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터리]루키대상 로큰롤라디오, 이 노래는요..

[김관명칼럼]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3.12.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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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로큰롤라디오 인터뷰


'영화는 코멘터리가 있는데 왜 음악에는 없을까. 그냥 직감으로 듣는 거라서? 그래도 아티스트가 직접 설명해주면 어디 덧날까?'

스타뉴스는 이런 아쉬움을 가진 음악팬들을 위해 [♬코멘터리]라는 칼럼을 마련했습니다. 아티스트가 직접 자신의 앨범 중에서 필청 트랙을 골라, 창작배경이라든가 사운드 조합 혹은 녹음 뒷이야기, 청취 포인트 등을 되도록 알기쉽게 설명해주는 코너입니다. 첫번째 순서는 올해 EBS 헬로루키 대상을 수상한 실력파 밴드 로큰롤라디오의 1집 'Shut Up And Dance'입니다. 밴드는 지난 10월에 나온 이 앨범(총 14곡)중에서 4곡을 골랐습니다. 자, 시작합니다.


①로큰롤라디오 1집 'Shut Up And Dance'

Red moon(1번트랙 3분26초) = 밴드 초창기에 만든 곡으로 거의 수정없이 실었다. 레드 핫 칠리 페퍼스(미국 록밴드) 느낌이 많이 나는 곡. 사실 외부 '음원심사'를 통과한 첫 노래다. (지난해 방송됐던) KBS '탑밴드2'에는 655팀이 도전해 99개 음원이 심사를 통과했는데, 이 'Red moon'이 트리플라운드까지 갔었다. 코드는 4가지가 반복되는데, 기타와 베이스기타가 만났다 떨어졌다 하는 포인트를 주목하면 좋을 듯하다. 내용은 '달이 뜰 때 복수하겠다'는 것. 간결하면서도 리드미컬하고 깔끔하게 진행하려 했다. 전반부는 아날로그로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디지털 느낌이 나도록도 했다. '붉은 달'이라는 제목은 곡이 완성되자 섬뜩한 느낌이 들었고, 스티븐 킹의 소설 '캐리'에서 주인공이 생리를 해 빨간 피가 흘러내리며 복수를 하는 마지막 장면이 떠올라 붙였다. 곡 중간에 나오는 신시사이저는 따로 컴퓨터 작업해서 넣었다. 김내현(기타)은 리듬 위주로, 김진규(기타)는 딜레이 사운드로 에코 느낌이 나도록 했다. 드럼과 베이스도 리드미컬하게 연주하는데 주력했다.

cf. 로큰롤라디오 밴드구성은 김내현(기타 보컬), 김진규(기타 코러스), 이민우(베이스 코러스), 최민규(드럼 퍼커션). 김내현이 29세 막내이고, 김진규 이민우 최민규가 30세 동갑이다. 김내현과 김진규 기타는 다른 기타들보다 묵직하고 두툼한 느낌이 난다는 깁슨, 최민규 드럼은 일본 타마, 이민우 베이스기타는 모스라이트 제품. 참고로 모스라이트는 커트 코베인이 쓰던 것으로 한국에 한 대밖에 없는 것이라고. 빈티지한 사운드가 좋다고 한다.


One Week(4번트랙 3분33초) = 엄청나게 많은 변화를 겪은 곡이다. 편곡 작업을 가장 많이 했다. 일반 녹음을 마치고나서는 김진규가 먼저 "아쉽다"고 했다. 멜로디 구성은 괜찮은데 편곡이 아쉽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도입부부터 새롭게 만들고 그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편곡이 됐다. 편곡을 여러번 거치면서 멤버 개인만족도 커졌다. 김내현은 "핑크 플로이드가 마룬파이브를 연주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하게 된 이유는.. 음.. 로큰롤라디오 음악 전체가 댄서블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그런데 이 곡에는 슬픔과 기쁨이 한 곳에 공존하는 느낌이 있다. 이별 후 일주일 동안 겪는 방황, 그런 느낌? '원 위크'라는 영화가 있었다. 주인공이 의사 오진으로 인해 시한부 선고를 받고 일주일 여행을 갔다오는 내용이다. 그냥 모티프로 삼았다. 특히 이 곡에는 코러스가 많이 들어가는데, 원래 이 곡은 (김)내현이 혼자서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곡이다. 내현이는 안 지는 10년 됐는데 아직도 속을 모른다(이민우). 쉽게 자신을 표현하지 않는다. 좀 우울한 감정도 있고, 비판의 정서도 있고(최민규). 이미지는 댄디한데 속은 되게 옛날 사람 같다. 이런 것들이 노래할 때 그대로 나오는 것 같다(김진규). "워낙 좋아했던 보컬이 데이빗 보위 등이었다. 약간 누른 듯하면서 뿜어져나오는, 그래서 더 감정에 호소할 수 있는 그런 보컬이 좋다"(김내현) "김내현이 이 노래의 우울함을 혼자서 충분히 표현했다"(김진규)

