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달프', 책과 예능의 조합 만족하셨습니까

[기자수첩]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3.01.23 09:31
  • 글자크기조절
image


'북토크쇼'를 표방한 KBS 2TV '달빛프린스'가 드디어 22일 베일을 벗었다. 강호동의 KBS 복귀 예능으로, 또 '책'과 '예능'의 조합으로 첫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배우 이서진이 게스트로 출연, 황석영 작가의 2008년 작 '개밥바라기별'과 관련한 자신의 사연을 소개했다. 황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 '개밥바라기별'을 통해 이서진과 강호동, 탁재훈, 정재형, 용감한형제, 동방신기 최강창민이 사연을 얘기하고 책 내용과 관련해 퀴즈를 푸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랜만에 새 프로그램으로 돌아온 강호동은 기존 자신의 모습과 차별화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다수의 게스트들을 카리스마 있게 이끌던 SBS '강심장'과 1인 게스트에 집중하는 MBC '무릎팍도사'의 중간적인 느낌에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이날 그는 첫 키스 사연을 얘기하다 탁재훈이 갑자기 "첫 경험은 언제였냐"고 묻자 머뭇거리며 "2006년 발리 신혼여행 때"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게스트, 부MC와 퀴즈 대결에 지자 캡사이신이 잔뜩 발라진 매운 떡을 눈물을 흘리며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확실히 '내려놨다'는 느낌이었다.

탁재훈 등 MC군단의 활약도 나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탁재훈은 입담의 대가답게 첫 등장부터 "(승승장구)에 이어 고용안정을 이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승승장구' 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모습도 느껴졌다. 손목에 차는 벌칙용 팔찌를 발목에 찬다든지 '19금(禁)' 토크 유도는 다른 MC와 구별되는 탁재훈만의 존재감이었다.


첫 예능고정 출연인 최강창민도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이돌 출신들이 첫 예능 출연에서 대체로 입을 잘 못 떼고 눈치를 보는 것에 반해 이날 최강창민은 "MC 중 프린스라 할 만한 사람은 저밖에 없지 않나"라고 다른 MC들을 공격하는가하면, 책 관련 토크에서는 책 내용에 대해 술술 읊어 많은 준비를 하고 나왔음을 짐작케 했다.

정재형과 용감한형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SBS '유앤아이'에서 톡톡 튀는 재치로 예능MC의 자질을 보여줬던 그는 이날 첫 방송이라 그런지 예의 재치나 예능적 '공격성'은 보여주지 못했다. 용감한형제는 너무 사연에 집중한 나머지 본인이 게스트인지 MC인지 헷갈리는 모습이었다. 게스트를 좀 더 배려해 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북토크'는 어땠을까. 일단 시청자들이 책 관련 문제를 내는 것은 신선해보였다. '시청자중심예능'으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다만 본격적인 토크에 앞서 해당 책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짧게 요약해 설명해줄 필요는 있어 보인다. 22일 첫 방송에서는 '개밥바라기별'이 황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 외 책 내용에 관한 정보는 전해지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좀 더 흥미를 갖게 하려면 적어도 줄거리요약이나 등장인물 설명정도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가에 대한 배려 부분도 아쉬웠다. 이날 두 번째 문제에서 힌트 설명 시청자로 '위장'하고 등장한 황 작가는 엉덩이로 이름 쓰듯 힌트를 설명하고, 재차 돼지 울음소리로 힌트를 달라는 강호동의 주문을 받았다. 책과 관련 재밌고 편안한 예능이 되는 것은 좋지만 작가를 희화화 책이나 작가 자체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은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다.

첫 회 방송만으로 모든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앞으로 매회 나아질 '달프'를 기대해본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