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만화같은 삶..아이디어의 원천"(인터뷰①)

솔로 미니2집 '원 오브 어 카인드' 발매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2.09.20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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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늘 새로운 것을 좇는다.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는 늘 엉뚱한 곳에서 나온다고 했다. 만화 같은 삶, 늘 톡톡 튀는 발상에서 트렌드는 만들어졌다.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음악을 하고 싶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그와 마주 앉았다. 검정 비니를 눌러쓰고 자리한 그는 트렌드를 읽어내는 독특한 시선으로 만들어낸 젊은 음악을 직접 소개했다. 타이틀은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A Kind), '유일하다'란 의미다.


지드래곤은 이미 K팝 열풍의 중심에 있는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대중성과 음악성을 조율하는 프로듀서이자 팀의 리더로 기억되는 그지만,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다루는 감각은 특별했다. 이번에 솔로 가수로서의 그의 행보 역시 강렬하다.

무엇보다 이번 음반은 프로듀서이자 솔로 뮤지션으로서 지드래곤의 역량을 강조한 앨범. 3년 만에 발매된 솔로 앨범인 만큼,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수록했다. 여기에 새 트렌드를 주도하면서도 대중과의 접점을 찾는데 주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우선 새 앨범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한다면.


▶앨범 타이틀 '원 오브 어 카인드'란 의미처럼 다수 안에서 유일한 존재가 되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이 곡을 가장 먼저 만들었고 앨범 제목으로 정하게 됐다. 3년 만에 내는 솔로 앨범이라 부담도 많이 느꼈고 개인적으로 저만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려고 노력했다. 뮤직비디오, 아트워크 등 제 손때가 많이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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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빅뱅과 구분지어, 솔로 지드래곤의 음악의 차별점은?

▶빅뱅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듣고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면에 집중한다면, 솔로 음악은 저만 할 수 있는 것이었으면 한다. 선후배 가수들이 딱 보기에도 '이 노래는 지드래곤이 아니면 하기 힘든 음악이구나'하고 느껴주셨으면 했다.

-힙합 색이 짙었던 지난 앨범과 달리 이번엔 장르적으로 다양하다. 만족도는?

▶앨범에 하나의 콘셉트로 곡을 구성하기 보다는 다양한 곡을 한 곡 한 곡 담으려고 노력했다. 언제나 그렇듯 제가 만든 음악이기에 개인적으론 만족도가 높다.(웃음) 3년이 지나도 만족도가 높을까 생각해 본다. 3년 뒤에 같은 질문을 해 달라.

앨범에는 힙합을 베이스로 한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철저히 '멋'을 지향했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래핑에 더해져 에너제틱하고, 흥겨운 리듬감을 줬다. 장르에 대한 경계도 넘나든다. 타이틀곡 '크레용'에선 힙합, 일렉트로닉을 결합한 특유의 색을 칠했고 올드팝적인 친숙한 분위기를 주거나 록과 독특한 합을 이룬 곡도 있다.

특히 타이틀곡 '크레용'은 오랜 고민 끝에 탄생한 노래다. 멋을 지키면서도 친숙한 단어로 재미를 주고 있다. 팝계에서 흔하게 쓰이는 '너만의 스타일을 지켜(Get Your Swag On)'란 문구는 지드래곤만의 표현방식인 'Get Your Crayon'으로 바뀌었고, '머리 어깨 무릎 발'까지 철저히 멋은 지키면서 다같이 즐기자고 외치고 있다.

음악 팬들에 새로운 스타일을 주도하면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소를 배치한 것. 특히 힙합과 일렉트로닉 장르의 특성을 깊게 파고들며 매력을 더했다. 대중적인 멜로디 코드 하나 없지만, 스타일과 감각만으로 승부한 실험적인 카드다. 힙합과 일렉트로닉, 심화된 두 장르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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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타이틀곡 '크레용' 가사에 김희선, 전지현 등이 언급된 것이 재미있다.

▶김태희 전지현 김희선 등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누가 봐도 미인들로 꼽히는 대표적인 여자 연예인들이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뮤직비디오 구성이 흥미롭다. 이번엔 여장도 했는데.

▶우선 날씬한 뒤태는 제가 아니라 댄서분의 모습이다.(웃음) '크레용' 뮤직비디오의 콘셉트는 '산으로 가자'다.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미친 놈'이라고 생각했으면 했다. 엉뚱한 모습을 담고자 했고, 재미있는 모습이 많이 나온 것 같다.

-'그XX'란 곡을 수록하면서 자발적으로 19금 음반이라 표기했다. 아쉬움도 있었을 것 같다. '그XX'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사장님과도 노랫말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 테디 형과 작업하면서 저희가 정해놓은 의도와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가사가 수정해야겠단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녀석' 그자식'으로 부르면 원곡의 느낌이 나지 않을 것 같다.(웃음) 많은 사람들이 듣는 노래지만, 노래 속 그 상황이 되면 '그XX'란 말이 자연스레 튀어나오지 않을까. 오히려 사람들의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준 것 같다.

-'그XX' 속 가사가 경험담이라 들었다.

▶100% 경험담을 순수하게 썼다기 보다 내 경험과 픽션을 섞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쓰려고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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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앨범엔 다양한 음악이 담겼다.

긴장감 있는 박자와 기타리프를 합한 '그XX', 부드러운 보컬이 곁든 '결국', 그리고 김윤아의 풋풋한 음색이 매력적인 올드팝 분위기의 '미싱 유'가 듣는 재미를 더했다. 또 넬의 김종완이 참여한 '투데이'는 세련되면서 독특한 리듬감이 결합된 록음악. 지드래곤의 보컬 및 래핑과 어우러져 크로스오버의 매력을 전했다.

여전히 비트를 타는 감각과 직설적인 메시지는 살아있다. 록, 힙합, 일렉트로닉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균형을 맞추려 한 실험적 시도가 돋보이는 그의 음반이다.

-매번 음악을 발표할 때마다 신선한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과 관련, 서태지가 떠오른다는 팬들의 의견도 있다. 기분이 어떤가.

▶그런가? 음악을 접하는 사람들마다 개인 의견이 있는 것이기에 느끼는 것은 모두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론 영광이다. 전 제게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하다보면 무언가 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솔로가수 지드래곤의 가장 차별화된 면이 있다면.

▶저만의 캐릭터인 것 같다. 전 가수이기도 하지만 유일한 캐릭터, 즉 만화같은 느낌이었으면 한다. 쉽게 접할 수 없는, 그런 느낌에서 유일하고 싶다. 만화처럼 사는 분위기에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면이 있다. 음악, 패션 등 모두 해당된다.

솔로가수로서 정해놓은 방향은 없다. 갑자기 가다가 좌회전 우회전 하는 것과도 같다. 그래서 저를 보시기에 재미있는 것 같다.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제 나름대로의 큰 그림은 재미다. 가벼운 재미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볼거리, 그리고 대중과 수수께끼를 함께 풀어나가면서 오는 재미, 그런 것 말이다.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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