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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재판장님, 지난날에 과오와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겠습니다. 어서 건강을 회복하여 이웃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선처를..."
흐르는 눈물에 말을 잇지 못했다. 환자복을 입고 접이식 들 것에 의지해 법정에 선 모습은 더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가수 타블로(본명 이선웅)를 비방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타진요(타블로 회원에게 진신을 요구합니다)' 회원 김 모씨(53)가 법정에서 깊이 참회했다.
19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421호 법정에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타진요 회원 김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김씨는 최종 변론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며 선처를 바랐다. 10분 가량 진행된 재판에서 고개를 숙이고 침울한 표정을 하고 있던 김씨는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한다"고 말한 뒤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타블로 학력위조 의혹을 주도한 사람 중 한 명인 김씨는 지난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김씨는 이날 피고인석에 앉지 못했다.
접이식 들 것과 응급요원의 도움이 있어야만 거동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최근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아 서울 모처의 한 종합병원해서 수술을 받았다. 결국 지난 12일 열린 결심 공판에 참석하지 못했고, 함께 기소된 '타진요' 회원 7명과는 분리해 결심 공판을 가졌다.
이날 심리를 진행한 박관근 부장판사는 고 성철 스님의 전기소설 '우리 옆에 왔던 부처'의 한 구절을 인용해 "'생명을 아끼고 뜻을 바로 세워라'라는 말을 잘 회고해 보고 헌신하고 봉사하겠다고 말했듯이 남은여생을 실천을 통해 보여달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전 의원이자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인 강용석도 이날 재판에 참석했다. 김씨의 변호인인 그는 스타뉴스와 만나 "무죄를 주장할 사항이 아니다"며 "항소심을 통해 감형을 하는 것이 목적이다"고 말했다.
재판이 끝나자 김씨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응급요원의 도움을 받아 구급차에 후송되는 그의 눈가는 여전히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판결 선고는 오는 10월 5일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형사14단독(곽윤경 판사)는 지난 6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타진요' 회원 10명 중 박씨를 포함 3명에 대해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타진요 회원과 검찰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으며, 수감 중인 일부 타진요 회원은 재판부에 계속해서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하는 등 심경의 변화를 보여 왔다.
한편 타블로는 지난 2010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 학·석사 학위 취득에 대한 위조 의혹에 휩싸였다. 결국 조사에 나선 경찰이 타블로의 졸업 사실을 인정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됐다.
같은 해 8월 타블로는 '타진요' 회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이 10월 타블로의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에 불복하자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