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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JTBC |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 속 세 아버지들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까.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는 할아버지부터 갓난아이까지 총 4대가 함께 생활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들을 그려내고 있다. 각박한 현실 속에 가족의 힘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하는 드라마로서 '무자식 상팔자'는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들과 이들이 얽히는 희노애락을 그려내고 있다.
'무자식 상팔자'가 그려내는 아버지의 모습 또한 다양하다. 안 씨네 가족 최고봉인 안호식(이순재 분)부터 철부지이면서 딸바보인 맏아들 안희재(유동근 분), 아내와 티격태격하며 한탄하는 둘째 아들 안희명(송승환 분), 50에 가까운 나이에도 신혼 생활을 즐기는 막내 안희규(윤다훈 분)까지 안 씨네 집안 속 아버지들은 그야말로 풍성한 성격의 소유자다.
이들이 '무자식 상팔자'에서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행동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긴다. 또한 대한민국만이 가진 대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 속에서 이들의 존재감 또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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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JTBC |
◆ 안 씨네 최고봉 호식의 '일장연설'? 지겹거나 또는 공감하거나
'무자식 상팔자'에서 호식이 등장하는 장소는 크게 두 곳이다. 바로 그가 일하는 주유소와 안 씨네 집 안 식탁이다. 이 두 장소에서 비춰지는 호식의 모습은 그야말로 '꼰대'가 넘쳐나고, 때로는 '구두쇠'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우선 호식은 식탁에 앉아 식구들과 함께 밥을 먹기 시작하면 바로 그만의 일장연설에 들어간다. 그야말로 불만투성이다. 아내 금실(서우림 분)에게 매번 반찬 투정에 음식 준비 지시도 가끔 할 때도 있다. 이후 어떤 일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그 때부터 특유의 박식한 지식과 명언을 곁들이며 길게 말하는 성격이다.
밥 먹다가 갑자기 연설을 하니 식구들 표정이 좋을 리 없다. 물론 대부분 무표정으로 일관하지만 아내 금실은 "어이쿠"를 반복하며 답답함을 토로한다. 이러한 장면들은 여러 차례 등장하며 특유의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막내 희규와 함께 일하는 호식은 항상 투정 섞인 말투로 희규를 대한다. 같이 밥 먹을 때도 "방해하지 마라. 네 돈 내고 밥 먹어"라고 퉁명스럽게 말하며 고집을 피우기도 한다.
호식의 말은 겉으로는 젊은 세대들이 달갑지 않아하는 '꼰대'의 느낌이 강하다. 때로는 웃어른이 하는 조언이 지루하고 답답할 수도 있지만, 그의 말 속에서는 오랜 삶을 살아온 사람이 가진 지혜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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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 희재의 딸 사랑, 해도 너~무 해!
희재는 때로는 어리바리하지만, 딸 앞에서는 더 어리바리하다. 아니, 말 그대로 '딸 바보'다. 그의 딸 소영(엄지원 분)이 처한 입장은 더욱 그러하다.
미혼모가 된 소영에 대해 속으로는 가슴 아파하면서도 겉으로는 냉정한 모습을 취하는 아내 지애(김해숙 분)와 달리 희재는 딸이 가진 아픔에 대해 마치 자신의 일인 양 생각하며 더욱 애처롭게 바라본다.
희재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유동근의 심정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유동근은 최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희재를 연기하는 심정에 대해 말하며 "실제로 딸 가진 입장에서 그러한 아픔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안아주려 하고 보듬어주려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날 방송에서는 미혼모가 된 사실을 모르던 할머니 금실이 소영이 미혼모인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며 안 씨네 가족의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게 되는 과정을 그려내며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최고 어른인 호식까지 (소영이 미혼모인 사실을) 알게 된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소영에 대한 희재의 향후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지도 관심사가 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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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희명, 우리 시대 쓸쓸한 아버지
둘째 아들 희명은 '무자식 상팔자'에서 미혼모 소영이 가져온 갈등 못지않게 안 씨네를 더욱 시끄럽게 한 장본인이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낸 갈등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결코 그를 나무랄 수만은 없다.
희명은 30여 년간 한 직장에 몸담으며 가장으로서의 본분을 다해왔다. 하지만 정년퇴직하고 난 지금의 그의 모습은 말 그대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이후, 아내 유정(임예진 분)과의 다툼은 세월이 흘러갈수록 점점 늘어나기만 했다.
첫 회 등장했던 부부동반 일본 여행 사건부터 희명의 가출사건까지. 이들이 가진 갈등은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못해왔다. 희명과 유정은 끊임없이 갈등하며 서로에 대한 서운함만 탓했다. 희명은 유정에게 자신의 위치에 대한 이해를, 유정은 쓸데없는 자존심만 세우는 희명에게 섭섭한 마음뿐이다.
이에 아들 대기(정준 분)도 며느리 효주(김민경 분)를 버리고 직접 집으로 찾아와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둘째네 집안의 평화는 과연 언제쯤 찾아올 것인지 궁금하다.
이른바 '베이비 붐 세대', '퇴직 가장'으로서의 쓸쓸함을 나타내고 있는 희명의 모습은 대한민국 5,60대 가장의 모습을 대변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에 더욱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