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남자의자격' 위협하다?

[TV별점토크]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3.01.18 17:35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MBC>


Baby(아기), Beauty(미녀), Beast(동물).

갑자기 웬 영어타령이냐, 싶겠지만, 방송계에선 B로 시작하는 이 세 단어를 지칭하는 '3B법칙'이 있다. 프로그램에 3B가 등장하면 시청률이 올라간다는 법칙을 말한다. 거창하게 3B...거창하게 운운하지 않아도 그냥 편하게 생각해봐도 공감할 것이다. 텔레비전에서 귀여운 아기나 동물, 예쁜 여자가 나오는데 누구 굳이 보기 싫다고 채널을 돌리겠는가, 이 말이다.


이 법칙의 효과를 노린 듯 최근 일밤에선 연예인 아빠와 그의 아이들이 엄마 없이 여행을 가는 아이들판 1박2일인 '아빠, 어디가'라는 새로운 코너를 선보였고, 나름대로 화제가 되면서 시청률이 소폭 상승했다.

자, 그렇다면, 스타트가 좋았던 '아빠, 어디가'의 등장으로 3사 공중파 방송의 일요일 저녁 버라이어티 판세가 뒤집힐까?

그 동안 일요일 저녁 프로그램은 MBC 일밤의 시청률 저조로, KBS의 '남자의 자격'과 '1박2일', SBS의 'K-pop'과 '런닝맨', 두 방송사의 경쟁체제였다.


이 두 방송사 프로그램을 일반적으로 크게 분류해본다면, KBS는 3~40대 이상의 가족 시청층을 겨냥하고, SBS는 10대, 20대의 젊은층에게 더 어필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렇게 따질 때, 일밤 '아빠, 어디가'의 등장으로 동시간대 방송되는 3사 프로그램 중에서, 'K-pop'보다는 '남자의 자격' 시청층과 겹친다.

특히 '남자의 자격'은 이미 4년을 훌쩍 넘긴 오래된 프로그램인데다가 새로 바뀐 시즌2가 시즌1과 특별히 차별되거나 그 이상을 뛰어넘는 아이템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호하지 않는 시청자나 '남자의 자격'을 보면서 공감을 일으켰던 중년 남성들이 자연스럽게 '아빠, 어디가'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 또 하나, 아이를 가진 30대 초중반의 젊은 부모들도 '아빠, 어디가'를 보면서 공감하기에 충분하고, 더 나아가 어르신들의 눈까지 쉽게 사로잡을 수 있다. 그야말로 Baby, 아이의 출연만으로 특수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단순히 아이만 등장한다고 시청률이 다 나오냐? 그건 또 아니다. 당연히 재미가 있어야 하는 법. 재미가 없다면 아무리 아이를 떼로 데려다 놓아도 소용이 없다.

그럼 ‘아빠, 어디가’는 재미가 있는가? 결론은 그렇다다.

‘아빠, 어디가’는 단2회 여행만으로 다섯 명 아이들의 캐릭터가 형성되었다. 성공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멤버들 각자 캐릭터가 살면서 그들끼리의 관계가 얼키고 설키면서 이를 통한 재미가 배가 된다. 다시 말해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캐릭터 형성이 중요하단 것인데, ‘아빠, 어디가’는 이 또한 성공적으로 시작한 조짐이 보인다.

김성주 아들은 맏형으로 의젓하면서도 한 편으론 동생들보다 더 고집불통의 모습을, 성동일 아들의 시크한 차도남 이미지, 윤민수 아들은 엉뚱하면서도 홍일점 지아를 향한 순정보이로, 이종혁 아들은 아빠와 붕어빵 이미지로 개구쟁이 캐릭터를, 송종국 딸은 유일한 홍일점으로 어리지만 뛰어난 미모로 새침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음 여행에선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까, 궁금함을 선사했다.

자, '아빠, 어디가'는 일단 출발은 좋았다. 이제 남은 건 다른 방송사를 위협할만큼 시청률 상승이다. 그렇다면, 시청층이 대체적으로 겹치는 '남격'의 시청층을 뺏어올 수 있을까? 그리하여 성적이 부진했던 '일밤'의 모범생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

매주 그걸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듯 싶다.

? 다섯 명 아이들과 그들의 아빠들, 열 명의 다양한 캐릭터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아빠, 어디가’. 그래서, 제 별점은요~ ★★★☆☆ (3개 반)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