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 '런닝맨'도 18禁..영화계,영등위 잣대 반발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3.03.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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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균 주연 영화 '런닝맨'이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을 받았다.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영화들에 잇달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영화계 반발이 한층 커지고 있다.

영등위는 최근 '런닝맨'이 폭력성 및 공포(신체손괴와 살인), 모방위험 등이 높고 대사표현(욕설과 비속어 사용) 등을 고려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내렸다. 조동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런닝맨'은 한 때 도망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남자가 방위산업계 정보원들의 음모에 말려들어 살인 누명을 쓰고 도망 다니는 이야기. 할리우드 스튜디오 이십세기폭스가 한국영화에 처음으로 투자해 화제를 산 작품이다.


영화사측은 '런닝맨'을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신청했다가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상당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살인 장면 등을 문제 삼은 것 같은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15세 이상 관람해도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런닝맨' 측은 해당 장면 등을 편집해 재심의를 넣을 계획이다.

최근 영등위는 심의를 신청한 영화들에 과거보다 한층 엄격한 잣대로 심사를 하고 있다. 21일 개봉하는 '연애의 온도' 측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자 강하게 반발하다가 일부 장면을 편집해 재심의를 넣었으나 다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영등위는 '연애의 온도'가 선정적,폭력적 부분이 일부 자극적으로 표현되고 대사가 거친 욕설과 비속어, 선정적 내용이 반복돼 청소년이 관람하기에 부적절한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애의 온도' 측은 영화에 대해 청소년이 아직 공감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몰라도 이런 심의는 말이 안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 '연애의 온도'는 노출이나 표현 수위 등이 다른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영화와 별반 차이가 없다. 영등위 심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영등위는 지난 12일 레오 카락스 감독의 '홀리모터스'를 제한상영가 등급으로 판정해 영화팬들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홀리모터스'는 프랑스 거장 레오 카락스 감독이 13년만에 내놓은 장편으로 세계 영화계 주목을 끈 작품.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을 뿐 더러 프랑스 영화전문지 '까이에 뒤 시네마'가 올해의 영화 톱1에 선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도 초청돼 국내팬들의 갈채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영등위는 '홀리모터스'에 성기노출 장면 등을 문제 삼아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국내에 제한상영가 전용극장이 없는 만큼 사실상 영화 개봉을 금지한 셈이다.

영등위는 영화계 반발이 거세게 일자 이례적으로 "우리나라의 등급분류 제도는 영화의 예술성이나 작품성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영등위는 최근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퀴어 라이온상을 수상한 전규환 감독의 '무게'에 제한상영가 등급을 두 차례 내리는 등 영화 등급에 상당히 보수적인 잣대를 대고 있다. 하지만 그 잣대가 기준이 모호해 영화계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 영화 제작자는 "영등위가 정확한 심의기준 없이 조자룡 헌 창 쓰듯 청소년관람불가와 제한상영가를 남발하고 있다"며 "정확한 심의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심의기구가 민간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인들과 영화관객까지 모두 반발하고 있는 영등위 심의,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한국영화 신(新)르네상스 시대에 씁쓸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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