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부산영화제, 이 영화에 주목!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2.09.2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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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시꽃' '늑대소년' '라비아 발키' 스틸 (오른쪽 위부터)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5일부터 개,폐막작, 26일부터 상영작 예매가 시작된다. 수많은 작품 중 어떤 영화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 영화제 관객들을 위해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들에게 주목할 만한 영화들을 물었다.

◆ 새로운 독립영화 '가시꽃'과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


한국영화 선정을 담당하고 있는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올해 선정된 영화들의 경향을 크게 책임과 복수, 그리고 성적욕망을 담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 중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두 편의 한국영화가 책임, 복수를 그린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돈규 감독의 '가시꽃'은 고등학교 시절 강압적으로 가담했던 성폭행사건에 대한 죄책감으로 고통스러워하는 28살 주인공의 속죄담이라는 틀을 가지고 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죄와 양심, 책임감의 문제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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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시꽃' '누구나 제 명에 죽고싶다' 스틸(왼쪽부터)



뉴커런츠 부문의 또 다른 한국영화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는 두 번째 경향인 '복수'를 그렸다. 사소한 갈등이 죽음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비극적 교훈을 보여주는 형제의 드라마다.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뉴커런츠 부문 10편 중 한국 영화가 두 편이나 포함되었다는 것은 그 만큼 두 작품이 특별하다는 것이다"라며 "기존 독립영화들은 대체로 스토리텔링보다 다른 것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두 영화는 드라마와 인물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 베니스에 이어 부산까지? '무게'

지난 8일 막을 내린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퀴어라이온상 수상작인 전규환 감독의 '무게'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관객을 만난다.

전규환 감독의 '무게'는 척추장애인 정씨(조재현 분)의 사연을 축으로 주변 인물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담은 영화다. 전규환 감독 특유의 극한적인 설정과 극한적인 인물, 극한적인 이야기가 압권이다.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굉장히 울림이 강한 영화다. 아마 여러 가지 면에서 이번 영화제 중 '최강'일 것"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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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게' '마이 라띠마' 스틸(왼쪽부터)


◆ '스타'라는 명성을 뛰어넘는 연출력 '마이 라띠마'

유지태의 첫 장편 '마이 라띠마'도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밑바닥 인생을 사는 두 남녀의 성장담인 '마이 라띠마'는 문제의식도 좋고 연출력도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스타연기자 임에도 명성에 만족하는데 그치지 않고 영화적, 사회적 실천을 꾸준히 하는 감독이고, 이번에 그걸 제대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 같은 소재, 다른 접근

비교하면서 보면 좋을 두 편의 영화도 있다. 성폭행을 당한 딸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돈 크라이 마미'와 '공정사회'다.

'돈 크라이 마미'와 '공정사회'는 같은 설정으로 출발하지만 그 전개 방식이 전혀 다른 영화다. 두 엄마의 복수극을 비교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 영화에서 엄마 역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유선과 장영남의 연기를 함께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두 배우 모두 연기가 훌륭하고, 영화적인 재미와 성폭행의 문제,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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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늑대소년' 스틸


◆ 가족 관객이라면 '늑대소년'을 택해라

영화제에 상영되는 영화는 어렵거나, 야하거나, 충격적이라는 편견을 가진 관객들도 있다. 특히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없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올해 부산영화제를 찾는 가족단위 관객이라면 '늑대소년'을 선택하는 게 어떨까.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소년과 세상에 마음을 닫은 소녀, '늑대소년'은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이자 소년을 보듬어 주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오락영화로서의 재미와 60년대 시대상을 돌아보게 하는 두 측면을 모두 만족시키는 영화다"라며 "작품도 좋고 흥행도 잘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 아프가니스탄 영화를 만나는 흔치 않은 기회

김석기 프로그래머는 부산영화제에서 특별전을 주목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아프가니스탄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아프가니스탄 국립 영상자료원 특별전: 페허에서 부활하다' 섹션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김석기 프로그래머는 "아프가니스탄 영화를 만날 기회가 흔치 않고 부산 영화제에서 정말 힘들게 가지고 온 영화들이다"라며 "목숨을 걸고 찍은 작품들이고 프린트의 상태가 좋지 않지만 그 작품들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일반 관객들이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데 영화를 보면 아프가니스탄 영화도 잘 만들어졌구나 하고 느낄 것이고, 목숨을 걸고 영화를 지킨 사람들이 직접 부산영화제를 찾아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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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비아 발키' 스틸


김석기 프로그래머는 아프가니스탄 영화들 중 특히 '라비아 발키'에 주목했다. '라비아 발키'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롤모델로 손꼽히는 라비아 발키 공주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아프가니스탄의 영화 중 자국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영화다.

또 다른 특별전인 세르게이 파라자노프와 미카일 바르타노프 특별전도 주목할 만하다. 김석기 프로그래머는 "두 감독의 영화가 한 두 편 정도 소개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며 "두 감독을 묶어서 함께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연계해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전시도 진행한다. 아르메니아에 있는 파라자노프 박물관의 전시물 40여 점을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과 예술품 등 구소련 작품들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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