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차가운 이미지..뱀파이어 연기 하고파"(인터뷰②)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3.04.0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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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①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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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인성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 "'그 겨울', 어려운 작품..연기하며 스스로 한계 왔나 고민"

조인성은 '그 겨울'을 촬영하며 "작품이 어렵다 보니 스스로 한계가 아니었나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이미지를 선보였지만, 10년이 넘은 연기 경력에도 세밀한 감정 선을 표현하는 '그 겨울'을 소화하기란 쉽지 않았던 듯 했다.

"'그 겨울'을 통해서 좀 위험할 수 있었지만 다양한 모습의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를 시험해봤어요.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 것도 좋은 결과였지만 나름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들죠."


조인성은 특히 "오수가 감정을 폭발하는 연기를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연기자로서 활동하다 보니 일반인으로 생활하면서 감정적으로 슬퍼지거나 울음을 터트리는 일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스스로 실제로 상처를 받는 상황들이 많지 않다보니까 슬픈 감정을 잡는 데 있어서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야 해서 좀 힘들었어요. '그 겨울' 3부까지는 조무철(김태우 분)과의 감정 신에서 오열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점차 줄어들어서 부담을 덜었죠(웃음)."

그럼에도 그는 "제가 우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좋게 비춰졌다면 그것은 분명 노희경 작가의 필력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MBC 시트콤 '뉴 논스톱', KBS 2TV '학교3' 등을 통해 청춘스타로서 주목받은 조인성도 이제는 30대 중반의 연기자가 됐다. 그는 인터뷰 내내 연기자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은 듯했다.

그는 "로버트 다우니 Jr.가 가진 위트와 여유 있는 모습이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전달하는 화면 장악력 등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느낌을 가지고 싶다"며 "의외의 매력을 가지려고 하고, 스스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불어넣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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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인성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 조인성과 '겨울'의 인연.."뱀파이어 같은 차가운 역할 연기해보고파"

조인성은 '겨울'이라는 단어와 유난히 인연이 깊다. 미니시리즈 데뷔작이었던 SBS '피아노'부터 '별을 쏘다', '발리에서 생긴 일' 등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방영된 드라마에서 모두 주연을 맡았다.

"주변에서도 '징크스'라고 얘기할 정도였죠. 뭔가 겨울이라는 단어가 나와 맞는 무언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실제로 촬영하는 순간은 좋지 않더라고요. 하도 겨울에만 촬영하니깐 어머니께서 '멋 부리다가 얼어 죽겠다'라고 하셨어요(웃음)."

그래서일까. 조인성의 극중 이미지는 다양했다.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는 처절하면서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재벌 2세를, '피아노'에서는 반항심 강한 청년을, '봄날'에서는 혼란스러운 과거를 잊고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로 분했다. 특유의 강렬함이 담긴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이에 대해 조인성은 자신의 이미지가 가진 모습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제가 생각할 때는 차가운 외모를 가지고 뜨겁게 표출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제가 또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그런지 냉정하고 차가운 느낌이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나중에 뱀파이어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조인성은 "미국의 주요 청춘스타들은 주로 판타지 장르 작품에서의 날카로운 이미지의 역할을 소화하면서 주목받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비슷한 부류의 연기자들에 대한 관심이 많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조인성은 영화 '늑대소년'의 주연을 맡은 송중기에 대해 환호하며 말을 이어갔다.

"'늑대소년'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선보이기 쉽지 않은 장르의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실감은 좀 떨어질 수 있겠지만 판타지적 요소에서 담아낼 수 있는 인간의 본능적인 모습을 표현해내는 부분은 다양한 감정 표현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연기자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매우 어렵다. 이는 대중으로부터 인지도를 얻는 데 있어서 매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조인성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언급하며 '다작'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답했다.

"솔직히 작품 많이 하고 싶어요. 주변에서도 많이 하라고 권유하시고요. 하지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그 겨울'의 오수가 가진 이미지를 잊을 수 있는 시간을 두고 싶어요. 새 작품에 출연해 다른 캐릭터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제가 연기한 오수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결국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대로 생각해도 멜로가 주를 이루고 있는 대한민국 드라마에서 어떠한 이미지를 가지고 연기를 하더라도 여러모로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아요."

조인성은 오수를 잊기 위한 시간으로 6개월이라는 기간을 정했다. 이 기간이 지난 이후 대중에게 비춰질 새로운 인물은 과연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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