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절제된 감정·덤덤한 이별..더 절절하다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3.03.28 09:55
  • 글자크기조절
image
<방송캡처=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그 겨울'이 절제된 감정이 돋보이는 이별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극본 노희경·연출 김규태) 14회에서는 오수(조인성 분) 오영(송혜교 분)이 이별 여행을 마친 뒤 헤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살면서 많은 상처를 받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감정을 식혀왔던 오수와 오영이기에, 이날 두 사람의 이별 역시 지극히 조용하고 담담하게 끝났다.

자신이 친 오빠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오영의 곁을 떠나야만 하는 오수는 제대로 된 작별인사를 하고 싶은 마음에 오영을 데리고 단 둘이 여행을 떠났다. 그 곳에서 상처받은 오영은 날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오수는 진심을 전하려 노력했다.


오영은 "너의 모든 것을 이해할게. 그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거야. 나 대단하지? 조금 더 양보해서 너의 행동과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말하며 오수를 질타했다.

오수는 그런 오영에게 "이해하지 마. 네가 힘들었던 것 알아. 이제는 오빠라고 믿고 자기도 모르게 사랑하게 된 사람이 사기꾼인 것을 알았잖아. 이해 못해도 문제없어. 애쓰지 마"라면서도 "근데 내가 널 사랑한건 진심이었어"라고 진심을 전해 오영의 마음을 다시 흔들었다.

그러나 오영은 결심을 굳힌 후였고, 오수에 이어 왕비서(배종옥 분)에게도 집을 나갈 것을 통보했다. 약혼자였던 이명호(김영훈 분)와 파혼했지만, 회사를 위하는 그의 마음을 알기에 회장으로 추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결혼도 않고 자식도 낳지 않은 채 오영만 바라봤던 왕비서는 모든 것을 포기할 테니 곁에 있게만 해달라고 청했지만, 오영은 "왕비서님 덕에 저 잘 자랐다.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하죠"라며 "나는 눈을 잃고 당신은 딸 같은 나를 잃고. 계산은 정확히 해야죠"라며 차갑게 말했다.

이에 왕비서는 "너는 끝까지 나를 이용가치로 여기는구나. 그렇다면 떠나야지. 나는 엄마니까. 엄마는 자식에게 지는 게 엄마니까"라고 눈물을 흘렸으며, 다음 날 영이와 친구들에게 마지막 아침상을 차려주고 집을 떠났다.

이처럼 오영은 스스로도 모르게 사랑하게 된 오수와, 자신의 눈을 망쳤는데도 차마 버리지 못했던 왕비서와 마침내 이별했다. 그 과정에서 송혜교는 미묘한 감정의 흔들림을 아주 감추지 않으면서도 절제된 연기로 시청자들을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끝내 돈을 받지 않고 오영의 안녕을 바라며 떠난 오수 또한 뜻밖에 미소를 짓는 모습으로 오히려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제 희주에 대한 죄책감을 내려놓아도 된다고, 곁에 있어서 행복할 때도 있었다는 오영의 마지막 말은, 그간 존재의 이유를 증명하려 발버둥 친 오수를 구원했다.

'그 겨울'은 특유의 차분한 흐름과 절제된 톤을 유지하면서, 너무나 차갑지만 이를 통해 어떤 드라마보다 극적이고 뜨거운 감정을 절절하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이제 종영을 겨우 2회 앞둔 가운데 '그 겨울' 오영과 오수가 이별하면서 이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높이는 상황. 과연 다양한 사연과 애증으로 엮인 '그 겨울' 속 인물들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마지막까지 시선을 뗄 수 없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