었다.

브라우니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조만간 새로운 브라우니가 탄생할 전망이다. 소품실에서 낡은 인형을 가져다 쓰다 보니 녹화를 거듭할 수록 내부의 솜이 빠지는 등 인형이 상해가고 있는 것이다. 정태로는 'NEW 브라우니'에 대한 고민이 많은 듯 했다.

"비슷한 모양의 새 인형으로 교체를 생각하고 있어요. 너무 낡았거든요. 협찬을 받거나 아니면 저희끼리 새로운 인형을 만들까도 생각 중이고요."

정태호는 브라우니의 뜨거운 인기에 대해 좋으면서도 서운한 마음도 있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브라우니는 솜뭉치에 불과하잖아요. 그런 솜 인형에 사람인 우리가 밀렸다고 하니 속상하고 언짢아요. 하하. 하지만 상근이 못지않은 국민견 캐릭터로 브라우니를 키우고 싶습니다. 우리 브라우니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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