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피터 잭슨 "내게 영화란 현실에서의 탈출"

도쿄(일본)=김현록 기자 / 입력 : 2012.12.03 10:11
  • 글자크기조절
image
'호빗' 주인공 마틴 프리먼(사진 왼쪽)과 피터 잭슨 감독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최고 스타는 단연 감독 피터 잭슨이다.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 듬직한 체격과 동글동글한 얼굴, 검정 뿔테 안경에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괴짜 감독은 엄청난 팬을 거느린 J.R.R 톨킨의 원작을 스크린에 구현하며 일약 영화계의 거물이 됐다.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3편으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던 그는 '반지의 제왕' 이전 J.R.R 톨킨이 쓴 어린이 소설 '호빗'을 영화화했다. 오는 13일 국내 개봉을 앞둔 '호빗:뜻밖의 여정' 역시 1년에 1편씩 개봉하는 3부작의 대서사시다. 배경은 '반지의 제왕'으로부터 60년 전. '반지의 제왕' 주역 프로도의 삼촌 빌보가 주인공이다.


그 1편 '호빗:뜻밖의 여정'의 출연진을 이끌고 지난 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국기자단/아시아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한 피터 잭슨 감독을 만났다. 안경을 벗고, 수염도 말끔히 민 모습이었지만 시리즈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은 그대로였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이어 '호빗' 시리즈를 다시 연출한 이유는.

▶처음에는 '호빗' 영화화가 확실하지 않았다. 저작권이 두 군데에 나뉘어 있었기 떄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해결되면서 제작이 이뤄졌다. 그리고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다른 사람이 이 영화를 찍게 하고 싶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이나 '호빗') 시리즈들은 영화감독으로서 가장 즐거운 작품이다.


-'반지의 제왕' 1편 구조를 따라가는 것 같다. 장면도 유사한 부분이 있다.

▶두 시리즈가 유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토리나 캐릭터가 전혀 다르다. 단, 둘 다 톨킨의 작품을 기초로 했고, 호빗의 집에서 이야기가 시작하고, 이어서 출연하는 캐릭터가 있고, 중간계 이야기라는 점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반지의 제왕' 주인공) 프로도(일라이저 우드)의 경우 세상의 무게를 두 어깨에 짊어지고 힘든 과정을 거쳐가는 캐릭터지만, ('호빗' 주인공) 빌보는 더 경쾌하고 유머가 많은 캐릭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스토리는 다르지만, 스타일은 같다. 같은 필름 메이커가 만들었다. 시리즈가 같은 스타일을 유지해 서로 관통하는 일관성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image
'호빗'의 피터 잭슨 감독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1초에 24프레임이 돌아가는 기존 방식 대신 48프레임이 돌아가는 '하이 프레임 레이트(HFR)'를 사용했다. ('호빗:뜻밖의 여정'은 HFR(3D)로 개봉하는 최초의 영화다.)

▶무성영화는 손으로 돌리는 핸드 크랭크드 카메라로 프레임 수에 한계가 있었다(초당 16~18프레임). 1927년 유성영화로 바뀌면서 모터를 쓰게 됐고 일정한 속도가 필요한 35mm 카메라에 맞추기 위해 프레임 속도를 높여야 했는데, 필름 가격이 굉장히 비싸서 프레임 속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많은 제작자들이 최소 비용으로 양호한 효과를 내기 위해 선택한 것이 24프레임이었고 그것이 85년간 영화산업의 표준 프레임이 됐다. 그러나 이제는 디지털 촬영으로 기술적으로나 가격적으로 큰 부담 없이 프레임의 변화가 가능해졌다.

인터넷이라든지 엔터테인먼트가 많아지면서 전만큼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으기가 쉽지 않다. HFR 3D는 굉장하고 놀라운 기술이다. 감독으로서 실감나는 영화를 만들어 관객을 생생한 모험으로 이끌고 싶은데, HFR가 그것을 가능케 한다. 화면이 내 옆에 와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진짜에 가장 가깝게 보이게 한다.

나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호빗' 시리즈를 보지 않았으면 한다. HFR 기술을 통해서 오직 큰 극장에서만 볼 수 있는 판타지의 거대한 스펙터클을 느낄 수 있게 하고싶다.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 이유를 만들어주고 싶다.

-감독으로서의 지향점이 있다면

▶영화는 현실에서의 탈출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가 선사하는 미스터리, 로맨스 등에 끌렸다. 영화는 다른 세계로 관객들을 데리고 가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는 판타지를 좋아하고 때문에 톨킨의 작품 역시 좋아한다. 나는 모두가 좋아하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참 좋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