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엠보코2', 왜 진화된 오디션인가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3.02.2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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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캡처=Mnet '엠넷 보이스코리아2'>


'엠넷 보이스코리아2'가 진화된 오디션으로서의 강점을 첫 방송부터 드러냈다.

외모·퍼포먼스·배경 고려 없이 '목소리'만으로 평가하는 신개념 블라인드 오디션으로 화제를 모았던 케이블 채널 Mnet '엠넷 보이스코리아'가 시즌2(이하 '엠보코2')로 돌아왔다.


가수 오디션 홍수 속에서 참가자들의 목소리만 듣고 선발하는 블라인드 예선 등의 독특한 오디션 과정과 코치 신승훈·백지영·리쌍 길·강타의 환상 호흡은 지난 시즌과 같았지만, 시즌2로 돌아온 만큼 업그레인드 된 참가자들의 실력과 한층 깊어진 음악들의 감동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 과거 명곡을 발견하는 재미..귀가 즐거운 오디션

첫 선을 보인 '엠보코2'에서 가장 먼저 눈의 띤 것은 참가자들의 선곡이다. 오직 목소리만으로 평가하는 예선이기에 참가자들은 화려한 퍼포먼스나 치장 등에 신경 쓰지 않고, 선곡에 더욱 관심을 기울였다.


자신의 목소리를 더욱 돋보일 수 있는 곡을 시대를 막론하고 찾아냈고, 또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편곡함으로써 여느 오디션보다 귀가 즐거운 오디션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

이날 첫 번째로 등장한 이재원은 최연소 참가자로,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윤상의 '넌 쉽게 말했지만'을 선곡해 눈길을 끌었다. 1992년 윤상이 직접 작사, 작곡해 발표한 이별노래로, 2008년 윤상을 비롯한 여러 가수들이 윤상의 노래들을 재해석해 담은 앨범 'Song Book'에서 보컬 조윤선이 함께 불러 인기를 얻은 곡이기도 하다.

원작자 윤상은 "92년도에 발표한 이 노래는 한 번도 홍보를 해 본 적이 없는 노래다. 보통 심미안이 있지 않으면 선택하기 힘든 노래인데 이 노래를 불렀다니 원작자로서는 정말 고마울 따름"이라고 놀라움을 표현했다.

윤상은 이어 "사실 고1이라면 이 노래를 소화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숨은 노래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먼저 박수를 보낸다"라며 "덤덤한 척 하면서도 덤덤하지 않은 느낌이 이 노래의 특징인 만큼 밴드 음악의 그루브를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부르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개성 넘치는 목소리로 주목받은 윤성호 참가자는 김민기의 숨은 명곡 '새벽길'를 재해석해 호평을 얻었다. 김민기는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작사 작곡한 것으로 유명한 한국 포크 음악의 대부.

이날 예선에선 이들의 곡 이외에도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코러스로 활동하고 있는 이시몬(25)은 패티김 '이별'로 코치들의 올턴을 이끌어냈다. 김민석이 부른 케이윌의 '눈물이 뚝뚝', 이예준이 부른 신용재의 '가수가 된 이유', 김우현이 선곡한 김건모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등 요즘 사랑받는 보컬들의 숨은 노래부터 시청자들이 만나보기 힘들었던 과거 명곡까지 다양한 음악이 무대를 꾸미며 귀를 기울이게 했다.

◆ 선입견 없기에 드라마도 빛났다

'엠보코2'의 참가자에게도 다양한 사연과 안타까운 배경이 있었다. 이는 여느 오디션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엠보코2' 참가자들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오디션들이 지원 자료 등을 통해 미리 심사위원들에 사연을 알리는 반면, '엠보코2'는 오직 노래만을 듣고 당락 여부가 가려진 뒤에 비로소 코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연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날 방송에서도 지적장애 3급의 아들을 둔 박영섭은 그런 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무대에서 바비킴의 '소나무'를 열창했다. 그의 진심을 담은 노래는 코치들의 마음을 울렸으나, 연령대가 있는 만큼 톡톡 튀는 개성이 부족해 안타깝게 탈락했다.

하반신 마비의 어머니에게 무대에 선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지원했다는 사필성은 하동균 '비가 오나 눈이 오나'로 애절하고 호소력 짙은 노래를 선보였으나 아쉽게 코치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는 "음악의 길로 10년을 살아 왔는데 한 번쯤은 따뜻한 조명 아래 서고 싶었다. 또 10년간 저를 지켜봐 준 어머니에게도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고백해 감동을 선사했다.

노래를 마친 뒤 그의 사연을 들은 코치들은 깊은 감동을 받고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사연을 미리 알지 않았기에 심사에 있어서 더 공정함을 유지할 수 있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결과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

◆ 독설 없는 착한 오디션..심사위원 아닌 '코치'

'엠보코2'의 코치 4명이 무대 반대 방향으로 의자를 돌리고 앉아 도전자들의 노래 실력만 듣고 의자를 돌려 도전자들을 선택하는 블라인드 진행방식. 여러 코치로부터 동시에 선택받은 도전자는 자신을 가르쳐 줄 코치를 선택할 수 있다.

노래를 들은 뒤 장단점을 냉정히 평가하고 합격과 탈락이 통보되는 기존 오디션들과 달리, 이미 코치들이 의자를 돌렸느냐 여부로 당락이 가려진 상태에서 참가자와 코치간의 대화가 오가기 때문에 독설보다는 따뜻한 조언과 격려가 오간다.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처럼 도전자들만의 경쟁을 통한 우승자 선발이 아닌, 최상급 뮤지션으로 구성된 4명의 코치가 도전자들과 코치와 팀원으로 한 팀이 돼 함께 경쟁을 펼쳐 나가기에 가능한 '착한 오디션'만의 강점이다.

비록 탈락했을지라도 코치들은 왜 참가자의 노래를 듣고 등을 돌리지 않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고, 그들의 꿈을 격려했다. 또한 복수의 코치들의 선택을 받은 참가자들은 반대로 코치들의 장단점과 앞으로의 계획을 직접 들어보고 자신을 이끌 코치와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일방적이지 않고 서로 동등하게 의견을 조율하는 참가자와 코치의 교감이 오디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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