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日스타디움 첫 입성..한류史 다시썼다 '하루 7만명'(종합)

동방신기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토호신기! 토호신기! 토호신기!'(동반신기 일본식 발음)

17일 오후 한일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던 일본 요쿄하마 닛산 스타디움. '골'을 외치는 응원소리 대신 '동방신기'를 향한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7만여 팬들이 흔드는 붉은색 야광봉은 마치 거대한 물결이 흔들리듯 장관을 이뤘다.


바로 그룹 동방신기(최강창민 유노윤호)가 일본에서 한류 공연의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이었다.

지난 17일, 18일 이틀 간 닛산 스타디움에서 5대 돔 투어 '동방신기 라이브 투어 2013 타임' 피날레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양일 간 열린 공연에서 이들이 동원한 관객은 하루 7만 2000명씩, 총 14만 4000명.

이로써 동방신기는 K팝 가수 가운데 첫 5대 돔 투어에 이어 해외 첫 스타디움 공연까지 펼치면서 총 85만여 명을 동원하는 위업을 달성하게 됐다.


닛산 스타디움은 7만5000명 규모다. 엑스제팬 라르크앙시엘 스마프 에그자일 등 현지 톱 가수들이 공연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해외 가수 중에서는 동방신기가 처음. 일본에서 정상급 스타로 우뚝 선 동방신기의 변함없는 인기를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인 셈이다.

공연 첫째 날인 17일. 한여름 날씨에도 일찍부터 동방신기를 상징하는 수건, '티(T)'자형 붉은색 야광 봉, 야광 팔찌를 손에 든 팬들이 하나둘씩 모이며 객석을 메우기 시작했다. 공연장을 찾은 팬들은 10~30대 여성뿐만 아니라 젊은 남성, 가족 단위도 눈에 띄었다.

17일 '동방신기 라이브투어 2013 타임' 닛산 스타디움 공연장 전경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공연의 막이 오른 것은 이날 오후 5시30분. 오프닝 영상 속 강렬한 전사로 변신한 동방신기가 사라지고, 지난 3월 발매된 정규앨범 '타임(TIME)' 수록곡 '페이티드(FATED)' 전주가 흘러나오자 객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타임캡슐을 의미하는 리프트가 22m 높이로 치솟았고, 무대 위로 마침내 동방신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7만 여 관객의 응원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동방신기는 곧바로 '안드로이드(Andriod)' '슈퍼스타(Superstar)' 등 일본에서 발매한 앨범 수록곡들을 차례로 선사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동방신기는 일본어로 "곰방와. 토호신기 데쓰(안녕하세요. 동방신기입니다)"라고 인사한 뒤 "생각보다 날씨가 더운데, 이 더위에 지지 말고 여름 최고의 추억을 만들어보자"고 말하며 연기를 이어갔다.

이번 공연에서 동방신기는 '아이 돈트 노우(I don't know)' '스틸(Still)' '듀엣(Duet)' '원 모어 띵(One more thing)' '아이 노우(I know)' '원 앤드 온리 원(One and only one)' 등 일본에서 발표한 25여 곡의 히트곡들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객석과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스타디움을 최대한 활용하며, 곡마다 특화된 무대 연출로 공연장을 꽉 채웠다. 스케일도 역대 규모다웠다. 너비 95m 높이 22m의 대형 무대와 객석 전체를 아우르는 직사각형 돌출 무대를 종횡무진 돌며 다양한 레퍼토리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동방신기 유노윤호(왼쪽)과 최강창민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여기에 뛰어난 라이브 실력과 강렬한 퍼포먼스, 다채로운 무대 연출, 7만 여 관객의 손짓이 한 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뤘다. 동방신기는 홀로그램을 활용한 현란한 무대가 펼쳐지는가 하면 보컬 중심의 주옥같은 노래들을 열창하며 객석의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넓은 공간을 활용한 다채로운 연출도 인상적이었다. 동방신기는 120m가량 길게 뻗은 돌출 무대로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하거나 리프트와 무빙 스테이지 등을 활용해 동선을 다채롭게 꾸며 관객과 호흡하기 위해 힘썼다.

투어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개별 무대도 레퍼토리를 더욱 풍성케 했다. 유노윤호는 솔로곡 '티 스타일(T-Style)'를 재즈 댄스와 함께 선보였으며, 최강창민은 강렬한 록 사운드의 '록 위드 유(Rock with you)'를 열창해 눈길을 끌었다.

다년간 현지에서 정상 자리를 지켜온 한류 스타들답게 능숙한 일본어로 팬들과 대화하며 소통하는 여유로운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공연의 분위기는 앙코르 직전 선보인 히트곡 '캐치 미(Catch me)'에서 극에 달아올랐다. 동방신기는 댄서들과 함께 거대한 팔을 만들어 마치 헐크를 연상케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본 공연은 끝이 나고 무대가 암전됐지만 팬들은 연신 앙코르를 외치며 자리를 지켰다. 5분 여간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팬들은 '토호신기'를 연방 외치며 빨간색 야광 봉을 흔들며 장관을 연출했다.

3시간여에 걸친 공연은 일본에서 발매 예정인 신곡 '스크림(SCREAM)'과 '샤인(SHINE)', '인 아워 타임(IN OUR TIME)' '섬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를 앙코르로 선보이며 막을 내렸다.

아내 아베 마나(42)씨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아베 아츠시(42)씨는 "닛산 스타디움에 와 보니 굉장히 압도적인 느낌을 받았다"며 "일본 콘서트는 이미 여러 번 본 적이 있는 데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열리는 동방신기 콘서트도 가보고 싶다. 처음에는 부인의 영향으로 좋아하게 됐는데, 특히 남성 팬들도 많아서 좋고, 동방신기가 남성 팬들도 많이 챙겨줘서 더 좋다"고 말했다.

한편 동방신기의 공연은 18일 오사카 교토 훗카이도 히로시마 오키나와 등 일본 전국 38개 영화관에서 생중계됐다.

동방신기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