cf. 이번 음반 트랙리스트에 대한 멤버들의 코멘트. "트랙리스트 짤 때 생각한 것은 정점을 찍고 서서히 풀어지는 식으로 하자는 것이었다. 트랙 순서를 정할 때 (김)진규가 자기한테 기회를 달라고 했다. 그래서 순서가 완성이 됐는데 누가 봐도 생각이 비슷했다. 곡을 몇 곡 넣냐 마냐 얘기가 많았는데 일단은 빼기가 아쉽더라. 다 내 새끼 같으니까. '(나중에 내지 않고) 지금 같이 냈을 때 그 감정이 살아있지 않을까' 싶었다. 앨범 없이 2년간 공연을 할 때 올리는 곡들을 정리해서 낸 앨범이라, 대외적으로는 시작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좀 정리하는 느낌의 앨범이었다. 그래서 (곡들을) 쳐내기 더 힘들었다. 공연에서 최고 인기곡? 물론 'Shut Up And Dance'다. 이 노래 덕분에 경연 여기저기서 우승했다. 이 노래 만들고 '사고쳤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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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ean(8번트랙 4분31초) = 팀 결성하고 맨처음 만든 노래다. 최민규가 당시 블럭(퍼커션의 한 종류)에 빠졌던 때였다. 초반부에 똑딱똑딱, 이렇게 들리는 소리가 바로 블럭이다. 베이스가 없던 상태에서 (이)민우한테 들려줬더니 민우가 베이스 리프를 만들었다. 이 리프를 보면서 확신이 들었다. 우리 밴드에 어떤 베이스를 입힐까 걱정했는데, 로큰롤라디오 베이스 리프의 그 중심을 잡게 된 노래다. 14곡 중에서 기승전결 편곡이 가장 두드러진다. 디스코도 있다. 가장 드라마틱한 곡이다. 템포가 변하면서 가사도 달라지고.. 가사는 주인공이 춤을 추러 나가면서 여자에게 구애하는 내용이다. 사실 멜로디는 가장 늦게 만들었다. 2분50초 때 나오는 게 '사비'(하이라이트)다. (김)내현이 혼자 저음 부분으로 부르면 신이 안나서 (김)진규가 옥타브로 부르니까 신이 났다. 비지스가 연상됐다. 코러스의 경우 진규가 하이와 미들, 민우가 가성, 내현이 저음을 맡는다. 그래서 다른 밴드보다 다채롭게 들리는 것 같다. "(하이톤 내는 것이) 처음에는 힘들었다. (머리고 길고 해서) 여자인지 헷갈려하더라. 실제로 공연장에서는 남자야 여자야?, 이런 소리도 많이 듣는다."(김진규)

Shut Up And Dance(10번트랙 4분45초) = 3호선 버터플라이의 김남윤 형이 이번 앨범을 믹싱해줬는데, 형이 하다보니 따뜻한 사운드가 나오더라. 우리는 빈티지스럽고 강렬한 사운드를 원했는데 중간에서 타협했다. 라이브를 하면서 투박했던 느낌이 깔끔해지고 정리가 됐다. 'Shut Up And Dance'는 클럽에서도 카페에서도 듣기 좋을 노래다. (김)내현이가 만든 리프부터 노래를 시작하는게 좀 남다르다. 곡의 모토는 댄서블하면서도 일렉트로닉한 음악을 해보자는 것. 라이브할 때는 드럼이 좀더 촘촘히 리듬을 쪼개는데 이번에는(앨범에서는) 담백하게 했다. 가볍게 듣기 더 좋다. 기타로 신시사이저 느낌을 주려고 했다. 베이스 역시 일렉트로 느낌이 나게끔. 'Red moon'에서 기타와 베이스가 만났다면, 이 노래에서는 베이스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기타 2대가 복잡하게 리듬을 쪼개서 치는데, 사이사이 베이스가 간결하게 들어와서 잘 정리해줬다. 멤버들끼리 합이 잘 맞았다. 완성하는데 3일밖에 안걸렸다. 우리 노래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노래이고, 효자 같은 노래다. 제목은? 우리 동네에 '닥치고 닭도리'라는 가게가 있다. 여기서 착안했다.

cf. 이들은 내년 3월부터 텍사스 오스틴을 시작으로 한달간 북미투어에 돌입한다. 2011년부터 시작된 서울소닉 북미투어로, 내년에는 글랜체크, 러브엑스스테레오, 로큰롤라디오 3팀이 간다. 2011년에는 비둘기우유, 갤럭시 익스프레스, 이디오테잎, 2012년에는 크라잉넛, 옐로우 몬스터즈, 3호선 버터플라이, 2013년에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로다운30, 노브레인이 참여했다. 로큰롤라디오는 멤버 4명 모두가 YB밴드에서 테크니션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김진규는 18세부터 거의 10년 동안 했다. 다른 멤버는 2년 정도. 이민우와 최민규가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동창이고, 이민우 최민규 김진규는 아현산업정보고 실용음악과 동창이다. 이들 3명이 YB에서 일하다 군대를 가고, 그 빈자리에 김내현이 들어왔다. 로큰롤라디오는 2011년 3월 얘기가 돼서 10월에 결성됐다. "라디오만의 따뜻한 아날로그 느낌이 좋아" 팀이름을 정했다고. 지난해까지는 멤버 각자 일하면서 밴드를 했다. 이제는 음악을 해서 벌고 쓴다. "북미투어를 간다는 게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아직도 YB에서 기타줄을 갈고 있는 것 같은데 북미투어라니.. 아르바이트를 해서 예전 망원동 연습실을 지켜낸 게 너무 다행스럽다. 소속사(힙스퀘어. 2012헬로루키 대상팀 코어매거진도 이 레이블 소속이다) 계약금 받아서 이제는 연습실에 온수기도 달았다(웃음). 이제 목표는 10년 후에도 팀이 안깨지는 것이다." 맞다, 이들은 천상 밴드다.

김관명 기자 minji200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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